[스포츠서울 박경호기자] 일루전 아트는 컴퓨터 그래픽보다 더 사실적인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예술입니다. 트릭아트와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신체를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든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대 미술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윤다인 씨입니다.


윤다인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하루 만에 팔로어가 수천 명 이상 늘어날 만큼 네티즌들은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윤다인 씨를 만나 일루전 아트와 그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붓을 잡았는데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는 건축학과 교수, 어머니는 미술 작가로 활동 중이죠.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자랐어요.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닐까요.


- 다소 생소한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루전 아트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사람 때문이에요. 누군가를 처음 봤을 때 첫인상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판단할 수 없잖아요. 사람의 이면이나 다중적인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신체 일부를 사용해 표현하면 인간의 다중성과 다양성을 하나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죠.


- 일루전 아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착시 효과 자체로도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점점 성장해가면서 재치를 발휘할 수 있는 작업에 흥미를 느꼈어요. 저 자신도 즐겁고 보는 사람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 본인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군요


그렇죠. 작품이라는 건 자기 만족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 작업하면서 재밌었던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요


처음 야외 작업했을 때가 생각나요.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해서 부모님과 함께 나갔는데, 개들이 저를 보고 미친 듯이 짖더라고요.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놀랄만하죠.


- 작업은 보통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에요. 성격이 조금 예민한 편이라 그때 바로 하지 않으면 답답하고 불안하더라고요. 짧게는 한 시간부터 10시간 넘게 작업한 적도 있어요.


- 한 작품을 만드는데 10시간씩이나요? 화장실이 급할 땐 어떡하죠


화장실은 가야죠...


- 얘기를 들어 보면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거울과 사진으로 보이는 부분이 달라서 영상으로 자료를 남기는데, 제가 표현하려고 하는 것과 작품이 일치해야 해서 이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어요.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몇 시간 내내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게다가 거울을 오래 보고 있는 것도 상당히 어지럽고요.


- 혹시, 자신의 외모에 푹 빠져서 그런 건 아닌지


지금 저한테 작업 거는 건가요?


- 아뇨. 미모가 상당히 매력적이신 것 같아서요


연예인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쌍꺼풀이 없고 찢어진 눈매에 동양적인 외모라 비슷한 이미지의 연예인을 닮았다는 얘기는 한 번씩 들어본 것 같아요. 모델 한혜진 씨를 닮았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어요.


- 외모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클럽을 자주 다닐 것 같다", "술을 잘 마시지 않느냐" 등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요. 인상이 세 보일 수는 있지만, 생긴 것만큼 그렇지 않아요. 술도 자주 마시지 않죠. 알고 보면 흥 많고 건전한 여자랍니다.


- 최근 SNS와 방송 등에 자주 노출되는데 부담감은 없나요


SNS나 방송 등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알려져서 제 작품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 행복해요. 하지만 선입견이나 오해를 하는 사람도 생길 것 같아서 조심스러워요.


-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왜 TV에 나오냐'부터 '네가 무슨 연예인이냐'는 식의 시선들 말이죠. 그래서 작품 외적인 부분을 다루려는 방송이나 인터뷰는 잘 안 하는 편이에요. 다른 것보다 제 작품에만 관심을 뒀으면 좋겠어요.


- 최근 화제를 모으면서 협업 제안도 많이 들어왔을 것 같아요


광고업계와 기획사로부터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왔죠. 단순히 돈을 생각했다면 수락했겠지만, 제 작품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어서 잠시 미뤘어요.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해보고 싶습니다.


- 다인 씨의 목표와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잖아요. 일루전 아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저였으면 좋겠어요. 작품을 하면서 소통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일루전 아트를 콘셉트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다 같이 즐거울 수 있는 미술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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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팀 park5544@sportsseoul.com


사진=유튜브, 윤다인 인스타그램(@design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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