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한 밴드와 협업 통한 '쓸모 있는 회화2'와 신작 20여 점 전시


[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밝고 경쾌한 '컬러밴드' 작업으로 잘 알려진 하태임(43) 작가의 21회 개인전 '하태임되기2'가 9일부터 서울 강남구 에이루트 아트플랫폼에서 막을 올린다.


▲하태임, 'Un Passage'. Acrylic on canvas, 80 x 80cm, 2016.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서 모티브를 구했다. 영화에서 통로로 사람이 들어가면 존 말코비치의 두뇌에서 15분간 머물 수 있다는 설정을 관객들이 전시장에 설치된 하태임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과 시야를 체험하기를 바라는 의도로 꾸며졌다.


하태임 작가는 "나의 그림에서 색은 생명이며 동시에 빛이다. 색은 컬러밴드라는 단위요소로 화면에서 유동하며, 존재로서 빛이 나기를 희망한다. 색의 형태는 신체의 자연스런 행위를 담고 유연한 만곡 패턴들로 화면에서 방향성과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하태임, 'Un Passage'. Acrylic on canvas, 90 x 120cm, 2016.


하 작가는 그리기를 그리는 작가다. 일반적으로 무엇인가를 그리는 것인데, 하 작가의 경우 그리는 행위 자체를 그린다. 또한 작가에게 그리기는 지우기까지 포함된다.


작가의 컬러밴드들은 그리는 동시에 지우는 작업이다. 시를 쓰거나 악상이 떠올라 악보를 적을 때, '지운다'는 것은 자체를 무(無)화 하는 행위다.


하지만 하태임의 그림에서는 그 양상이 다르다. 지우는 행위가 남긴 흔적을 작품에 담아 새로운 그리기로 전환시킨다.


▲하태임, 'Un Passage'. Acrylic on canvas, 70 x 70cm, 2016.

한편, 이번 전시에는 프로젝트그룹 서수한 밴드의 '쓸모 있는 회화 2' 협업 작업과 신작도 공개된다.


쓸모 있는 회화 시리즈는 "유용한 사물이 되는 데 실패한 정도만큼 미술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한 소스타인 베블런의 이론과 연관된다.


'쓸모 있는 회화 2'는 화가가 액자를 만들고, 그 액자에 끼워지는 작품이 관람자라면 어떨까 라는 의도에서 출발한 작업으로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작품 안에 들어오게 하는 시도다. 전시는 7월 8일까지.


wangp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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