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삼진 퍼레이드 선보이는 롯데 박진형
롯데 박진형이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LG와 롯데의 경기 6회말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전날 연장 10회 승부 끝에 11대12의 한 점 차 혈전을 벌인 LG와 롯데는 우규민과 린드블럼을 각 각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2016. 4. 13.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직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롯데의 ‘영건’ 박진형(22)이 조쉬 린드블럼으로부터 통큰 선물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흰색 최고급 외제 승용차다.

박진형은 지난 달 22일 승승장구하던 두산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깜짝 승리를 거둔 롯데의 신예 우완투수다. 2013년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달리느라 지난 해 단 2경기에 등판한 것이 경력의 전부인 늦깎이 신인이다. 올 시즌에도 불펜에서만 13차례 등판하다가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면서 임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뜻밖의 대어를 낚아 올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린드블럼은 박진형이 데뷔 이후 첫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첫 승을 하면 선물을 해주겠다”며 받고 싶은 선물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진형은 대담하게 모델명까지 콕 찍어서 최고급 외제 승용차를 요구했고 린드블럼은 호쾌하게 수락했다. 기세등등하게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은 5이닝 동안 단 2안타만 내주며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당찬 신예의 역투에 당황한 니퍼트는 3.2이닝 동안 7실점하며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했다.

박진형
롯데 박진형이 린드블럼에게 선물받은 미니카를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제공 | 롯데

린드블럼은 지난 달 31일 kt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박진형과의 약속을 지켰다. 린드블럼이 가져온 최고급 승용차를 받은 박진형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실물이 아니라 자신이 말했던 것과 똑같은 모델의 미니카였던 것이다. 박진형은 “2만원 짜리지만 직접 가서 똑같은 모델로 골라왔다고 하더라”며 자신의 첫 승을 축하해주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만든 린드블럼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진형은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달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5.1이닝 동안 4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변화구가 높게 제구됐는데 특히 슬라이더 실투가 많았다. 3회 1사 만루서 아웃카운트를 하나 더 잡고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끌고갔는데 실투를 해서 적시타를 맞아서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팀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임시로 선발 보직을 맡은 박진형이 무난하게 버텨줬다는 평가를 내렸고 당분간 그를 선발로 활용하며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다.

박진형의 최대 강점은 튼튼한 심장이다. 그는 “위기라고 해서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 막으면 좋고 막지 못하면 기분 나쁜 것 아닌가. 적어도 마운드에서 위축되지는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칠테면 쳐봐라는 마음으로 공을 던졌는데 선발을 맡으면서부터는 무조건 5이닝은 버텨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진형은 “4년차인데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 어떻게든 버텨서 30경기 이상 출장하고 팀승리에 많이 공헌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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