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와 조인성
한화 이글스 선발 로저스가 29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2 완투승을 거둔뒤 조인성 포수를 끌어안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에이스의 절대 임무는 연승은 잇고 연패는 끊어주는 것이다. 등판 때마다 팀에 기운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1)가 에이스다운 투구로 팀의 시즌 첫 4연승을 이끌었다.

로저스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 해 9이닝 7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완투승으로수확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뒤늦게 1군에 합류해 4경기를 소화했지만 홈구장에서는 첫 등판이었다. 한화가 지난 26일 고척 넥세전부터 28일 대전 롯데전까지 3연승을 달려 시즌 첫 4연승 달성 여부가 로저스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불펜 필승조인 송창식과 권혁이 등판할 수 없는 경기였기 때문에 팀원 모두가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기를 바랐다. 그 역시 “불펜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 쉬게 해주고 싶다”며 완투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경기 전부터 비장한 표정이 엿보였다. 평소에는 선발등판 당일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경쾌한 댄스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루틴을 갖고 있는 로저스는 이날 더그아웃 한켠에 우두커니 앉아 롯데 타자들의 타격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전날에도 상대 타자들의 훈련을 지켜본 로저스는 “무료해서 그냥 나와봤다”고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로저스는 “상대 타자들의 타격훈련을 보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했다. 팀이 연승을 타고 있었기 때문에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최대한 길게 던지겠다고 마음먹었다. 8회, 9회까지 던질 수 있도록 신중하게 투구했다”고 설명했다.

[SS포토] 한화 김성근 감독, 9-2 완투승 로저스를 끌어안더니...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29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2 완투승으로 헌신한 로저스를 끌어안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1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이후 로저스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그는 “롯데 타자들이 빠른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나올 것으로 봤다. 손아섭에게 홈런을 맞을 때에도 포수 사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가 맞은 것이다. 포수 조인성이 롯데 타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믿고 따랐다. 땅볼을 많이 유도하기 위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많이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9회까지 127개를 던졌는데 직구는 불과 32개에 그쳤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최고 142㎞까지 측정된 슬라이더를 카운트피치와 결정구로 두루 활용했고, 좌타자가 들어서면 체인지업으로 레퍼토리를 바꿨다. 공격적인 롯데 타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도 적절히 섞었다.

장기인 직구는 롯데 중심타선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4회초 선두타자 짐 아두치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탠딩 삼진을 잡아낸 로저스는 최준석과 강민호에게 슬라이더를 곁들인 직구 승부로 3연속타자 삼진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최고 151㎞까지 측정된 직구에 롯데 중심타자들의 스윙이 따라가지 못했다. 상대 타자들이 슬라이더-체인지업 배합에 노림수를 두려는 순간 강력한 직구로 윽박질러 어쩔 수 없이 직구에 타이밍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로저스는 “상대가 어떻게 타격하느냐보다 내가 어떤 공을 던지느냐가 더 중요하다. 팀이 4연승을 질주하면서 시즌 초반에 당했던 패배를 되갚아주기 시작한 것 같다. 매 경기 완투한다는 기분으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저스가 완투쇼를 펼치자 한화 타선은 홈런 두 방을 포함해 10안타 9득점으로 폭발했다. 김태균은 0-1로 뒤진 1회말 자신의 34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역전 결승 2점 홈런으로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지난 해 8월 8일부터 12일까지 롯데와 kt를 상대로 4연승을 달린 이후 291일 만에 4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와 김태균이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였다. 팀의 기둥들이 잘 해준 덕분에 쉽게 이겼다”며 모처럼 만족감을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