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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진짜 정글은 낙원이고 대한민국이 정글이죠.”
올해로 데뷔 22년을 맞은 ‘아재’ 엔터테이너 이훈(43)은 최근 KBS2 ‘우리동네 예체능’과 SBS ‘정글의 법칙 in 통가’, JTBC ‘색깔있는 탐색 트렌드#’ 등에서 듬직한 모습에 재치넘치는 입담을 가진 ‘예능맨’으로 활약중이다. 1994년 MBC 시사코미디 ‘TV청년내각’으로 데뷔하자 마자 ‘일요일 일요밤에’의 이휘재 후임 MC, ‘MBC대학가요제’ MC를 꿰찼고 그해 MBC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배우로 첫걸음을 뗀 만능엔터테이너였다. 드라마 ‘서울탱고’, ‘꿈의 궁전’, ‘왕초’, ‘사랑과 야망’, ‘행복합니다’, ‘내 남자의 여자’, ‘불굴의 며느리’, ‘메이퀸’, ‘일말의 순정’ 등에서 정의롭고 남자다운 캐릭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006년 김수현 작가의 ‘사랑과 야망’으로 배우로서 정점을 찍었지만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매달렸던 사업 실패로 ‘지옥’같은 고통의 터널을 지나왔다. ‘일말의 순정’ 이후 3년 만에 SBS 아침일일극 ‘사랑이 오네요’(가제)로 배우로 복귀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롤러코스터같은 세상사를 겪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이훈을 지난 9일 서울 원효로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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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배우로 집중할 때. ‘인생작’ 남기고파
이훈은 ‘내 사위의 여자’ 후속으로 방송하는 ‘사랑이 오네요’로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사랑이 오네요’에선 입체적인 인물로 기존의 모습이 아닌 악역 카리스마를 발산하게 된다. 과거 사랑에 상처입고 미혼모가 된 한 여자가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다시 찾아온 사랑을 쟁취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그리는 ‘사랑이 오네요’에서 그는 호방한 성격으로 친절하고 매너가 넘쳐 여성들의 호감을 사는 금방석 역을 맡았다. 금방석은 언제나 자신의 편에 서는 아내의 적극적인 조력 속에 장인 회사인 제과회사 본부장이지만 모든 권력을 쥐고 싶어하는 야망과 승부욕이 강한 인물이다. 중학교 1학년때 첫눈에 반한 첫사랑과 결혼해 두아들을 둔 그는 극중 여러 여자들과 얽히며 ‘여복’이 넘치기도 한다.
그는 “나는 배우와 방송활동을 병행해야 시청자들이 더 좋아해주는 것 같아 앞으로 연기에 비중을 두고 싶다”며 “내가 강호동 유재석 이휘재 김구라 형들같은 전문MC의 자질은 없는 것 같지만 연기를 하면서 편안하게 진행하는 건 가능하다. 그동안 방송에서 사업 망한 이야기, 사건사고 이야기 등 시청자가 궁금해하는지도 모를 내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다. 몇년간의 연기 공백기가 있었는데 일일드라마부터 연기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사랑이 오네요’의 금방석이 나쁜 남자라고 생각 안한다. 우리 드라마 시놉시스에 ‘욕망은 있지만 악인은 없다’고 쓴 것처럼 고아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서 그렇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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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오네요’의 연출자 배태섭 PD와는 2007년 소유진과 함께 주연한 SBS 드라마 ‘아들찾아 삼만리’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감독님이 너무 감사하게도 지난해 연말 내가 연극 ‘여보 나도 할 말있어’ 공연을 할때 작가님과 직접 공연에 찾아오셔서 ‘정직하고 남자답고 우직한 역할을 해온 이훈을 깨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다. 어떤 감독님이 배우에게 이런 애정을 가져주시겠나. 나한테도 배우로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는데 회사에선 치밀한 간부이고 집에선 따뜻한 가장이지만 밖에 나가면 내연녀가 있는 복합적인 인물에 끌렸다”고 출연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여러 면을 보여줘야 하는 인물인 데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대본을 읽으면 내 모습이 있다. 요즘은 나도 모르게 다혈질에 갑질하는 금방석화돼 있어 밖에 잘 안다니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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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은 낙원, 대한민국이 정글. 창업아카데미 열고 싶다
운동마니아로 유명한 이훈이지만 올들어 ‘우리동네 예체능’ 유도편에서 무릎연골 부상을 입었고 ‘정글의 법칙’ 촬영차 통가로 떠났다가 고립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유도편이어서 출연했다. 예전부터 워낙 유도를 배우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기회가 없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유도를 배울 절호의 기회에다 다른 팀과 대결까지 하니 너무 스릴있었다. 다른 종목이었으면 출연안했을 것”이라며 “사업에 망하기 전에 제일 좋아한 게 등산이었다. 설악산에 들어가 2박3일이나 3박4일간 풀 뜯어먹고 바위에서 자는 걸 좋아해 ‘정글의 법칙’도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였다. ‘우리동네 예체능’때 무릎 부상을 입어 ‘정글의 법칙’ 촬영때 진통제를 먹고 무릎보호 주사를 맞고 다녀왔다가 귀국하자 마자 무릎 연골 수술을 해 지금은 빨리 걷기가 가능하고 6월부터는 러닝도 가능할 것”이라고 열정을 보였다.
내년에 용인대 유도학과 학사에 편입할 계획으로 국내 최초의 연예인유도단 ‘아자(AZA)’를 창단해 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프로복서 자격증이 있고 UFC를 2년간 수련했는데 격투기를 하다보면 헤드기어를 써도 얼굴을 다칠 수 있다. 유도는 무리하지만 않으면 다치지 않고 뜨거운 내 심장을 낮춰주는 것 같아 내 운동을 찾은 것 같다. 유도인이 돼서 신사처럼 멋지게 운동하려 한다.”
지난주 ‘정글의 법칙’에서 사이클론 때문에 72시간 고립된 게 전파를 탔다. 사업을 하며 밑바닥까지 추락한 아픔이 있어선지 그는 “모든 걸 잊고 생존에만 매달릴 수 있는 정글은 낙원이어서 고립돼도 좋았다. 내게는 대한민국이 정글”이라며 “가족만 없으면 정글에서 살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스포츠센터 사업을 하며 8년간 월세 100억원, 인건비로 90여억원이 들었고 여전히 거액의 빚이 남아있다. 그는 “직원들의 퇴직금을 가장 걱정했다. 현재 직원들 퇴직금 30~40%가 남아있지만 곧 해결할 것 같아 마음이 좀 편해졌다. 빚은 60% 정도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에 망하기 전 5000명의 지인이 있었다. 연예인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몰라 내 성공은 연예계 활동이 아니라 대인관계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는데 돈을 잃으면서 사람까지 잃은 게 아직 치유가 안됐다. 돈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더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2012년 12월 사업을 접은 뒤 다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면서 소속사 없이 예전에 알던 PD들에게 직접 전화돌리며 캐스팅에 나섰을 때 사업실패와 아내의 부채 문제로 ‘동병상련’이던 방송인 신동엽, 김구라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 그는 “동엽이 형이 내 빚 액수를 듣더니 ‘나는 네 금액의 3배’라며 방송에 목숨걸고 하라고 하더라. 김구라 형도 형수님 문제가 터졌을 때 내게 법적인 부분을 물어보고 나도 구라형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고 말했다. 집 보증금, 생활비, 두 아들의 학비 등 주변 지인들의 금전적인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훈은 “배우도 사업도 자신의 분야에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정도의 차가 크더라. 작품은 이번 작품이 끝나도 다음이 있지만 사업은 이번 사업이 안되면 다음이 없다”며 “기회가 되면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아카데미 특강 ‘이훈처럼 하면 망한다’를 하고 싶다. 10년 사업하며 돈과 사람을 잃어 다시는 사업은 안하겠지만 내가 경험한 걸 그냥 썩히긴 아깝다. 창업준비부터 회계, 직원관리, 문닫고 나서는 직원들 퇴직금 정리, 노동법 등을 다 전수해줄 수 있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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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같은 배우, 김병만 삶의 자세 닮고 싶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재개해 이훈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을 남기고 하루빨리 빚을 갚는 게 이훈의 소망이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이 배우는 배고플 때 연기를 제일 잘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도 이훈 하면 다들 알만한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 빨리 빚을 갚고 연기와 방송활동에 더욱 매진해서 그 돈으로 먹고 살고 저축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비슷한 나이 또래인 김명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전했다. 그는 “예전에 내가 주인공인 드라마에 명민이 형이 단역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형은 짧은 대사 한마디 뿐이었는데 카메라를 세팅하기 전부터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열심히 연습하더라. 동강에서 래프팅 타는 장면 1분을 위해 1~2시간씩 래프팅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걸 10번쯤 찍었다. 그때 다들 지쳤는데도 끝까지 퍼지지 않고 하는 사람도 명민이 형이었다. ‘이 형은 정말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이순재 박근형 선생님이나 최민식 송강호 형을 어떻게 얘기하겠나. 내 또래 중 이병헌 김명민 형 등 너무 훌륭한 연기자들이 많은데 명민이 형처럼 성실하고 연기를 잘해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글의 법칙’의 병만족장인 김병만의 삶의 자세도 닮고 싶어했다. “사이클론 때문에 고립됐을 때 다른 멤버들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다며 당황했는데 병만이는 그 와중에도 노트북을 꺼내 중국어 공부를 하더라. ‘정글의 법칙’ 중국판을 위해 중국에 가야 한다면서. 병만이와 얘기할 기회가 정말 많았는데 엄청난 고생끝에 지금까지 왔더라. 방송활동이 없을 때도 영어와 승마 등을 배우고 스카이다이빙 교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미국에도 간다더라. 쉬지 않고 자기계발에 노력하는 병만이의 자세는 동생이지만 정말 닮고 싶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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