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이제훈이 달라졌다. 한층 더 독해졌고, 웃기기까지 한다. ‘건축학개론’의 순박했던 승민이가 명탐정이 되어 돌아왔다.

이제훈의 군제대 후 첫 스크린 복귀작인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마을’(이하 홍길동)이 개봉 첫주말 8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같은 수치가 값진 것은 개봉 12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한 ‘캡틴아메리카:시빌워’와 경쟁한 유일한 한국영화였기 때문.

이제훈은 “사람들이 캡틴아메리카에 열광하는 점을 분명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영화도 분명히 차별되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에 자신한다. 뚝심있게, 자신있게,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순수한 청년에서 꾀돌이 악당으로 돌아온 배우 이제훈을 만났다.

#예능-신세계, 그래도 잘 해내 뿌듯하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고 있다. 의외의 매력으로 이제훈은 요즘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가 됐다. KBS2 ‘해피투게더’ 부터 SBS ‘런닝맨’ 그리고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즘 잘 나가는 예능프로그램에는 다 출연했다. 갑자기 그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 예능활약이 크다. 뭔가 새롭게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아직은 시청자 입장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게 더 신기할 뿐이에요. 저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배우에 더 가깝다고 말하고 싶어요. 뭔가 더 보여주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은거요. 이것이 제 전부인 것 같아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할 생각이죠!

-‘런닝맨’의 이제훈. 활약이 대단했다

엄청나게 막 뛰어다녔죠. 300회 그리고 6년이라는 시간동안 전 스태프와 출연진이 함께 했잖아요. 대본없는 촬영현장이 그들에게는 일상인 것 같더라고요.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죠. 정말 놀랐던 것은 유재석 선배님이요. 몸싸움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유재석 선배님의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을 보면서 “와! 진짜 대중들이 이사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했죠. 현장에서 느끼는 생동감이 남달랐어요.

-내친김에 냉장고까지 털었다. 이제훈의 냉장고일까?

어머니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서요. 저에겐 냉장고의 지분은 없지만, 들고 나갔어요. 재미있게 즐겼어요. “우리집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세팅이야!”라고 소리질렀죠. 그동안 작품의 배우로만 출연했지, 사생활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없었잖아요.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맛있게 즐겼어요.

탐정

#사랑-불안했던 시간, 사랑보다 일이 먼저

스캔들 한 번 없었다. 소속사 입장에선 이처럼 편한 배우도 없겠다. 작품 할 때와 안 할 때가 별 차이가 없다. ‘집→촬영장’을 무한 반복한다. 외출도 거의 없는 편이다. 한껏 사랑도 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임엔 분명하다. 그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 데뷔 이후 한 차례 스캔들도 없었다

철저하게 여자를 좋아하는데…(웃음) 일이 너무나 중요했던 것 같아요. 배우를 시작했을 때 그냥 막연했어요.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고, “과연 내가 배우의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불안했던 시기였죠. 뒤늦게 주목을 받았을 때 시간이 너무 소중하더라고요.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저에게 연애는 눈 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 이제훈의 이상형이 있다면. ‘난 이런 여자랑 사귀고 싶다’라는 바람?

친구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편하게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허물없이 할 수 있는 사이요. 배우든 어떤 직업을 갖고있는 사람이든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 같아요. 외모적인 부분도, 예를 들어 쌍꺼풀이 있고 없고가 상관이 없어요. 저도 굉장히 미래의 여자친구가 궁금해요. 아마 마지막 연애가 2010년 이었으니까… 꽤 오래됐죠? 그런데 인연을 지속하고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것 같아요.

- 평소에 이제훈은 홀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몰아서 영화를 왕창 보거나,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아요. 후회없이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요. 또 군복무 중 생긴 생각도 있어요.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이 있어야 존재하는 직업이잖아요.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이 일을 할 수 없겠다”라는 고마운 마음도 가지게 됐죠. 이 시기였을 거에요. 기부나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훈

#홍길동-이제훈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보다

“이 영화하길 잘 했다.” 영화를 처음 보고 난 뒤의 이제훈의 생각이었다. 군 제대 후 첫 영화, ‘한류스타’ 송중기를 이미 ‘영화계 스타’ 놓은 조성희 감독의 신작. 요즘같은 떼주연 시대,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게 이끄는 단독주연작. 이제훈은 ‘홍길동’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단 한개도 없었다고 했다.

- 이제훈에게 홍길동이란? 뭔가 특별한게 있을 것 같다

후반작업이 길었어요. 배경CG 등 완성본을 보고나니 “정말 나 이 영화 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다들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보고싶으시죠?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들 때문에 기대감은 당연해요. 하지만, 저한테도 뭔가 내세울 것은 있어요. 새롭고 독창적인 한국영화라는 점이요.

- ‘늑대소년’을 히트시킨 조성희 감독의 차기작이다. 송중기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부담이요? 당연하지 않을까요. ‘늑대소년’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송중기라는 배우가 있어서 그 영화가 엄청난 사랑을 받았잖아요. 저도 역시 감독님과의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를 원해요. 그보다 앞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조성희 감독님의 ‘남매의 집’과 ‘짐승의 끝’이라는 독립영화 때문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세계관을 갖고있는 감독이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작용했죠. ‘홍길동’ 역시 함께 작업하면서 상상의 나래에 빠져들었어요. 그걸로 충분해요.

- 배우 이제훈이 꼽는 ‘홍길동’의 백미가 있다면

영화를 첫음 시작할 때 악당 세명을 제압해요.(웃음) 약간 만화적인 느낌도 들어가요. 오프닝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였죠. 홍길동이라는 아이가 ‘무시무시하고 잔인하다’라는 느낌을 한번에 줘요. 아마 이런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 영화 ‘건축학개론’(2012), tvN ‘시그널’과 영화 ‘홍길동’(2016) 이후의 이제훈이 궁금하다

아직 제 본 모습을 다 못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아쉽기도 하고 천천히 ‘짠~’하고 궁금증을 풀어드리고도 싶고요. 다음작품은 로멘틱 코미디나 멜로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언젠가 세계적인 영화제 레드카펫에 서고싶다는 바람도 있어요. 좋은 작품들고 칸 영화제 가보고 싶어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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