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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SE가 5월 10일 국내에 출시되지만 예전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보급형 아이폰으로 여겼지만 가격표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제공 | 애플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애플의 아이폰SE의 국내 출시가격이 발표된 후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증했다. 애플 스스로도 ‘보급형’ 제품이라고 얘기했지만 실제 구매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3월 22일 새벽 2시에 아이폰SE를 발표했다. 크기와 디자인은 아이폰5·5S와 꼭 닮았지만 스펙은 아이폰 6S와 거의 흡사해 사실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 봐도 무방했다.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SE의 가격은 399달러 부터다. 확실히 이전 아이폰들보다 체감 가격이 저렴하다. 1200만 화소 아이사이트(iSight) 카메라, 라이브 포토, VoLTE, 64비트 A9 프로세서, 4K 동영상 촬영 기능 등 모든 기능이 현재 애플의 최고급 스마트폰인 아이폰6S와 같다. 그런데 왜 소비자들이 아이폰SE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을까?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SE 최저가격인 399달러는 16GB 용량 기준이다. 그 보다 용량이 큰 64GB 모델은 499달러다. 실상 16GB 용량의 경우 구동 프로그램인 iOS와 선 탑재된 앱들의 용량을 제외하면 남는 용량이 13GB가 조금 넘는다. 여기에 4K 동영상을 촬영할 경우 약 375MB, 거의 400MB에 가까운 용량을 차지한다. 풀HD급 1080p 해상도에 60프레임으로 촬영한다면 1분에 200MB의 용량을 사용하게 된다. 1200만 화소 카메라도 사진 한 장 당 5MB 내외의 용량을 차지하게 돼 일상 생활 속에서 간단한 사진 촬영과 동영상 촬영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용량은 크게 부족하게 된다. 여기에 나날이 용량이 커지는 앱들도 부담스럽다. 고사양 게임의 경우 앱 한 개에 1~2GB를 차지할 정도다. 아이폰SE 16GB의 성능은 슈퍼카지만 연료통이 작아 제대로 달릴 수 없는 차량인 셈이다.

결국 대부분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바로 윗 단계인 아이폰SE 64GB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제품의 북미 가격은 499달러. 하지만 국내 출시 가격은 73만원이다. 갤럭시 S7과 G5의 출고가가 83만6000원임을 감안하면 최고급 스마트폰과 10만원 밖에 차이가 안 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들급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40~5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결코 저렴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출시시기다. 5월 10일에 출시된다. 그런데 애플은 매년 9월에 새 아이폰을 출시해왔다. 국내의 경우 각종 인증을 마친 후 10월쯤 출시됐는데 5개월 만에 아이폰SE는 구형폰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아이폰SE는 4인치 고사양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만 환영받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기에 저렴한 아이폰을 기대했던 국내 소비자들의 아쉬움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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