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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고척돔을 찾은 윤 모씨가 경기중에 떨어진 불명의 나사를 보여주고 있다.

[고척돔=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고척돔 외야 좌석 주변에 대형 나사의 일부분이 떨어졌다. 안전에 대한 점검이 요구된다.

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야구팬 윤 모씨(43)는 지난 23일 토요일, 자녀 두 명과 함께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주말을 맞아 야구장 나들이를 계획했는데, 전국적으로 황사와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 발걸음을 고척돔으로 옮겼다. 윤씨는 외야석 전광판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가족과 함께 야구를 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툭!’ 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윤씨 가족은 외야석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고 바로 뒤에 전광판이 위치해 있었다. 윤씨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쇠로 된 대형 나사가 떨어져 있었다. 길이 10cm가량의 나사몸통이 떨어져 있었다. 나사 머리와 끝부분은 절단된 상태였다. 그곳은 윤씨 가족이 앉아 있던 좌석과 불과 1m 남짓한 거리였다.

윤 씨는 “쇠로 된 커다란 나사가 떨어져 있어 깜짝 놀랐다. 처음엔 바닥에 굴러다니는 나사를 주워 누군가 장난으로 던졌나 싶어 주변을 살펴봤다. 그런데 외야 뒷자석이라 사람이 다니지 않았다. 돔구장이니까 바람이 불어 어디서 날아오지도 않았을텐데”라며 “천장이나 전광판의 구조물이 나사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 중에 하나가 떨어진거 같았다. 다행히 사람이 없는 곳에 떨어졌지만, 만약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면 다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사고 우려가 있으면 어떻게 가족을 데리고 야구장에 올 수 있겠나.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엔 늘 작은 예고가 있다. 시설관리를 꼼꼼해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머리 부분이 잘린 나사는 윤 씨의 의심처럼 돔구장 천장이나 전광판의 구조물 사이에서 낙하했을 수 있다. 공사 후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남겨져 있던 부속품이 알 수 없는 충격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또한 누군가 장난으로 부서진 나사를 던졌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척돔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공시설물이다. 이날 고척돔에서는 LG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고 빈 자리가 없었다. 올 시즌 8경기만에 첫 매진 사례였다. 고척돔은 넥센 히어로즈가 일일대관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넥센이 일일 세입자라면 집주인은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다. ‘만에 하나’라는 교훈처럼 서울시 측은 고척돔에 대한 안전점검에 만전을 기할 의무가 있다. 나사 낙하의 원인은 불명이지만, 사고는 작은 징조를 무시하면서 발생한다.

고척돔은 동대문 야구장이 철거되며 대체 구장으로 신축됐다. 2009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말 완공됐다. 처음엔 아마추어 야구장으로 첫 삽을 떴지만, 7년간 8번의 설계변경을 거쳐 돔 형태의 프로야구 구장으로 개장했다. 당초 건축 예산은 400억원 정도였지만, 수 차례의 설계 변경과 공사 기간 연장으로 3000억원에 가까운 공사비가 들어갔다.

한편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25일 “서울시설공단은 고척돔 시설관리에 있어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고척돔은 많은 시민이 찾는 공공시설이므로 앞으로도 안전과 관련된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대비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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