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SS포토]
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이 본지 위원석 체육1부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위원석 체육1부장]지난 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는 ‘통합 대한체육회’ 출범식및 비전 선포식이 열렸다. 엘리트체육을 담당했던 기존의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책임졌던 국민생활체육회가 드디어 오랜 진통과 난항끝에 통합을 완료하고 새로운 출발을 대내외에 알리는 자리였다. 누구보다도 이 장면을 보면서 깊은 감회에 사로잡혔던 이가 있다. 바로 조영호(68)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었다.

그는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총장 자격으로 양 단체 통합을 주도한 통합준비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해 그동안의 난산 과정을 몸과 마음으로 직접 겪었다. 그리고 통합체육회의 초대 사무총장에 선임돼 물리적 통합을 넘어서는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으니 그 책임감이야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공원내에 있는 대한체육회의 사무총장 사무실로 그를 찾아갔던 것도 ‘한국 체육의 새로운 100년의 문’을 열겠다는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국체회를 대표해 통합 작업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는 ‘소수파 총장’일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기존 체육회와 국체회가 그 역사성이나 단체의 예산,직원수 등에서 대등한 관계로 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엘리트체육을 대표하는 기존 체육회가 통합 과정에서 보였던 극심한 반발은 그런 점에서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번 통합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체육계를 지배했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꿔보자는 것에 의미가 있었고, 그런 점이 양 단체의 현재 위상을 뛰어넘는 일대일 통합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소수파 총장’으로 체육 개혁의 최선봉에 서게 된 조영호 사무총장의 어깨는 그래서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배구 국제심판으로 4회 연속 올림픽(1984 로스앤젤레스,1988 서울,1992 바르셀로나,1996 애틀랜타 대회)에 참가했고,대한배구협회 부회장을 오랜 기간 지냈으며 한양대 체대 교수로 한국스포츠산업 경영학회장도 역임한 그는 필드와 체육행정 그리고 강단을 두루 경험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이런 경험이 양 단체 통합 이후의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체육계는 주목하고 있다.

조 총장은 일단 “낮은 자세와 감사하는 마음”을 수차례 반복했다. 현재 처한 예민한 상황을 고려한듯 몇몇 질문에는 두리뭉실한 대답으로 핵심을 피해가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스포츠가 종래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명감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우여곡절 속에 통합 체육회가 정식으로 발족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같다.

기존의 양 단체가 오래 떨어져 있었고 그동안 해왔던 일이 달랐기에 하나가 되는 점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스포츠선진국으로 가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었고 통합이 잘 마무리됐다. 이제는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서로 힘을 합치고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통합 과정에서 정부(문체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엘리트 체육단체들이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강력한 드라이브라는 표현보다 (정부의)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본다. 과거 정부에서도 양 단체 통합을 시도했다가 안됐던 사례도 있지 않았는가. 현 정부는 체육단체 통합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법적,행정적으로 잘 뒷받침했기 때문에 체육단체 통합을 이루어 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체육회는 (국민들에게)올림픽 메달을 따는 곳으로 인식됐던 측면도 있었다. 통합과정에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이끄는 양단체간 다소의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대통합을 이룬 지금에는 과거는 잊고 양보와 화합의 정신으로 체육 선진화를 위해 미래를 보고 전진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조직은 통합됐지만 양 단체 구성원들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져야 진정한 통합의 완성이라는 지적도 많다. 당장 직급 조정 등으로 기존 체육회 노조에서 크게 반발하기도 했는데.

지금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도 빠른 시일안에 조직통합을 넘어 기능통합까지 이룰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하는 일이다. 직원들의 유기적 협력도 기능통합의 중요 부분이다. 통합 후 직원들의 직급 조정에 대한 문제점을 노조로부터 받았으며 현재 노사대표로 TF를 구성하여 이 문제를 풀어갈 방안을 찾고 있다. 노조의 설립 목적은 직원들의 복지 문제다. 특히 억울하거나 불합리한 사항을 해소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접근하고 있다. 서로 100% 만족할 수 없지만 80% 이상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직속 상사가 두 분이다. 단독회장 체제보다 김정행,강영중 공동 회장을 모시기가 더 힘들 것같다. 두 회장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졌나.

(웃으면서)회장님이 두 분이어서 행복하다. 두분 다 잘 모시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님은 국제부분과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분야를, 강 회장님은 국내체육 분야를 각각 관장하고 있다. 다만 조직 인사와 직제,예산 등의 업무는 두 분이 상호협의해서 처리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때는 두 분 역할이 어떻게 되나.

두 분의 역할분담 원칙에 따라 리우 올림픽에는 김정행 회장 단일체제로 갈 것같다.

-엘리트 체육쪽에 오랜 기간있었고 국체회 사무총장도 지내면서 양쪽을 두루 거친 경험이 통합체육회 초대총장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엘리트나 생활체육이나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을 섬기는 자세로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금도 본부장에게 대폭 권한을 이양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내가 엘리트체육에 몸담았던 시기는 메달 지상주의가 절정에 달했던 때였다. 학교체육, 생활체육과 연계되지 않은 엘리트체육의 폐해를 현장에서 지켜본 것은 (통합체육회 초대총장으로)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양대 교수로 정년을 마친뒤 생활체육의 여러 현장과 행정체계를 경험한 것도 앞으로 통합체육회 기반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통합 체육회가 이전의 체육회와 본질적으로 달라졌다고 느껴질 수 있는 정책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엇을 내세울 수 있는가.

유아에서 청소년 성인 어르신을 모두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체육활동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연령대의 국민들이 체육을 즐길 수 있는 시설까지 책임지는 비전을 보여주고 싶다. 이를 위해 접근성이 뛰어난 각급 학교 운동장 개방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통합체육회는 지난 출범식에서 ‘스포츠로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구현을 위해 평생 즐기는 스포츠,선순환하는 스포츠,국격을 높이는 스포츠,국민에게 사랑받는 스포츠 등을 전략과제로 제시했다.

-생애주기별 체육활동 지원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달라.

우선 유아기 운동습관 형성으로 평생체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어르신 생활체육 활성화 여건을 갖춰나가면서 사업 수혜자 확대및 서비스 질 향상을 통한 생애주기별 체육활동의 근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유아체육지도 시설확대(2015년 229개소→2016년 405개소) 유아교사 대상교육확대(2015년 2290명→2016년 4050명) 사업을 통한 수혜자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유소년 스포츠지도사 전문인력을 확대해 활용할 계획이다. 또 어르신 생활체육 종목보급 확대(2015년 13종목→2016년 17종목)를 통해 어르신들이 누릴 수 있는 생활체육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전국의 야외근린공원에 야외체력관리교실을 운영(2015년 100개소→2016년 120개소)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이번 통합을 통해서 ‘공부하는 운동선수’,‘운동을 즐기는 학생’의 모델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해졌지만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까하는 회의론도 있다.

이런 모델은 일단 시작을 하면 십년 이상의 장기적인 시간이 걸릴 것이다.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사안이다. 스포츠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앞으로 국내 학생선수들은 학교에서는 공부하고 운동은 지역자치단체의 거점지역에 설치되는 스포츠클럽에서 하는 것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시도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지역 스포츠클럽를 통해 우수선수를 발굴해 국가대표로 육성하고 또 대표 출신 우수 지도자는 은퇴한 뒤 다시 스포츠클럽의 지도자로 환원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독일식의 종합형 스포츠클럽에 모델이 될 수 있다. 통합체육회의 주요 사업 추진계획을 보면 K-스포츠클럽 육성이 눈에 띄는데.

종합형 스포츠클럽의 한국형 이름을 K-스포츠클럽으로 명명한 것으로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K-스포츠클럽은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세대·다계층 회원에게 다종목 프로그램과 전문 지도자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 스포츠클럽이다. 전국 시군구 단위에 설립돼 국민의 생애주기별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고 우수선수 발굴 및 선수 출신 지도자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선진형 체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 해까지는 종합형스포츠클럽이라는 이름으로 30개소가 운영돼 왔는데 올해부터는 명칭을 K-스포츠클럽으로 바꿨으며 향후 2020년까지 229개소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클럽은 공부하지 않는 운동선수,미흡한 체육 영재 지원 시스템,갈 곳 없는 은퇴선수 등 국내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체육~생활체육~엘리트체육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한다.

-하지만 이런 패러다임 변화속에 기존 엘리트 스포츠 경기력의 질적 저하, 국제대회 성과의 추락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보자.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는 금 13개,은 8개,동메달 7개를 획득해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서 세계 10위권을 유지하는 ‘10-10’이 목표다. 하지만 당장 다음 올림픽 때부터 이런 목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문제, 생활패턴의 변화 등 여러 문제들이 엮어져 있다. 국내 우수선수 발굴및 육성 실태를 보면 올림픽에서 10위권의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될 때가 곧 오게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미 있어 왔다. 메이저 국제대회에서의 경기력 저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인정해야 한다.

-통합체육회 비전선포식의 내용을 보면 체육회 100주년이 되는 2020년에는 각종 지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내용(예를 들어 동호인수를 54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시군구별 유소년 지도자가 65명에서 500명으로)이 다수 포함돼 있다. 4년안에 실제로 이런 변화들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일단 이런 정책 목표를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봐달라. 열심히 노력한다면 (수치상으로도)80% 이상은 달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사항은 우리 국민 누구나 가정과 직장에서 저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 인프라를 공공장소에 확대해 설치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동호인수 증가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인데 스포츠선진국인 독일은 인구의 약 34.3%인 2750만명, 일본은 15.8%인 2000만명이 동호인으로 등록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인구의 10%인 540만명에 그치고 있다. 동호인수 증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당장은 힘들어도 동호인수 1000만명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020년 대한체육회 100주년을 준비하는 상징적인 사업을 몇개 소개해 준다면.

우선 ‘대한체육회 100년사’ 발간을 들 수 있다. 또 한국체육박물관 운영사업, 유명 체육인 구술채록 및 영상녹화 사업, 한국스포츠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100주년 기념 조형물 제작 등이 있다. 구체적인 기념사업은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쳐 ‘100주년 기념사업 TF팀‘를 구성해 추진하겠다.

-올림픽이 끝나면 당장 10월안에 통합 체육회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기존의 대의원총회를 통한 선거 방식에서 선거인단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선거 방식은 확정됐는가.

통합 체육회는 기존 방식(이전 체육회 대의원 60여명, 국민생활체육회 대의원 150여명)을 벗어나 다양한 선거인단을 구성한다. 1만5000명의 선거인단 후보군 가운데 랜덤 방식으로 1500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하게 된다. 선거인단에는 체육단체 임원,선수,지도자,동호인 등 다양한 체육인이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전 선거 과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관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각 분야별 선거인단 선출방식이나 선거인 수는 정해졌는가.

그건 아직 미정이다. 리우 올림픽을 전후로 (구체적인 방안이)결정돼야 한다.

-통합 체육회장 선거에서 기존의 엘리트쪽과 생활체육쪽 인사가 각기 나와 경선할 것으로 보는가.

어느 분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엘리트 대 생체의)양자 구도는 아닐 것같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서 엘리트와 생활체육으로 양분하는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한국 체육의 미래를 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체육회장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추락했다는 체육계의 자성이 많다. 대한체육회장은 어떤 자리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돈이나 권력이 있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체육에 대한 열정을 가진 분, 봉사하고 헌신하려는 분이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지금까지는 시군구의 체육단체 대표자가 그 지역 체육단체 대표를 뽑고,그 대표자가 다시 중앙 경기연맹의 대표를 뽑고,그 대표자가 다시 체육회장을 뽑는 제도를 갖고 있어서 대한체육회장은 곧 국내 전체 체육인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대한체육회장 선거 절차의 적절성과 대표성 여부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고 또 국제화와 전문화시대를 대비해 체육회장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 논의해 재정립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SS포토]
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이 ‘데스크가 만난 사람’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통준위원장을 지냈던 안양옥 교수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 운영 문제를 한 언론을 통해서 제기했다. 올림픽 문제를 전담할 KOC 분리안에 대한 통합체육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KOC 분리운영 문제는 이미 지난해 양 단체 통합 합의문과 개정 국민체육진흥법 공포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명확하게 정리된 사항이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기능을 분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이전 체육회,국체회 등의 협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해 KOC 분리와 관련된 조항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서 삭제했다. KOC 분리문제는 현 통합체육회를 운영해 본 뒤 문제가 있다면 추후 협의체를 구성해 연구해야 할 과제다. (KOC 분리는)현재 논의 할 시점이 아니다. 안 교수의 말은 개인의견이다. 체육회의 입장이 아니었다.

-조 총장 개인은 KOC 분리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

그것은 답하기 곤란하다.

-박근혜 정부들어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건 체육 개혁정책을 통해 많은 체육계 비리도 드러났다. 부정은 반드시 척결돼야 하지만 일부에서는 체육계가 마치 비리의 온상처럼 비쳐진 부분에 대해서 아쉬운 목소리도 있는 것같다.

사실 ‘비정상의 정상화’는 역대 정부에서는 시도한 적이 없는 정책이었고 스포츠 전반에 걸친 비리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정부는 비리 관련자를 스포츠 현장에서 퇴출시키는 작업과 함께 향후 이러한 사례들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 시스템 개혁을 시도했다. 체육 비리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화, 체육단체 재정의 투명화, 학교운동부의 음성적 비용구조 양성화, 체육비리 전담 수사 기구 상시화 등 네 가지 원칙으로 추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의 잘못때문에 체육단체가 비리의 온상처럼 국민에게 보여진 점이 있다는 점이 마음 아팠다. 예를 들어 경기단체 집행부의 비주류 세력이 악성민원을 집단적으로 제기해 경기인 사이의 알력과 마찰을 초래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는 체육발전에 크게 기여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나 체육지도자들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켜 국내 체육계의 소중한 자산을 우리 스스로 훼손시키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화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를 넘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점은 과감히 드러낼 필요도 있다.

-통합체육회가 출범하자마자 대한야구협회와 대한수영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됐는데.

안타까운 문제인데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야구와 수영은 국내 스포츠에서 큰 기여와 역할을 해 온 종목이다. 하루빨리 경기인들이 서로 단합하고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수영연맹의 경우는 많은 비리 문제가 드러난 것과 별개로,이기흥 회장이 양 단체 통합과정에서 정부와 각을 세운 것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시선도 있는 것같다.

타이밍이 그래서 일부에서 (오해를)했던 것같다. 이기흥 회장도 체육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이다. 정부가 (의도를 갖고)그렇게 했겠는가.

-‘체육인 조영호’가 평생 지켜왔던 소신이 있다면.

스포츠의 기본정신은 페어플레이고 준법정신이다. 한마디로 룰을 지키는 것이다. 원칙에 입각하면 된다. 예외는 또다른 예외를 낳는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은 ‘가화만사성’이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감사해야 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직관계만 있으면 안되고 지시만 하면 안된다. 소통을 위해서는 수평관계가 중요하고, 지시는 그냥 일방적인 것이다. 통합체육회의 초대 사무총장으로서 직원들.체육인들의 인화와 협동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훗날 조영호라는 사람은 체육계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그래도 원칙과 룰을 준수한 체육인, 일관되게 인화단결과 협동정신을 중시한 체육인으로 기억해 주신다면 감사하겠다.

batm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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