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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대 화제는 심엔터테인먼트(이하 심엔터)였다. 중국내 1위를 기록하는 엔터테인먼트그룹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가 심엔터의 최대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화이브라더스 자회사 화이러헝 유한공사(Huayi & Joy Entertainment Limited) 등이 223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심엔터의 최대주주가 됐다. 중국 영화 배급시장의 30%를 점유하는 중국 1위 엔터기업과 손잡고 엔터는 물론 화장품, 게임 등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심엔터 심정운 대표를 만났다.

-최근 중국 최대 엔터기업인 화이브라더스의 투자를 받아 큰 주목을 받았다

화이브라더스가 심엔터와 손잡고 한 가족이 됐다. 지금까지 중국 비즈니스 쪽은 소위 브로커가 알음알음 연결해주는 식으로 운영돼온 사례가 많다. 심엔터의 모 회사가 된 화이브라더스는 아시아 최대 엔터기업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중국 시장을 노크할 때 가장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제대로 된 한류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화이브라더스가 다른 엔터사가 아닌 심엔터를 선택한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

우리 회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우리는 신인 배우와 함께 같이 성장해나가는 회사다. 그런 점이 잘 전달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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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진출은 언제 부터 준비했나

시간상으로는 꽤 됐다. 다만 우리는 운이 좋고 기회가 좋았던 것 같다. 우리는 우회 상장하지 않고 바로 코스닥으로 상장했다. 그러면서 화이브라더스 같은 좋은 기회를 만났다. 중국이 대세라서 중국과 손 잡았다기 보다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춰 계속 준비한 결과 기회를 잡았다는 얘기가 맞다.

-화이브라더스 투자 이후 앞으로 회사는 어떻게 운영되나

매니지먼트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변함없이 운영한다. 심엔터는 신인 육성 특화 엔터사로 알려져있다. 작년에 잘된 신인으로 이동휘가 있다. 김윤석, 주원, 유해진 등 기존 배우들은 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고, 새로운 신인들을 계속 발굴해낼 예정이다. 현재 매니지먼트 담당 직원이 8명 정도 되는데 이 숫자를 15명으로 늘려 더 넓고 깊게 작업하려고 한다. 제작쪽에서는 드라마와 영화를 골고루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4월 중 GS 홈쇼핑을 통해 화장품 브랜드를 두 개 론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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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으로 보나

지금 전체적인 엔터 사업의 이슈는 중국이다. 이번 ‘태양의 후예’ 인기 때문에 송중기의 중국내 인기가 이민호, 김수현을 눌렀다. 중국에서 너나 나나 송중기를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사실 속으로 걱정이 된다. 일본의 한류 시장은 한 번 터지면 팬심이 최소 10년 이상은 갔다. 지금도 욘사마를 찾는 팬이 많다. 이에 비해 중국은 트렌드가 무척 빠르다. 우리나라 엔터 산업이 계속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류가 지속될 수 있다. 그렇기에 중국 사람들에게 계속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야 한다. 올해 우리 회사가 제작하는 드라마가 현재 네편이다. 오는 5월 25일 ‘운빨 로맨스’를 비롯해 7월달에 촬영에 들어가는 ‘엽기적인 그녀’ 등 다양하다.

-중국 투자로 주식 가치가 몇배 높아졌다. 돈방석에 앉았다는 평가다

돈방석에 앉았다는 표현은 부담스럽다. 사실 돈이 생겨서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제작할 수 있게 된 점은 무척 행복하다. 일 할 때 있어서 일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헛돈을 절대 안쓰는 성격이다. 다만 회사를 상장하고 나서 나에게 주는 선물로 강원도 철원에 테니스장을 지었다. 테니스 치러 갈 때 무척 행복하다.

-심정운의 장점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 보다 머리가 좋은 것 같진 않는데 조금 부지런한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요즘에는 오전 4시에 일어나서 전날 한 드라마들을 다시보기로 보고 테니스를 치고 출근한다. 나는 일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녁 약속이 매일 있는데 일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을테지만 맛있는 거 먹으며 좋은 얘기한다고 생각하면 즐겁다. 대신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내는 게 원칙이다. 엔터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밤 새 논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밤 12시를 넘겨서 잠자리에 드는 날은 거의 없다.

-처음 엔터테인먼트 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는 무엇이었나

대학을 우연찮게 연극영화과를 갔다. 졸업하고 나서 배우를 하기에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 로드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첫 직업이 지금까지 이어진 셈이다. 이쪽 업계를 보면 집이 부자거나 투자받아서 사업을 시작했던 분들 중 오래 살아남은 분들이 거의 없다. 대부분 로드매니저로 시작해서 성장한 사람들이 아직까지 살아남아있다. 초심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정운의 리더십이 있다면?

우리 회사만의 장점이 있다. 회사의 주요 구성원들이 함께 일한지 10년이 넘은 사람들이다. 그게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회사들 중에는 조직 구성원들이 딴주머니를 차거나 딴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조직원들이 이탈없이 한 곳을 보면서 가고 있다. 리더십이라고 얘기하면 거창하지만 직원들과 진짜 가족같이 지내는 것이 내 방식이다.

-앞으로 포부는?

지금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하되 이제는 글로벌하게 일하겠다. 한국에서 좋은 배우와 작품을 매칭시켜 완성도 높은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어서 중국으로 수출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와 배우다. 더 좋은 배우와 더 좋은 콘텐츠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애쓸 것이다.기존 배우들을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신인배우를 더 등용해 한류의 저변을 튼튼히 하는데 애쓰겠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즐기면서 계속 일하고 싶다.

eggroll@sportsseoul.com

<심정운 프로필>

2007년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2012년 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방송영상콘텐츠학 졸업.

실무 경력사항

2001년~2004년 유니코리아문예투자 이사, 2004년 12월 부터 현재까지 심엔터테인먼트 대표.

2010년~2013년 한국매니지먼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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