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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식 대전 감독이 17일 부천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벤치에 서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한 시즌 40경기 가운데 이제 4경기 지났을 뿐입니다. 저는 최문식 감독을 믿고 있습니다.”

K리그 챌린지 대전 시티즌의 대표이사인 윤정섭 사장의 말투는 단호하고 힘있었다. 대전이 시즌 초 4연패를 당하며 부진을 겪고 있지만 성적이 좋아지는 때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윤 사장은 “공이 둥글기 때문에 일이 잘 안풀릴 때는 사람의 의지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한 시즌 40경기 가운데 이제 4경기를 했을 뿐이다. 연패가 있으면 연승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던 것은 지난 17일의 일 때문이었다. 최문식 대전 감독은 부천과 치른 K리그 챌린지 5라운드 부천과 원정경기에서 1-3 역전패한 후 “여러 문제점이 생겨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연패에 대해 책임질 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개막 후 4연패로 사실상 리그 최하위인 팀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대전 팬들의 원성도 거세 이날 경기에서는 최 감독에게 야유도 쏟아졌다. 하지만 윤 사장은 “최 감독 본인 스스로 연패에 대해 면목이 없고 속이 상해서 그랬을 것”이라면서 “심기일전해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최 감독에 대한 신뢰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팬들의 원성이 강한 것 외에 감독 사퇴에 대해서 구단 외부의 압력은 없다”고 전했다.

대전은 지난해에도 조기에 감독을 교체하면서 시즌 내내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도중 팀을 맡은 최문식 감독은 부상자가 많은 팀을 재정비하는데 시간을 써야했고, 구단은 여름철 많은 선수들을 정리하고 다시 영입하느라 고생을 겪었다. 다른 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로 비용발생을 최소화했지만 그래도 추가비용은 발생했고, 기대했던 효과도 얻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험이 있는데 올해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감독을 바꾼다고 해서 성적이 급반등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윤 사장은 “한 번도 감독을 교체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해봤다”면서 “반드시 성적은 좋아질 것이다. 사기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구단의 구성원 모두가 단단히 뭉치고 의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전 구단은 19일 클럽하우스에서 사무국과 선수단 전원이 모이는 자리를 가졌다. 생일을 맞은 직원과 선수들을 축하하면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협력할 방법을 찾고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매달 정기적으로 모이는 기회다. 윤 사장은 “울산과 R리그 홈경기도 있는 날이라 다같이 경기를 보면서 응원도 하고, 저녁식사도 같이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생각이다. 사무국과 선수단 모두 힘을 내서 분위기를 다잡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에 따른 사분오열식의 책임 떠넘기기는 대전 구단에 없다. 구단 부활을 위한 구성원들의 마음이 한 곳으로 모이고 있는 만큼 성적 반등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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