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기자간담회 2016.04.15  (3)
배우 송중기가 15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BS2‘태양의 후예’ 뒷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공|블라썸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저돌적이고 고지식한 면은 천생 남자에 천생 군인이었지만, 꿀떨어지는 달콤한 눈빛과 다감한 말투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로맨티스트였다.

‘로맨틱코미디의 여왕’김은숙 작가의 마법이 발휘된 KBS2수목극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유시진이라는 마력의 캐릭터를 통해 한국을 넘어 중화권까지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태백부대 소속 모우루 중대장 유시진으로 분한 배우 송중기(31)는 ‘태후’를 통해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곱상한 외모때문에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그는 ‘태후’를 통해 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기며 여심을 휘어잡았다. 16부작 ‘태후’가 종영한 다음날인 15일 ‘현재 시각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남자’ 송중기를 만났다.

◇그 남자 유시진에게 연애를 한 수 배웠다

여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했던 유시진은 지난 석달 동안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 중 하나였다. 달콤하다 못해 오글오글한 극중 대사들은 인구에 회자되며 화제를 모았다. “유시진이라는 인물한테 ‘아~ 이래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 구나’ 하고 많이 배웠어요. 두 작가님이 다 만들어주신 캐릭터지만 여성팬들이 왜 유시진을 좋아하는지 대사에 들어있더라구요. 내 남친에게 듣고싶은 말이 그런 거잖아요.”

실제 연애할 때 송중기와 유시진은 얼마나 비슷할까. “만약 내가 유시진이랑 비슷했다면 엄청난 사랑받았겠지만. 뭐 그런 완벽한 남자가 있을까요? 판타지 아닐까요? 결혼한 친구들도 유시진 대사가지고 막 뭐라고 하더라구요. 내가 연기한 캐릭터니 남자의 적이다 할 수도 없고, 영웅은 또 부담스럽고. 그냥 참 멋진 놈이었던 것같아요.”

송중기가 생각하는 자신은 촌스럽고 보수적인 사람이다. “극중에 강모연(송혜교 분)의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이 있어요. 어머니가 자긴 보수적이고 꽉막히지 않았다며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데, ‘제가 보수적이라서요’라고 하는 대사를 하거든요. 이게 굉장히 와닿더라구요. 제가 보수적이고 촌스러운 면이 있어요. 그런 성격 때문에 이 직업에 내가 잘 맞나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일 수록 더 내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해요.”

배우 송중기
배우 송중기가 15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BS2‘태양의 후예’ 뒷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공|블라썸엔터테인먼트

◇송혜교 보며 이런 선배 되어야겠다 생각

송중기는 극중에서 상대역인 송혜교와 ‘송송 커플’로 불리며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고, 스캔들에 휩싸이기도 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괜히 송혜교가 아니구나” 느꼈다고 했다. “송혜교씨는 사실 넘볼 수도 없는 선배님인데 이 분이 이렇게 이 위치에서도 계속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싶었어요. 연기를 하다보면 혼자 하는 사람이 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는데 혜교누나는 후자에요. 슛 들어가 연기할 때나 연기 외적으로나 다 배려가 많아요.”

마지막 회인 15~16회에는 유시진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환하게 되면서 송혜교의 감정씬이 많았다. 송중기가 촬영 중 부상을 입어 이 장면은 몰아서 찍었다고 했다. “감정씬이 연달아 찍으면 정말 힘들텐데 그때도 괜찮다고 해서 다 찍었어요. 너무 고마웠어요. 혜교누나가 굉장히 담대하고 담담한 성격이에요. 후배 입장에서 배워야할 점이죠. 나도 앞으로 그렇게 일해야겠다 생각했구요.”

강모연에게 바쳐졌던 달콤한 대사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을 물었다. “어제 마침 광고 촬영을 하다가 대기실에서 1~14회 연속방송하는 걸 보다 보니까 한 대사가 매력적으로 꽂히더라구요. 강모연이 마음을 들켜 속상해 하는 장면이었는데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내가 더 좋아하니까’하는 거 좋더라구요. 15회 엔딩에서 ‘그 어려운걸 제가 또 해냈습니다’도 앞에서 자주 했던 대사지만 전혀 다른 감정으로 들리더라구요. 같은 대사로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내다니 작가분들께 다시 한번 감탄하기도 했어요.”

◇인생 드라마가 된 ‘태후’ 그리고 초심

2008년 영화 ‘쌍화점’에서 미소년 호위무사로 데뷔한 송중기는 이후 MBC‘트리플(2009)’KBS2‘성균관스캔들(2010), SBS‘뿌리깊은 나무(2011)’, KBS2‘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 2012)’로 차곡차곡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연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송중기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한 건 2012년이다. ‘착한 남자’와 영화 ‘늑대소년 (2012)’이 쌍끌이 흥행을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창 주가가 치솟던 2013년8월 입대한 그는 지난해 5월 제대했다. 복귀작으로 선택한 ‘태후’는 그에게 인생 드라마가 됐다.

입대 전에도 이미 스타였지만 지금 느끼는 신드롬은 크기가 완전히 다르다. “드라마 프로모션으로 홍콩을 다녀왔는데. 국내외 기사로만 반응을 듣다가 직접 경험해본 건 처음이라서 굉장히 의미있었어요. 정말 우리 드라마가 해외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느꼈죠. 얼떨떨하기도 하고 놀랍고 기쁘고 그래요.” 일반인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중학교 동창 집에 가서 드라마를 본 적도 있다고 했다.

주변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혹여나 초심을 잃으면 어쩌나 하고 요즘 스스로 초심을 물어본다고 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하는 부분도 있고,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내가 상업적인 배우로 그릇이 커졌는데 초심이 그대로면 그 초심에 나를 못 담아낼 것같거든요. 물론 가장 중요한 게 변해선 안되죠. 그건 내 성격 안에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송중기 기자간담회 2016.04.15  (4)
배우 송중기가 15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BS2‘태양의 후예’ 뒷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공|블라썸엔터테인먼트

◇앞으로도 꽂히는 작품을 도전적으로 하고파

데뷔 무렵 그의 수식어는 ‘꽃미남’이었다. 여전히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는 버리고 싶지 않노라고 했다. “배우에게 외모가 가져다주는 메리트가 정말 크거든요. 놓치고 싶지 않아요. 피부관리 잘 하고 노화도 막을 거에요. 물론 외모 가꾸는 만큼 마음 속도 가꾸고 연기력도 더 키우도록 노력해야죠. 만약 꽃미남인 게 배역을 위해 도움이 되지않는다면 과감히 버려야겠지만 지금은 꽃미남을 버리고 싶지 않아요.”

송중기는 차기작으로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를 준비 중이다. 5월에 크랭크인 하는 ‘군함도’는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등 쟁쟁한 배우들을 캐스팅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든 영화든 책(대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읽었을 때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독립군 역할이라 유시진과는 비슷한듯 다른 면을 갖고 있구요. 내년 개봉이라서 1년 뒤에나 다시 인사드릴 수 있겠지만 좋은 작품이라서 기대가 돼요.”

아직 젊은 배우니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하고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앞으로도 제 선택은 같을 거같아요. 출연료나 분량, 역할, 장르를 따질 게 아니라 내가 매력을 느끼는 부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작품을 고를 생각이에요. 앞으로도 제 색깔을 잃지않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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