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LG와 한화의 시즌 3차전, 우천 취소로 아쉬움!
LG와 한화의 시즌 3차전이 예정된 3일 오후 잠실 구장에 경기 전부터 봄비가 내려, 우천 취소를 알리는 공지가 전광판을 통해 게시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6일 열릴 예정이던 2016 KBO리그 정규시즌 KIA와 LG전이 비로 취소됐다. 경기시작 시간을 10분 넘긴 오후 6시 40분 문승훈 심판위원이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날 광주에는 오후 2시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광주구장은 배수가 잘되는 편이라 약한 비에는 물이 고이지 않아 오후 5시까지도 경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후 5시부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6시를 넘어서자 그라운드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대화 경기운영위원은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날씨를 체크했다.

관중들이 입장한 뒤라 취소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칫 3일 잠실 LG-한화전에서 경기시작 30분을 남기고 우천 취소를 결정한 김재박 경기운영위원장처럼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매분까지 합쳐 2032장의 티켓이 판매된 터라 경기 취소가 더 어려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김 위원장에게 징계를 내린 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방송 중계 등 스포츠산업으로서의 야구 경기가 갖는 비중을 고려하여 최대한 신중하게 경기 시행 여부를 판단하도록 경기운영위원에게 주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대화 경기위원은 그래서 이날 신중하게 경기 시행여부를 판단하다 경기시작 예정시간인 오후 6시 30분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재미있는 대목은 리그규정 제11조 3항이다. 해당 항목에는 ‘경기실시 결정 권한이 주심에게 이관되는 시점은 경기개시 예정시간으로 한다. 경기개시 예정시간부터는 주심이 경기개시, 일시정지, 재개 또는 중지의 결정자가 된다’고 명시 돼 있다. 오후 6시 30분 이후 경기취소 여부는 심판진이 판단한다는 뜻이다.

비가 제법 쏟아졌지만 광주구장 전광판에는 ‘오후 6시 30분 이후 날씨 상황에 따라 경기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안내 문구가 표시됐다. 관중들은 그라운드 위에 사람이 보일 때마다 “빨리 결정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기상청 예보에는 이날 오후 6시부터 7일 정오까지 비가 오는 것으로 나와있다. 6일 밤 예상 강우량만 9㎜ 이상이었다. 기상청 레이더 정보에도 비구름이 광주지역으로 몰려오는 것으로 표시됐다. 우산까지 쓰고 혹시 하는 기대감으로 입장한 관중들은 추위와 싸우다 발걸음을 돌렸다.

같은 시간, 비가 내린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내리는 비 속에서 경기를 개시했다. 태만한 경기운영위원 제도에 경종을 울리려던 KBO의 의도가 역효과를 내고 있다.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는 행태가 고스란히 민낯을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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