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듯 안 터지는\' 김현수...\'괜찮아!\'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김현수가 생각에 잠겨있다.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국내 ML전문가들은 현재 보여주고 있는 볼티모어 구단의 행태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이례적이라고 할만큼 선수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적응기간이 필요한 김현수를 단 16경기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처사이며, 또한 김현수가 클럽하우스 내에서 무슨 물의를 일으킨 것도 없는데, 가혹할 정도라는 것이다.

현재 볼티모어 댄 듀켓 단장은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을 거듭 흘리고 있고 벅 쇼월터 감독은 그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 볼티모어는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김현수를 선택의 기로에 몰아세우고 있다.

MBC스포츠+의 송재우 해설위원은 현 상황에 대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강정호(29.피츠버그)의 상황과 비교했다.

송재호 해설위원은 “강정호는 작년 4월에 25인 로스터에 들었지만, 벤치멤버로 시작했다. 팀에선 그런 강정호를 배려해 연속해서 경기에 내보내며 적응과 경기감각 유지를 도왔다. 오늘 나가고 며칠 있다가 출전하는게 아닌 오늘 나가면 내일 또 나가는 식이었다. 주전급 선수의 부상이라는 운이 따라주긴 했지만, 그런 눈에 보이는 배려로 강정호를 연착륙 시켰다. 그러나 최근 볼티모어를 보면 그런게 없다. 당장 뜨거운 선수를 식기 전에 사용하려는 단기적 시각만 보인다”라고 했다.

\'고개숙인\' 김현수, \'내일은 안타!\'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볼티모어 김현수.

그 뜨거운 선수는 탬파베이에서 룰5드래프트로 데려온 조이 리카드를 말한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그는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MLB닷컴은 “룰5드래프트 선수 중 최고 활약”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러 ML전문가들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룰5드래프트로 데려온 선수는 스카우트 관점에서 볼 때 제4의 외야자원이다. 지금 잘해도 얼마나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김현수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단 16경기로 판단해 여론몰이를 하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지금 잘하는 선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건 이해하지만, 확실한 좌익수가 없는 상황에서 70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온 선수의 기를 이렇게까지 죽이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모 스카우트는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다. 상대투수와 투구패턴이 다르다. 구단 입장에선 룰5드래프트로 데려온 선수를 무조건 신임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김현수의 경우, 볼티모어와 인연이 있던 정대현, 윤석민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정대현은 메디컬의 문제였고 윤석민은 트리플A에서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했다. 김현수는 샘플이 너무 작은 상황에서 몰아세우고 있다. 수 년간 그를 관찰하며 영입했는데, 현지적응의 기회를 더 줘야한다. 지금 볼티모어에 한시즌을 끌고 갈 수 있는 확실한 좌익수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주전급 선수가 있어 김현수가 밀려났다면 이해라고 하겠지만, 그렇게 외야자원이 풍부하지 않다. 구단에서 김현수를 나중에 기용한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선수의 기를 죽이는건 너무 심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에 잠긴 김현수...\'주눅들기 없기!\'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볼티모어 김현수.

SPOTV 민훈기 해설위원은 “구단에서는 김현수를 25인 로스터에 넣거나 아니면 방출을 해야 하는데, 트레이드가 힘들기 때문에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한국 구단에서 영입하면 볼티모어가 책임질 연봉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서 남는다고 해도 기회를 얼마나 줄지 모른다. 그러나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 ML관계자는 볼티모어 구단 내부에 얽혀있는 지휘 체계 문제점을 거론했다. 그는 “쇼월터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 아니다. 단 16경기만 보고 김현수를 제외할 스타일은 아니다. 감독의 뜻이라기 보다는 프런트쪽에서 압박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프런트 뒤엔 더 큰 입김이 작용하는거 같다”라고 했다.

볼티모어의 구단주는 변호사 출신 거부인 피터 안젤로스는 구단 행정에 일일이 간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선적인 행동으로 지역 언론의 집중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한파인 댄 듀켓 단장도 자유롭지 못하다. 2002년 보스턴 단장직에서 해고된 후 9년 동안 야구계 주변인으로 머물던 그를 2011년 볼티모어로 단장으로 영입한게 피터 안젤로스이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현재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프로야구에서 신고선수로 있을 때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구단에서는 마이너리그행을 결정해 놓고 그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마이너행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김현수가 그것을 거부하고 메이저리그에 남는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발생한다. 기회는 제한적일 것이며 더그아웃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위기속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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