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국시리즈 3차전...오승환 \'옛 투수공화국 동료와 함께\'

[대구=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뜨거운 감자는 삼켜야 할 것인가. 아니면 뱉아야 할 것인가. 같은 감자라도 얼마나 뜨거운지 또는 먹는 사람이 얼마나 허기진가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내사중인 윤성환(35)과 안지만(33)은 삼성 라이온즈에게 선뜻 먹을수도 그렇다고 뱉을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와 같다. 삼성은 6개월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결정의 시기가 목전이다. 22일 부터 시작된 시범경기 마지막 한 주가 끝나면 곧 개막이다. 삼성은 남은 시범경기에 두 선수를 출전시킬지, 더 나아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시킬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두 선수를 묶고 있는 줄을 풀고 싶어한다. ‘무죄 추정 원칙’이라는 인권보장 문제를 제하더라도, 한 구단의 사령탑으로 전력누수를 막아야한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괌과 일본에게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마쳤다. 여론을 의식해 연습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이들은 현재 시범경기에서도 등판하지 않고 경산볼파크에서 따로 훈련중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개막을 앞두고 팀의 핵심전력을 차지하는 두 투수에 대한 기량점검을 해야 한다.

또한 류 감독은 야구계 선배로서 두 후배의 장래까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류 감독은 “가장 좋은 건 수사결과가 나오는 것인데, 그렇지 않으니 답답하다. 벌써 6개월이 다되어 간다. 언제까지 경찰수사를 기다려야 하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두 선수의 몸상태에 대해서는 “경기에 출전할 몸이 됐다. 둘 다 경기에 나가고 싶어한다”라고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윤,안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입장에서는 믿고 가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라고도 했다.

최근 두 선수에 대한 경찰내부에서의 변화도 감지된다. 그동안 경찰은 윤성환과 안지만의 조사과정에 대해 함구했다. 조사 관련 소식은 감감했고 삼성은 그만큼 애간장이 타들어갔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 이상원 청장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핵심 피의자가 외국에서 입국하지 않은 탓에 진행이 늦어져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도 보호해야겠고 해서 참고인 중지를 시키던지 빨리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참고인 중지는 사법처리 보류 결정이다. 주요 참고인을 소환하지 못해, 피의자의 혐의를 소명할 수 없을 때 진행된다. 경찰이 참고인 중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수사는 일단 중지된다. 두 선수는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된다.

두 선수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식기만을 기다릴수는 없다. 류중일 감독은 2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앞서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찰쪽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살짝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아직 결론이 난 상태가 아니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라며 신중함을 함께 보였다. 한편 프로야구선수의 해외원정 도박은 지난해 10월 불거졌다. 삼성은 검·경의 조사대상인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을 한국시리즈(KS)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시즌 후 삼성은 도박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임창용을 방출했고 조사가 진행중인 윤성환, 안지만은 보류선수 명단에 올렸다. 한편 오승환도 원정도박 혐의를 인정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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