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 장현성이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서 출세욕과 과시욕이 강한 경찰청 수사과장 '김범주'로 분해 최고의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현성은 11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번 드라마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장현성은 "처음 김원석 감독님이 너무 극적으로 허황된 악역이 아닌 진짜 현실적인 악역을 표현해 달라고 하셨다"고 회상한 뒤 "배우는 본능적으로 악역이든 착한역이든 멋져 보이고 싶은 성향이 없을 순 없다. 그런데 그런 선조차 걷어 치우고 정말 현실감있게 표현해보고자 노력했다. 욕을 많이 먹었지만 배우로서 기쁘다.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축으로서 작용을 했다는 평을 듣는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1993년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먼저 데뷔한 장현성은 이듬해 연극 '햄릿'의 주인공 햄릿 왕자 역을 맡으며 연극 배우로서 정식 데뷔했다.


이후 1997년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내딛은 장현성은 '백수스토리'를 시작으로 '쉬리', '라이터를 켜라', '꽃피는 봄이 오면', '귀신이 산다', '오로라 공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쎄시봉' 등 3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참여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장현성은 드라마를 통해서도 대중과 만났다. 2003년 KBS2 미니시리즈 '로즈마리'에서 우지섭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데뷔한 장현성은 이후 '위대한 유산', '하얀 거탑', '뉴하트', '위대한 캣츠비', '싸인', '뱀파이어 검사', '빅' 등 40여 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다졌다.


하지만 장현성은 2013년까지 그저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식됐을 뿐,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뮤지컬 포함 100여 편에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A급 스타 만큼의 빛을 보진 못한 것. 인상깊은 연기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실력파 연기자일 뿐, 대중의 입에 크게 오르내리진 않았다.


그런 장현성을 대중에 알린 작품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였다. 배우 양택조의 딸인 양희정 씨와 2000년 결혼한 장현성은 2013년 9월 장남인 장준우와 장준서와 함께 예능에 첫 출연했다.


당시 장현성은 가족사가 공개되는 만큼, 출연하는 데까지 장고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배우로서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가지고 있던 장현성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했고, 파일럿 포함 약 9개월 동안 매주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비추며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장현성은 예능을 통해 빛을 보기 시작하더니, 함께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 '쓰리 데이즈'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에 장현성은 2013년 연말 'SBS 연기대상' 장편드라마부문 남자 특별연기상을 수상했다. 데뷔 21년 만에 연기 꽃을 제대로 피운 것.


그러나 장현성은 이듬해인 2014년 6월 자신을 인기 반열에 올려놓은 '슈퍼맨'에서 돌연 하차를 선언했다. 당시 팬들은 대단히 아쉬워했다. 장현성의 두 아들이 남다른 형제애를 과시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장현성 역시 남다른 '아들 사랑'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기 때문.


이러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장현성은 자신의 앞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하차를 결정했다. 당시 장현성은 "아이들의 학업도 있고, 본업인 연기에 집중하고자 하차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슈퍼맨' 하차로 큰 아쉬움을 남겼으나, 장현성은 이후 '밀회', '펀치', 풍문으로 들었소'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넘사벽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쎄시봉', '사랑이 이긴다', '성난 변호사' 등의 영화에서도 20년 넘는 연기 내공을 펼치며 인기를 이어나갔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장현성은 지난해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을 제안받고,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장현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장현성이 열연한 '김범주'는 권력을 쥐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라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립밤을 바르는 장면은 '시그널'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첫 등장부터 비열함과 악한 기운을 뿜고 나온 장현성에 대해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악역의 품격", "연기인데도 섬뜩하다", "이재한 형사 살려내고 처절히 응징 당했으면", "장현성과 조진웅의 케미돋는 연기력" 등의 반응으로 호평을 보냈다.


'슈퍼맨' 하차 당시 대중의 큰 아쉬움을 자아낸 장현성은 자신의 본업을 위해 인기를 뒤로하고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당시에는 섭섭하고, 좀 더 출연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의 선택은 실이 아닌 오히려 득이 됐다. '시그널'을 통해 제2의 연기 인생을 펼친 장현성의 차기작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시그널'은 11일, 1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차기작은 배우 이성민 주연의 '기억'으로, 오는 18일 첫 방송된다.


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tvN 제공, SBS, 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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