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시그널'에 이 두 악역이 없었다면, 정의를 지키기 위한 주연 3인방의 노력도 빛나지 않았을 것이다. '악의 대리인' 장현성과, '악의 축' 손현주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에서 경찰청 수사국장 김범주 역을 맡은 배우 장현성과 단 두 번의 카메오 출연으로 강력한 포스를 내뿜은 배우 손현주가 '시그널'의 마지막 사건인 '인주 여고생 사건'의 배후 인물로 떠오르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김윤정 납치사건으로 시작된 '시그널' 장기미제 전담팀의 임무는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 대도 사건, 홍원동 연쇄살인 사건에 이어 1999년 벌어진 '인주 여고생 사건'까지 이어지며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주 여고생 사건'은 충남 인주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로, 18명의 남학생이 한 여학생을 집단 강간하고, 이 여고생이 인터넷에 피해 사실을 알린 후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다.


이는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실제 있었던 '밀양 여고생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것으로, 이 사건은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한공주'에서도 다뤄질 만큼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낳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사건은 '시그널' 속 과거의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이 살해당해야만 했던 결정적인 사건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 분)의 형이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자살하게 된 이유이며, 박해영이 프로파일러가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27일 방송에서는 차수현(김혜수 분)과 박해영이 안치수(정혜균 분) 계장의 진술을 듣고 이재한으로 추정되는 백골이 발견됐다.


이제훈이 지목한 유력한 용의자는 김성범이라는 나이트 클럽 사장. 김성범은 일전에도 안치수와 자주 통화를 하면서 연락이 지속했던 인물이다.


박해영은 김성범이 소유한 건물을 찾아 수색을 하면서 이재한 관련 증거 찾기에 나선다. 그때 박해영은 김성범의 집에 대한 의문을 품었고, 안치수의 진술을 토대로 계단 밑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는 옷과 백골 사체, 그리고 과거 이재한의 사원증이 함께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이어 3일 방송에서는 이 백골이 검사 결과 이재한으로 밝혀져 그를 사랑한 아버지와 차수현, 그리고 박해영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 그리고 차수현은 경찰 조직 내부를 믿을 수 없다는 박해영의 말에 따라 장기미제사건전담팀과 조용히 인주사건을 다시 수사하고, 인수사건의 피해자 강혜승(전수지 분)을 다시 만나, 성폭행사건의 전모를 확인한다.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의 배후에는 국회의원 장영철(손현주 분)이 있었다. 장영철은 앞서 그려진 '대도 사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인주 여고생 사건'에서도 배후로 등장, 이재한과 대립각을 세운다.


극중 장영철은 김범주(장현성 분)를 불러 "쇄신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며 위엄을 과시했고, 김범주는 권력에 눈이 멀어 "뭐든 맡겨만 달라. 충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단 한 장면이었지만, 손현주는 극 전개에 있어서 없어선 안될 인물로, 존재감을 뽐냈다. 장현성 역시 냉혈하면서도 지독한 김범주 역을 맡으며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남규만(남궁민 분)에 버금가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정의를 밝혀내려는 이재한과 대립각을 이루며 립밤을 바르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분노케 할 만큼 명연기로 평가받았다. 한 네티즌은 '시그널' 관련 기사에 '진짜 립밤 바르는데 한대 치고 싶었음'(네이버 아이디 este****)이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명품 악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두 배우의 연기에 '시그널' 김원석 PD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처음엔 분노를 느끼다가 나중엔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좀 더 고단수의 악역이 처음엔 친근하게 느껴지다가 나중엔 무섭게 느껴지는 것과 다르다. '시그널'에서도 (장현성이) 후엔 불쌍해지지 않을까"라며 앞으로의 극전개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매주 금, 토요일 저녁 안방극장을 영화관으로 바꿔넣고 있는 명품드라마 '시그널'은 이제 단 3회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늘(5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는 '시그널' 14화에서는 인주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주연 3인방의 활약이 절정에 치달으면서 사건의 충격적 진실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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