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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사진제공 | 삼성

[오키나와=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3일 아카마구장에서의 훈련을 끝으로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캠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선수단은 이날 정해진 오전 스케줄을 소화한 뒤 낮 12시에 운동장 마운드를 중심으로 도열, 주장 박한이의 제안으로 박수 세번과 함께 캠프 종료를 알렸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약 50일간의 1,2차 전훈캠프 동안 다들 너무 고생했다”고 격려했다. 김성래 수석코치는 “전훈 기간 동안 고생해준 지원요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선수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선수단은 4일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5일 오후 2시부터 곧바로 신축구장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2011년 감독 취임 첫해에 캠프 마지막 날 ‘한국에 들어가기 싫다’고 말했었다. 지금도 그때와 같은가.

올해도 마찬가지다. 감독 입장에서 캠프 종료는 숙제를 마쳤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고 감독들이 말하는 것이다. 준비할 때가 그나마 가장 행복하니까.

-1987년부터 시작,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쉬지 않고 30년째 전훈캠프를 치렀다. 정말 희귀한 케이스라 여겨지는데. 류중일 감독에게 스프링캠프란 무엇인가.

올해가 딱 30년째다.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 감독으로 6번째다. 감독으로서 치르는 캠프는 육체적으로 편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어떤 신분이든, 스프링캠프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에서 30년 연속 캠프를 치르면서 분명 주인의식이 점점 더 강해졌다.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 치르는 캠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선수 시절엔 훈련량에 지치고 부상 위험 때문에 불안하기도 했다. 코치가 되고 캠프에 오면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부상 없이 훈련량을 많이 소화하도록 할까를 고민했다. 행여나 담당 선수가 아프기라도 하면 많이 속상했다. 감독이 되고 나니 전체를 봐야 한다. 부상 체크, 포지션 구상을 해야 하고 펑크 난 자리를 어떻게 메울까를 고민하며 전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게 된다.

-30년 전 캠프와 지금 캠프의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 선수 시절에는 FA 제도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약간 게으른 경향도 있었다. 요즘 선수들은 스스로 훈련량을 많이 가져간다. 야구를 잘 하면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러니 요즘은 코치가 훈련량을 줄여주면 되려 선수가 ‘왜 저를 더 안 시키십니까’ 하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전훈캠프의 성과를 꼽는다면.

투수 장필준이 크게 성장했다. 선발 후보인 정인욱도 많이 좋아졌다. 야수 중에선 이승엽이 최고의 타격 밸런스를 보였다. 승엽이가 좋은 밸런스를 정규시즌까지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직 외국인선수 3명이 제 컨디션이 아니다. 투수진과 야수진 모두에서 빈자리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시범경기 동안 최대한 공백을 메워나가겠다.

-최근 몇 년과 달리 삼성 라이온즈의 전력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2011년 이맘때로 돌아갔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삼성 라이온즈의 전력을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처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사실 외부에서 정확하게 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박석민, 나바로의 빈 자리가 크다. 또한 30세이브 이상이 가능한 마무리투수도 이탈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올해 우리 서브 캐치프레이즈가 ‘응답하라 2011’ 이다. 2011년에도 그해 10월에 우리가 어떤 성적을 거둘 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캠프 MVP를 꼽는다면.

앞서 말했듯 투수는 장필준, 야수는 이승엽이다.

-3월8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시범경기 주안점은.

시작부터 2주간 원정을 다녀야한다는 점이 아쉽다. 신축구장에서 더 많이 훈련을 해야 하는데…. 원정을 많이 다니면 아무래도 훈련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 그래도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지 못 했던 채태인과 조동찬이 시범경기에선 함께 할 것이다. 조동찬과 백상원의 2루 경합, 채태인 구자욱 배영섭 박해민의 기용 방법 등 여러 테스트가 있을 것이다.

-드디어 신축구장에서 새 시즌을 치르게 됐다.

모든 환경이 바뀌니까 신축구장에 최대한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펜스 거리가 짧아졌으니 외야 수비훈련도 더 많이 해야 한다. 바람 방향까지 체크하겠다. 할 일이 정말 많다.

-팬들에게 2016년 각오를 밝힌다면.

2015년에 다소 아쉬웠다. 2016년에 새 구장에서 최선을 다해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 기대해달라.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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