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실재 존재하는, 존재했었던 장소를 내면의 탐색을 통해 새로운 현장으로 재구성하는 신선주와 하태범 작가의 작품이 한데 뭉쳤다.
마치 가상공간을 만들어낸 것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들이 '그곳에(There)'전을 8일부터 서울 강남구 리나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사진과 회화를 전공한 신선주 작가는 사물의 외형에 집착하는 포토 리얼리즘에서 나아가 기하학적 추상의 요소가 돋보이는 회화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기억의 잔상으로 남은 건축물을 모티브로 요철 판화 형식으로 '심연의 검음'에 대한 관조적 시각을 이야기한다.
오일스틱과 손가락만을 사용해 검게 채워진 평면은 고유하지만 유학시절 경험했던 낯선 곳에서의 치열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기억의 공간, 장소를 단순한 검은 색면으로 재구성한 풍경은 장소에 충실한 듯 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이고 생경한 낯선 풍경을 보여준다.

2015년 올해의 작가상 후보였던 하태범 작가는 사건, 사고, 전쟁, 재해의 현장을 포착한 보도사진을 토대로 그 모습을 작은 모형으로 재현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하 작가는 이슈, 미디어 등의 조작 등으로 얼룩진 사회와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우리의 모습을 지적하며 방관적인 심리적 태도를 흰색으로 상징화 한다.
그의 하얀 풍경은 참혹하고 폭력적인 실제의 현장을 감정과 시간이 배제되어 멈춰 버린 듯 한 공간으로 각색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만큼 비현실적인 가상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아름답지만 공허함마저 느끼게 하는 하얀 풍경은 형태의 단순화, 색의 삭제, 사건의 가감을 통해 재현된 창조의 현장으로 절제된 감정이 긴장감마저 들게 한다.
두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경험하지 못했던 객관적인 실재를 간접적으로 공감하기도 하며, 공간에 대한 감정, 행위, 기억과 같은 주관적인 감성을 마주 할 수 있게 된다. 전시는 4월 29일까지.
wangp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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