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핑클의 청순에서 여자친구의 파워청순까지, 청순 컨셉트는 진화 중'


섹시한 매력을 강조하는 걸그룹이 많이 보이는 가운데 최근 여자친구의 ‘파워청순’ 콘셉트가 오빠팬, 삼촌팬을 사로잡으며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상큼하면서도 발랄하고 귀엽고 깜찍한 외모에 파워풀한 군무가 곁들여진 ‘파워청순’을 앞세운 여자친구는 데뷔 1년 만에 '시간을 달려서'로 음악방송 15관왕에 오르며 걸그룹 대세로 자리잡았다. ‘청순 콘셉트’는 걸그룹만이 할 수 있는 전유물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잘 보이지 않았고, 에이핑크와 여자친구의 성공으로 인해 신인 걸그룹들이 조금씩 ‘청순’을 들고 나오고 있다.



걸그룹 청순 콘셉트의 시작은 본격적인 걸그룹 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원조요정' S.E.S와 핑클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대한민국 남성팬들을 양분했던 두 그룹의 청순 콘셉트 공통분모는 ‘여성미’다.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노래와 안무들은 남성팬들을 넘어 여성팬들도 저격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7년 발표한 데뷔 타이틀곡 ‘아임 유어 걸’을 시작으로 ‘너를 사랑해’, ‘꿈을 모아서’ 등 S.E.S의 노래와 뮤직비디오에는 소녀 감성과 소녀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가득 담겼다. S.E.S보다 데뷔가 1년 늦은 핑클은 ‘블루레인’과 ‘루비’를 시작으로 아련한 여성의 마음을 대변했다. 특히 ‘영원한 사랑’에서는 ‘청순의 끝’을 보여줬다.


S.E.S와 핑클 이후에도 클레오, 티티마, 슈가, 밀크, 쥬얼리 등 다양한 걸그룹들이 그들의 뒤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콘셉트를 청순에서 섹시로 바꾸거나 해체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이 등장하며 대형 걸그룹의 면모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이들은 청순보다는 섹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섹시로 굳어져가던 걸그룹 콘셉트에서 청순을 살려낸 그룹은 다름아닌 에이핑크였다. ‘청순’의 대표 복장인 흰색 원피스를 입고 ‘몰라요’로 데뷔한 에이핑크는 섹시 일변도의 걸그룹계에 새로운 바람을 부르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에이핑크는 S.E.S와 핑클에 견줄 수 있는 청순함에 깜찍함과 발랄함을 곁들인 매력이 담긴 ‘마이마이’, ‘허쉬’, ‘미스터 츄’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에이핑크의 성공과 함께 청순 콘셉트를 지향하는 걸그룹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단연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며 대세로 자리매김한 그룹은 여자친구로, ‘파워청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기존 걸그룹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학교 체육복을 연상시키는 의상과 힘이 넘치는 군무가 돋보이는 데뷔곡 ‘유리구슬’로 깊은 인상을 남긴 여자친구는 ‘오늘부터 우리는’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칼군무에 파워를 더했다. 특히 여자친구는 뜀틀 안무와 풍차 돌리기 춤 등으로 음악과 퍼포먼스,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최근에는 학교 3부작의 ‘시간을 달려서’로 무려 음악방송 15관왕을 차지하며 가장 돋보이는 청순 콘셉트의 걸그룹으로 자리잡았다.


1997년 S.E.S와 핑클로부터 시작됐던 청순 콘셉트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던 데서 시작해 깜찍발랄함을 거쳐 파워풀한 청순까지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나오게 될 걸그룹들의 청순 계보가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미디어팀 장우영기자 elnino8919@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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