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로저스
한화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1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에서 전술훈련 도중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는 과연 ‘선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밝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물음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일본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을 오가며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는 아직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되지 않았다. 확실한 1선발로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이는 에스밀 로저스(31)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승(6패)을 따낸 안영명(32)은 김성근 감독의 “밸러스가 잘 잡혔다. 캠프에 있는 투수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좋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자리를 잡은 게 아니기 때문에 경쟁 중”이라고 말할 정도다.

선발 후보는 많다. 프리에이전트(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심수창과 두산에서 방출된 뒤 재기를 노리는 이재우, 2차 드래프트로 입단한 송신영, 수술과 재활 등으로 바쁜 겨울을 보낸 배영수 송은범 이태양 송창식 등에 홍백전에서 연일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잠수함 투수 정대훈이 후보다. 좌완투수 중에는 김용주 김범수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고, 새로 뽑을 외국인 투수 한 명도 선발감으로 찾는 중이다. 투구 밸런스 교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장민재와 김민우 등도 경우에 따라서는 로테이션 합류가 가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에 ‘확실한 선발’로 불릴만한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감독 역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않겠는가”라며 당장은 평가를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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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이 30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 불펜에서 이태양(왼쪽) 배영수에게 투구폼 시범을 보이고 있다. 고치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오히려 FA로 독수리군단에 합류한 정우람 덕분에 불펜이 더 안정돼 보인다. 체인지업 장착에 열을 올리는 권혁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고, 박정진도 불펜 투구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수술 후 재활 막바지에 접어든 윤규진까지 가세하면, 6회 이후에 마운드에 오를 필승조가 구성된다. 신인 사이드암 김재영과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투수 권용우 등도 김 감독의 집중 조련 속에 1군 후보로 성장 중이다.

선발 후보들 중 심수창과 송신영 이재우 등은 1군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송은범도 앞 뒤 모두 가능하고, 구위만 놓고보면 김범수도 좌완 원포인트릴리프로 활용가치가 높다. 다시 말하면,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들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확실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이 구축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올해 한화는 업그레이드 된 벌떼야구를 선보일 수도 있다. 불펜의 안정감이 높아졌기 때문에 선발에서 필승조로 이어주는 롱릴리프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심수창과 송신영, 이재우 등이 김 감독의 선택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재기를 노리거나 재활 중인 선수들이 자기 공을 던진다면 큰 문제 없겠지만, 김 감독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팀을 이끈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에 대거 입성하면서 ‘선발야구로 회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시즌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한화 마운드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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