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오른쪽)가 지난 1일 일본 고치현 시영구장에서 열린 팀 플레이 훈련에서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고치=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착해. 성실하고. 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서 뛴 이유를 알겠더라고.”

한화 김성근 감독이 새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봉 130만 달러를 받고 계약한 로사리오는 지난달 29일 선수단에 합류해 30일부터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시차와 문화적응 등을 고려해 본인의 페이스대로 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눈길을 잡아 당기고 있다. 수비에서는 물음표가 남아있는 게 사실. 하지만 공격력만큼은 기대 해 볼 만 하다는 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의견이다.

로사리오의 최대 강점은 ‘듣는 귀’를 가졌다는 것.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콧대가 높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첫 인사 때부터 날려보냈다. 그는 선수들에게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새로 왔지만 가족 중에 막내라고 생각하고 어떤 얘기든 기탄없이 해달라. 한국야구에 대해 (에스밀) 로저스에게 전해 들었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다. 나도 동료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수비 포메이션 때에는 한 동작이 끝나면 바바 토시후미 코치에게 잘못된 부분은 없었는지, 사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등을 물어보며 곧바로 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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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지난 1일 일본 고치현 시영구장 서브 그라운드에서 3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데다 밝은 성격이라, 훈련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라이브배팅처럼 이어지는 팀 플레이 훈련 때에는 좌중간을 꿰뚫는 타구를 보낸 후 홈까지 전력질주 해 슬라이딩까지 했다. 지켜보던 한화 선수들은 큰 웃음과 함께 박수갈채를 보냈고, 로사리오도 두 팔을 활짝 벌리며 환하게 웃었다. 아시아 야구 경험이 없는 외국인 선수는 장시간 이어지는 훈련에 불만을 표할 때도 있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로저스와 함께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밝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김 감독은 “참 착한 선수다. 외국인 선수는 훈련시간이 길면 불평을 하곤 한다. 하지만 묵묵히 훈련을 소화하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진심을 담아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도미니카 출신의 외국인 투수 영상을 보여줬더니 단 번에 알아보고는 장단점을 얘기하더라. 보통은 장점만 얘기할텐데, ‘이런 부분은 단점입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프로 선수의 기준이 명확한 친구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스로 “담장 뒤로 타구를 보내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밝힌 로사리오는 실제 타격훈련에서 라인드라이브로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보였다. 임팩트 순간 공에 체중을 싣는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는 게 선수들의 평가. 스트라이크존이나 투수의 유인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봐야하지만, 장타 갈증을 씻어낼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수비에서는 장단점이 엇갈렸다. 3루수로 콜로라도와 계약했지만 커리어 대부분을 포수로 뛴 탓에 풋워크나 송구 등에 실수가 종종 나왔다. 하지만 태그 플레이 상황에 송구를 하면, 받는 선수가 바로 태그할 수 있도록 낮게 던지려고 애쓰는 모습은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1루에서는 경쟁자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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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조인성(왼쪽)이 30일 일본 고치현에 위치한 시영구장에서 로사리오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치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김 감독은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더니 ‘웨이트트레이닝 할 시간을 좀 주십시오’하더라. 시설이 열악해 직접 보고 괜찮으면 하라고 얘기했더니 곧바로 웨이트를 시작하더라.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구나 싶었다. 어린 나이에 트리플A도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 선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사리오가 3루수로 뛸 수 있으면, 팀 타선이 어마어마하게 바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팀 합류 사흘 만에 ‘복덩이’로 떠오른 로사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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