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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혜리가 아닌 덕선이를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 제일 좋았어요!”
전국에 복고 열풍을 불러 일으킨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끝난지도 벌써 1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열기는 식지 않았다. 특히 캐스팅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는 첫방송만으로도 자신을 향한 우려를 한번에 날려버리며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큰 사랑을 받으면서 끝나 기쁘고 시원 섭섭하다.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하시는 것을 보니 그래도 내가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실 실제 혜리와 덕선은 많이 닮았다. 신원호 PD는 혜리조차 미처 깨닫지 못한 모습을 덕선에게 투영시켰다. 혜리는 “많은 부분이 닿아 있었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내가 의식하지 않은 모습까지 끄집어 내셨다”고 전했다. 서로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해서 덕선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너랑 비슷해서 편하겠다’는 말이 속상했다. 내가 의식하는 내모습이 덕선이 아니고 내가 덕선이의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내 무의식적인 행동이나 관찰된 모습이 덕선이랑 비슷한데 그것을 알아가고 찾아가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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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7개월 동안 덕선으로 살았기에 극 중 선택에 대한 고민은 누구보다 컸다. “드라마 특성상 모든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결과는 만들기 힘들다. 나 역시 계속 궁금했다”던 그는 “후반부에 가서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혼란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좀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하게는 중요했다. 사실 나는 덕선이가 가장 행복하길 바랐다. 무엇이 맞다 틀리다 보다 택이는 선우와 정환과는 달리 덕선이 주체가 돼 먼저 좋아한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점 같다. 시작 자체가 둘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러 작품을 경험한 혜리지만 ‘응팔’을 통해 확실히 연기자로서의 가능성과 능력을 입증했다. “시작하는 단계인데 전혀 몰랐던 혜리가 100이 있다면 이제 5정도 한거 같다. 알면 알수록 힘들다고 하는데 아직은 재밌고 신기한 마음이 크다. 사실 이런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기 힘들다. 나 혼자 하는 일은 없다. 많은 도움과 배움을 받고 많은 분들이 힘 써주셔서 좋은 작품이 나왔다.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선배 배우들이 이야기하는 웃음과 울음을 드리고 싶다는 말을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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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중에게 ‘덕선’의 모습이 가장 깊게 자리잡은 혜리지만 앞서 가요계와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해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화려하고 섹시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걸그룹 걸스데이와는 전혀 다른 노 메이크업과 우악스러운 여고생의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이런 반전이 있어야 가수 혜리로서도 살 수 있다. 얽매이면 연기자로는 힘들다. 깬다는 것이 어렵지만 당연히 깨야하는 부분이었다. 캐릭터에 맞아 화장을 하지 않았고 시대에 맞게 표현했다”고 전했다.
사실 촬영과 걸스데이 활동 시기가 겹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고 ‘응팔’ 후에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바쁘게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걸스데이가 안 돼고 혼자 주목 받으면 마음이 안 좋을 수 있는데 지금은 둘 다 잘돼서 좋다. 사실 ‘진짜사나이’ 전 예능을 나가본 적이 많이 없어 민아 언니가 부럽기도 했다. 화제가 된 애교도 사실 애교가 아니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귀엽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연기자, 가수, 예능 등 세가지 매력이 다 다르다. ‘응팔’을 하면서 노래로 그 시대 감성을 느꼈는데 걸스데이도 시대를 보여주고 생각나게 하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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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수와 배우 어떤 수식어도 어울리는 혜리의 다음 모습은 무엇일까. 연기력 논란을 ‘응팔’로 날려버린 그가 ‘덕선’이란 이미지를 어떻게 날려버릴지 궁금해졌다.
“당연히 어려울 것 같은데 하다보면 될 거 같아요(웃음). 사실 아직 작품을 들어간 게 아니라 깊은 고민을 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에요. 많은 분들이 여전히 덕선이로 봐주시고 나 역시 아직도 덕선에 대한 마음이 커요. 어떤 연기나 배역을 하든 마음 맞는 분과 하고 싶어요. 작은 역이라도 캐릭터에 애정이 있는 감독님과 작품을 하고 싶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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