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샤울라거 바젤, 사치 런던, 슈파이어 컬렉션, 마굴리스 컬렉션 등 세계 유수 미술기관 소장 작가 막스 프리징거(Max Frisinger, 36)의 개인전이 압구정동 갤러리바톤에서 막을 올린다.


1월 27일∼3월 4일 진행되는 '가데스 오브 인더스트리(Goddess of Industry)'전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에 대한 진지한 관찰과 이를 기반으로 완성된 설치 작업과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다.

▲막스 프리징거, 'Blackout'. 246 x 273 x 105 cm, 혼합재료,2011.

갤러리바톤 전시에는 작가가 수집한 주철 라디에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수의 조형물과 산업용 자재, LED(발광다이오드)를 결합한 평면 작업이 관객에게 소개된다.


특히 장소 특정적인 중대형 설치물에 주력해 오던 작가의 과거작품과 비교했을 때, 라디에이터 시리즈는 기초가 되는 재료의 물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양감의 조절을 통해 조각 작품의 형질을 적극적으로 빌려온 것이 눈길을 모은다.


독일 출신 작가 막스는 수집한 사물을 대리석 등 일반적인 미술 소재로 간주하고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구식의 주철 라디에이터 깃들어 있는 엄격한 조형미, 양감의 절제된 반복, 무게감 등에 매혹된 작가는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 원석을 가공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여기에 라디에이터의 조형적 특질을 최대한 살리면서 용도적 가치가 소멸된 공산품에 내재된 조형적 아름다움을 되살리고 부각시켰다.


▲막스 프리징거, 'Relay'. 105,7 x 84,3 x 9,5cm, 금속, 나무, LED, 2015.

또한 조각 형태의 최종 결과물은 반짝임과 녹슮, 소멸과 탄생, 부분과 전체 등 양면적인 요소가 공존하는 형태를 보이며 사물의 가치와 그에 연계된 조형미의 영속성 그리고 기계적 풍미의 미적 발현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우리에게 준다.


한편 조각 작업과 함께 공개하는 평면 작업에는 작가의 일상적인 오브제에 내포된 미적 요소가 사물의 기능적 수명과는 무관하게 존재할 수 있고, 작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새로운 존재 가치의 생성과 확장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특히 작가의 개입으로 돌릴 수 없는 단계에 다다르게 된 공산품이 역설적으로 개별성을 부여받고 감상의 객체로 재탄생하도록 함으로써 현대적 개념에서의 미술과 일상의 경계, 그 확장성에 대한 진지한 담론을 제공한다.


wangp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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