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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개입해야지.”
지난 5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깊숙히 개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김 감독의 훈련을 한 번 겪어본 선수들이 겨우내 개인훈련을 소화하며 캠프를 대비한 것도 훈련 밀도를 높이겠다고 마음먹은 배경이 됐다. 김 감독은 “나 스스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답을 찾았다.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밝혀, 한층 더 강도높은 훈련이 예상됐다.
25일 고치 동부구장과 시영구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지난해만큼 힘들어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해 땀 범벅에 흙투성이가 된 선수들의 사진이 회자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아주 양호한 상태였다. 한화 관계자는 “캠프를 시작한지 열흘 정도 지났는데, 올해는 확실히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왔다. 힘들어는 하지만, 지난해만큼 많이 지쳐 보이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대신 김 감독이 동분서주 했다. 한화 훈련은 보통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지는데, 김 감독은 구장 두 곳을 오가며 투수와 타자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오전에 동부구장에서는 불펜 투구를 하는 투수들을 한 명 한 명 세심히 관찰했다. 오후에는 시영구장으로 옮겨 타자들의 타격폼을 세세히 살폈다. 투수와 야수 모두 “하체를 써야 한다”가 공통된 주제였다. 2년차 좌완 투수 김범수에게는 왼발에 모든 체중을 싣고 버틸 수 있도록 오른쪽에서 미는 동작까지 취했다. 2012년 한화에 투수로 지명됐다 방출된 뒤 군복무를 마치고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야수로 전향해 육성선수로 재입단한 김원석에게는 직접 시연까지 보이며 “하체를 활용해야 부드러운 스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우 등 베테랑 투수나 이용규 등 베테랑 야수들에게도 하체를 활용하라는 주문을 똑같이 했다. 김 감독은 “하체는 야구의 기본 중에 기본 아닌가. 투구든 스윙이든 팔로만 해서는 힘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투구나 타격이나 하체를 활용해 부드럽게 상체 운동으로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공을 치거나 채는 순간에는 엄청난 악력을 배트나 공에 실어야 한다. 김 감독은 “그래서 야구가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5시가 넘어 훈련이 끝나갈 무렵. 김 감독은 보조구장에서 팀 플레이 훈련 때 유심히 지켜보던 주현상과 신성현에게 내야 펑고를 치기 시작했다. 오전에 외야수들에게 펑고를 치며 “다리가 따라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던 김 감독은 내야수들에게도 똑같은 주문을 했다. 24시간이 모자란 김 감독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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