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남풍'이 거센 충무로에 빛나는 '여배우' 보석들이 보이고 있다. 바로 한예종 출신 여배우 5인방(김고은, 박소담, 임지연, 한예리, 이유영)이 그들이다. 이들은 데뷔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연기력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며 앞으로 한국 여배우 계보를 이어갈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크린 뿐 아니라 안방극장에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대중성을 확보해가고 있는 김고은, 박소담, 임지연, 한예리, 이유영 5인의 매력이 무엇인지, 필모그래피를 통해 살펴봤다.


▲ 김고은, 은교에서 홍설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


김고은은 지난 2012년 소설가 박범신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은교'에서 여주인공 한은교 역을 맡아 파격적인 노출과 순수함과 농염함을 넘나드는 뛰어난 연기로 주목받았다. 신인이라고 믿기 힘든 그의 파격 연기는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결국 김고은은 그해 제49회 대종상영화제와 제3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모두 신인여우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은교' 이후 김고은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 독특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몬스터'에서는 광녀 역할을 맡아 또 한 번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으며 '차이나타운'에서는 청부살인업자에게 길러진 고독한 소녀 일역 역을 맡아 깊은 내면연기를 선보였다. '협녀, 칼의 기억'에서는 무협장르에 도전해 뛰어난 무술 연기를 보여줬고, 가장 최근 개봉한 '성난 변호사'에서는 검사 역할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김고은의 진가는 현재 인기리에 방송중인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나타나고 있다. 방송 전 캐스팅 단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주인공 홍설 역에 김고은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치인트' 치어머니(치인트 시어머니)들은 기대보다는 의구심을 먼저 가졌다. 하지만 현재 김고은은 이런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고 오히려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금까지 스크린에서 보여준 강렬하고 위협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수하고 애교 많은 여대생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고은은 이제야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은 듯하다.


▲ 박소담, 조선의 눈을 가진 도화지 같은 배우


김고은과 동갑내기 배우 박소담은 지난해 개봉해 5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악령에 씌인 소녀 영신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보여 주목받으며 지난해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검은 사제들'로 주목받았지만 사실 박소담은 지난 2013년부터 다양한 단편영화와 상업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올린 뚝심 있는 배우다.


충무로 연출자들도 이런 박소담의 매력을 단번에 알아챘다. '사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박소담의 눈을 보고 '네가 조선의 눈이다'라고 말했으며 '베테랑' 류승완 감독은 "무의 느낌이 있어서 다양한 것을 그려낼 수 있는 도화지 같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귀여운 막춤과 소담한 노래실력을 선보이며 친근함을 안긴 박소담은 지난 21일부터 연극 '렛미인'을 통해 대중 앞에서 직접 자신의 연기를 선보여 호평받고 있다.


▲ 임지연, 뚝심으로 얻은 여배우 타이틀


임지연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뚝심으로 지금까지 온 배우다. 무대예술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따라 어려서부터 연극, 뮤지컬을 보러 다니며 자연스레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된 임지연은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진학한다. 한예종 재학 시절부터 꾸준히 연극과 단편영화에 출연하던 임지연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김윤석과 엄정화가 소속돼 있던 소속사에 무작정 프로필을 들고 찾아갔다가 대표까지 만나게 되고 회사는 임지연의 가능성을 보고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얼마 후 그는 김대우 감독의 영화 '인간중독'에 캐스팅 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인간중독'에서 임지연이 맡은 역할은 남편(온주완 분)을 두고 남편의 상사(송승헌 분)와 사랑에 빠지는 신인으로서는 다소 어려운 감정선을 지닌 배역이었다. 또한 이 역할은 수위 높은 노출신으로 개봉전부터 시선이 집중됐다. 임지연은 인터뷰에서 노출신에 대해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데뷔작으로 19금 영화를 하게 되면 다른 작품 하기 쉽지 않겠냐고. 베드신을 처음부터 찍으면 다른 역할 맡기 쉽지 않을 거라고. 그런가요? 오히려 저는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처음부터 저는 가흔이라는 여자가 되고 싶었어요"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인간중독'은 손익분기점을 넘진 못했지만 임지연은 그 해 이 작품으로 부일영화상 신인 여자연기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및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대중에게 자신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후 임지연은 SBS 드라마 '상류사회'에서 고졸 출신의 유민그룹 백화점 푸드마켓 직원 이지이 역을 맡아 허당 매력을 선사하며 전작과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또한 SBS '정글의 법칙'에서는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털털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얻었다. 현재 그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있다.


▲ 한예리, 한국의 미를 겸비한 반전 매력 여배우


최근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척사광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긴 한예리. 한예리는 원래 무용학도로 한예종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했지만 재학 시절 단편영화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본격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배우 한예리의 매력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보기 시작했다. 2008년과 2010년 각각 출연한 영화 '기린과 아프리카'와 '백년해로외전'으로 미쟝센 단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것. 이후 2013년 개봉한 한국 영화 '코리아'를 통해 그래 제49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에도 자신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한예리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작품은 바로 영화 '해무'다. 조선족 여자로 분해 실제 조선족 같은 사투리 연기와 박유천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한예리는 최근 19금 로맨틱코미디 '극적인 하룻밤'을 차기작으로 선택해 180도 달라진 이미지를 보여줬다.


한예리는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자신의 본업이던 한국무용을 주제로 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한예리는 동료들과 함께 '복맞이 소고춤', '살풀이춤', '춘앵무' 등 다양한 춤을 선보이며 그간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며 매력 하나를 추가했다.


▲ 이유영, 신인상 휩쓸며 나타난 팔색조 여배우


이유영은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사가 되기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자격증을 따 바로 일을 시작한 특별한 이력을 지녔다. 그러던 중 가슴 한켠에 묻어둔 연기자의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들어간 대학이 바로 한예종이었다. 이유영은 재학 중이던 지난 2014년 출연한 저예산 예술 영화 '봄'으로 밀라노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밀라노 영화제를 시작으로 이유영은 2015년에 열린 '올해의 영화상', '부일영화상',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간신)에서 모두 신인상을 수상하며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버린다.


영화 '간신'에서는 임지연과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를 선보이며 이유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충무로와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으며 이후 출연한 영화 '그놈이다'에서는 타인의 죽음을 미리 볼 수 있는 예지력을 가진 시은 역을 맡아 미스터리한 모습을 표출하며 연기폭이 넓은 배우임을 입증했다.


또한 이유영은 얼마 전 출연한 KBS2 '해피투게더 시즌3'에서 허당 매력과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알고 싶은 '볼매' 여배우로 거듭났다.


뉴미디어팀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DB, SBS, 신시컴퍼니 제공,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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