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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해 11월 미얀마전에 앞서 이재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쿠웨이트에 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격 정지 징계로 ‘슈틸리케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일찌감치 최종 예선 체제에 돌입,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FIFA는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체육 관련 법률이 정부의 체육 단체 행정개입을 가능하도록 했다는 혐의로 쿠웨이트축구협회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 지난해 11월 치르지 못한 미얀마전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쿠웨이트의 0-3 몰수패를 결정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2차 예선 3경기를 남겨둬 G조에서 한국(승점 18)을 8점 차로 쫓으며 산술적으로 1위 가능성이 있었던 쿠웨이트가 몰수패를 당해 한국은 조 1위를 조기에 확정했다. 레바논이 승점 10이긴 하나 2경기를 남겨뒀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3월 24일(레바논)과 29일(쿠웨이트) 안방에서 예정된 나머지 2경기 부담을 덜게 됐다. 만약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쿠웨이트가 그때까지 징계가 풀리지 않으면 몰수승을 거두게 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이란 일본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 최종예선 상대 전력 분석에 더 집중할 여력을 마련했다. 더불어 손흥민 이청용 등 주전 경쟁에 어려워하는 일부 유럽파를 무리하게 차출하지 않아도 된다. 그간 대표팀을 오가며 피로를 느껴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는데, 상황에 따라 소속팀에 집중하도록 배려할지 관심사다. 대신 2차 예선에서 실험하지 못한 새 얼굴도 실전에서 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쿠웨이트 징계가 한국에 달콤한 보약만 주는 건 아니다. 이제까지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부임 이후 짧은 소집 기간으로 주력 요원의 발을 맞출 기회가 적은 점을 호소했다. 경기 중요도와 관계없이 정예 멤버를 대거 소집한 이유다. 쿠웨이트전이 취소되면 소중한 A매치 한 경기를 잃게 되는 셈이다.

대한축구협회도 경기 입장료 및 프로모션 수입 등 각종 A매치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조준헌 축구협회 미디어팀장은 “FIFA 측에 쿠웨이트전 시행 여부와 관련해 이르게 답을 줄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다”며 “경기가 취소되면 친선 경기 일정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만약 뒤늦게 답이 오면 광고나 티켓 프로모션 등 협회 입장에서도 손실이 막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FIFA에서 답을 하더라도 친선 경기 상대를 물색하는 게 쉽지 않다. 대체로 각국 축구협회는 연간 A매치 상대에 대해 사전에 협의해 확정한다. 조 팀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상대 팀 잡기가 쉽지 않다.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도 유로 예선 등 A매치 데이 일정이 대체로 잡혀 있다. 제한적이긴 하나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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