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라미란. 요즘 가장 행복한 배우 중 한 명이 아닐까? 시청률 17%(닐슨코리아 기준)에 육박하며 대세 드라마로 자리잡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최근 개봉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위치한 영화 '히말라야'와 '대호'에 모두 출연하며 대세 배우임을 입증하고 있다.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꾸준히 연기하며 인지도를 쌓아온 라미란은 어떻게 2015년 대세 배우로 떠올랐을까. 필모그래피를 통해 그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연극과 뮤지컬 배우 활동을 하던 라미란은 지난 2005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하며 스크린에 데뷔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간통으로 옥살이를 하며 마녀(고수희 분)에게 목욕탕에서 성폭행을 당한 후 오열하는 ‘오수희’ 역의 배우가 바로 라미란이다. 그녀는 데뷔작부터 노출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주었다.


이후 라미란은 크고 작은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줄곧 상업영화에 출연해온 라미란은 지난 2011년 개봉한 독립영화 '댄스타운'의 주연을 맡으며 연기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남한 사회에서 차별당하는 탈북 여성을 연기한 라미란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여자배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댄스타운'의 수상 이후 각종 영화에 주‧조연으로 잇따라 캐스팅되며 더욱 화려한 영화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라미란은 2013년 영화 '소원'으로 '제34회 청룡영화상'과 '제5회 올해의 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명품배우 대열에 합류한다.


라미란은 스크린 뿐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맹활약했다. 지난 2009년 방송된 MBC 드라마 '신데렐라맨'을 시작으로 '패션왕', '더킹투하츠', '막돼먹은 영애씨', '수상한 가정부'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알린 라미란은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에도 출연해 숨겨왔던 예능감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현재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찰진 생활 밀착형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의 신원호 PD는 라미란에 대해 "라미란 연기엔 일상성이 살아있다. 한마디로 생활연기가 참 훌륭한 배우"라며 "그렇다고 애드리브를 남발하거나 웃기려고만 하는 것도 아니다. 기본은 대본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그 어떤 배우보다도 대본을 정확히 지키며 연기하려고 하는데 적재적소에 절묘한 애드리브를 곁들인다. 그것이 과도하지 않고 유려하다"고 극찬했다.


이렇듯 많은 작품에 출연하다보니 어느 순간 라미란에게는 '박리다매'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에 대해 라미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두렵긴 하다. 너무 다양한 캐릭터를 하니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봐. 하지만 그 사람의 몫에 맞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결심엔 변함이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라미란은 과거 연기 철학을 묻는 질문에 "내 인생을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기 위해 일부러 무엇을 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삶에서 체득되는 경험, 사람, 일상, 감정들이 내 연기의 주연료"라고 말했다.


그녀는 데뷔 이후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에 충실해왔다. 그러는 사이 꽃봉오리 안에 숨겨져 있던 연기력은 어느덧 만개해 '라미란=작품을 빛나게 해주는 명품배우'로 만들어주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라미란은 자신의 연기 철학대로 인생을 잘 살고 있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무궁무진한 연기 변신이 기대 된다.


뉴미디어팀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사진=각 방송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친절한금자씨', '댄스타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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