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컷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심리적으로 앓고 있는 병 한가지 없는 현대인이 있을까? 가볍든 심하든 심리적 질환 하나씩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있다. 웃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도 웃고, 슬프지 않은데도 울어야하는 연예인들은 어떨까? 우리에게 눈물과 웃음을 주는 연예인들에게 심리적인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지난 주 시작된 신은경 논란은 이번 주 들어 더욱 확산됐다. ‘리얼스토리 눈’과 일부 매체를 통해 본인이 직접 심경을 털어놓았지만, 공감보다는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신은경 측은 “인터뷰에 신은경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실 문제는 대중과 신은경 사이에 온도차다. “아이를 8년에 두 번 만났다”는 말에서 대중이 격분한 것은 횟수 때문이 아니라 자기 뱃속으로 낳은 아이를 그렇게 오랫동안 돌보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다. 신은경의 인터뷰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대의 말에 반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그의 말에 공감하지 못했다.

따지고보면 신은경 뿐 아니다. 연예인들은 대중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기 힘들다. 토크쇼나 인터뷰에서 딴에는 진실되기 말한다고 했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집앞 슈퍼 한 번 나가기 힘든 인기 연예인들은 자신의 삶이 일반 대중과 얼마나 많이 다른지 짐작하기 힘들다. 특히 소속사의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연예인일수록 더할 수밖에 없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던 것이 프랑스 시민의 염장을 그렇게 지를 줄 알고 말했을까? 자기의 삶이 다른 사람과 얼마나 다른지 모르고 한 얘기다.

정형돈
최근 심리적인 문제로 모든 방송을 하차한 정형돈. 사진|영상캡처

그래서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소속 연예인의 몸만큼 정신도 좀 관리해달라고. 연예계는 부침이 심한 분야다.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배우가 그 인기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경쟁이 심한 곳이다보니 뒷말도 많다. 한 방송관계자는 톱스타였다가 현재는 인기가 많이 떨어진 남자배우 A가 “아직도 자기 위치를 모른다”며 황당해했다. 한 작품으로 톱을 찍었던 연기자는 자기가 계속해서 그런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하지만 벌이가 늘어나면서 커졌던 씀씀이를 줄이는 것만큼, 자기가 받던 대접이 달라지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욕할 일만이 아니다. 재미없어도 웃어야하고, 안 슬퍼도 울어야하는 연예인들은 자신의 진짜 감정을 모르게 될 때가 많고, 무엇보다 인기가 점점 떨어지는 것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러면서 점점 일반적인 삶과 멀어진다. 배우들은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하고, 가수들은 죽을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고 하지만, 대중의 선택이 없다면 언젠가 자신의 일을 할 수 없는 날이 온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언젠가 올지도 모를 그 날을 위해서라도 준비가 필요하다. 인기와 외모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심리적으로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노력도 고려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모만큼, 정신도 ‘관리’가 필요하다.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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