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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협회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우연일까 필연일까?

최근 LoL e스포츠의 방송 중계권 갈등을 보고 있으면 지난 2007년 스타크래프트 시절 중계권 싸움이 치열하던 그때가 오버랩되는 것은 e스포츠를 오랜 기간 즐겨온 팬들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법하다. 과거와 다른 것은 이제는 OGN 홀로 싸우고 있다는 것일 뿐이다.

지난 2007년초 한국 e스포츠 협회(이하 협회)는 IEG(현 에이클라)와 중계권 계약을 맺으면서 당시 온게임넷(현 OGN)과 MBC게임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중계권 문제는 결국 일부 비용을 방송사에게 다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e스포츠 업계에 지속적인 갈등의 원인이 됐다. 2010년 블리자드사와의 중계권 갈등을 겪은 협회는 국내 팬들로부터도 질타를 받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이제 다시 LoL e스포츠가 그러한 위기에 놓였다. 겉으로는 OGN과 라이엇게임즈의 갈등이지만 그 내부를 보면 과거와 다르지 않다. 협회가 내놓은 성명문을 보면 e스포츠 협회는 라이엇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더구나 협회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작한 라이엇 게임즈가 사실상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라며 협회의 권한마저도 포기한 듯한 인상을 남기면서 말이다.

중계권 싸움의 안을 보면 모든 문제가 돈으로 귀결된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 광안리 10만 관중에 힘입어 콘텐츠 가치가 높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게임단을 운영하는 주체인 기업들이 모인 협회는 콘텐츠의 가치는 높아지는 만큼 선수들의 연봉이 인상돼 팀 운영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e스포츠 판에서 그나마 돈을 벌고 있는 곳이 방송국이었다. 이를 확인한 협회는 방송사를 압박해 비용을 지급하길 원했고, 그 방식을 중계권이라는 방식으로 풀었다. 그리고 그 중계권을 대행해 이익을 챙겨야하는 IEG는 이러한 문제를 부추겼다.

이러한 관계는 현 LoL e스포츠에 그대로 적용된다. 외적으로 라이엇게임즈와 OGN의 싸움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것이 협회다. 협회는 지속적으로 OGN에 협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롤드컵의 성공과 글로벌 시장에서 LoL 선수 연봉이 높아지면서 팀들은 팀 운영에 압박을 느끼고 있다. OGN은 제작비 일부(제작비의 20%정도)를 협회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OGN이 협회에 지불하는 비용은 연간 4억원 수준으로 생각보다 크지 않다. 협회는 결국 스포TV라는 우군을 끌어들여 OGN을 압박하는 것을 결정했다. OGN과의 갈등 관계에서 새로운 방송국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라이엇게임즈와 이해관계가 맞은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숨은 그림이 있다. 스포TV의 모회사가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 중계권을 만들기를 원했고 꾸준하게 협회를 자극해왔던 IEG 현 에이클라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갈등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번 협상이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나던 앞으로 LoL e스포츠 콘텐츠를 둔 치열한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고 e스포츠 성장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하나 더 협회는 게임단을 운영하는 팀과 선수들을 보호하고 한국 e스포츠 발전을 이뤄야할 의무를 가진 단체다. 하지만 협회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작한 라이엇 게임즈가 사실상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단언하면 라이엇게임즈와 갈등 관계에 있을때 어떻게 게임단과 선수를 보호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된 LCK에 대한 상표권을 비롯해 모든 권리가 라이엇게임즈에게만 있다면 협회는 더이상 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의 LoL에 열정을 쏟아서는 안된다. 라이엇게임즈만을 위한 e스포츠에 한국 e스포츠 협회가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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