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2015년 올해 들어 가요계에는 음원 차트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들어오는 일명 ‘역주행’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뒤늦게 화제가 되거나 ‘직캠’ 등의 다른 형태로 인기를 모으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음원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재평가 받는 사례가 많아졌다.


최근 역주행 사례로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가 있다. 지난달 29일 SBS ‘인기가요’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트와이스는 JYP가 5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미 지난 5월 방송된 엠넷 ‘식스틴’을 통해 멤버 선발 과정과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트와이스는 데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화제성 때문에 데뷔와 동시에 높은 음원 성적을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지난 10월 20일 ‘더 스토리 비긴즈(THE STORY BEGINS)’가 발매되자 트와이스의 데뷔곡 ‘우아하게’는 멜론 실시간 차트 18위, 주간 차트에서는 57위로 진입에 성공하며 매일 신곡들이 쏟아져 나오는 음원차트에 안착했다. 이어 11월 첫째주 주간차트 23위로 올라섰고, 11월 10일에는 일간차트 17위를 기록했다. 실시간 최고 차트는 13위까지 올라선 바 있다. 여기에 한터차트 기준 트와이스의 데뷔 앨범은 초동 약 8000여장이 판매됐다.


트와이스의 역주행 포인트는 다른 어떤 것들의 작용이 없었다는 데 있다. 트와이스의 ‘직캠’이 SNS 등에서 화제를 모은 것도 아니고, 방송 무대에서 넘어지거나 하는 사고도 없었다.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인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바는 있지만 출연 당시에는 이미 활동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다.


특히 아이유, 지코, 에프엑스, 신승훈, 빅스 등 음원 강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이뤄낸 것이라 더욱 값졌다. 야금야금 역주행을 선보인 트와이스는 ‘태풍의 눈’으로 발전해 어느새 신인상 후보에도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올해 두드러진 역주행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걸그룹으로는 트와이스 외에도 여자친구가 있다. 지난 9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여자친구가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SBS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펼친 무대가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날 비가 내려 무대가 미끄러웠던 탓에 여자친구 멤버들은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였고, 유주는 5번이나 넘어지고도 일어나 끝까지 밝은 표정으로 무대를 소화해 찬사를 받았다.


외신도 여자친구의 투혼을 집중 보도했다. 미국 타임지, 빌보드지와 영국 데일리 메일, 미러 등 유수의 매체들이 해당 영상과 함께 여자친구를 소개했다.


일명 ‘꽈당 직캠’으로 여자친구의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오늘부터 우리는’은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역주행하며 실시간 음원차트 10위권에 재진입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450만건을 넘어섰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여자친구는 그대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소녀스러운 노랫말에 파워풀한 칼군무로 ‘파워청순’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독보적인 콘셉트와 직캠 효과를 업고 대중의 호감과 인지도로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역주행’은 걸그룹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백아연의 경우도 그런데, 약 2년 간 공백기를 견디며 슬럼프를 겪던 백아연은 자신의 경험담을 가사로 쓴 자작곡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를 지난 5월 발표했다. 디지털 싱글이었고, 특별한 방송활동도 없었다.


그런데 약 3주가 흐른 뒤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단숨에 음원차트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심지어 음원 정상을 굳건히 지키던 빅뱅과 엑소 등을 밀어내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백아연은 ‘강제 소환’됐다. 예정에 없던 음악 방송에 출연하게 된 백아연은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 무대로 찬사를 받았다.


백아연의 역주행 비결은 공감이 가는 가사가 큰 힘을 보탰다. 지난 1월 썸탔던 남성에게 상처를 받고 썼다는 이 곡은 “이럴거면 바래다주었던 그날 밤 넌 나를 안아주지 말았어야지”, “혹시나 하며 올린 우리 이야기에 좋아요 누르지 말지 괜히 기대하게” 등 솔직한 가사로 많은 공감을 샀다.


‘역주행’이라면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EXID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한 행사 무대에 오른 하니의 직캠으로 역주행을 시작한 EXID는 지난해 12월24일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방송에도 강제소환돼 기어이 1위를 차지했다. 역주행으로 추진력을 마련한 EXID는 지난 4월 ‘아예’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와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를 제치고 음악방송 1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달 18일 디지털 싱글 ‘핫핑크’를 들고 컴백하면서 여전한 걸크러쉬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뉴미디어팀 장우영기자 elnino8919@sportsseoul.com


사진=이주상 최승섭기자 rainbow@sportsseoul.com,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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