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토트넘 손흥민.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슈틸리케호’ 합류는 고비가 아닌 보약이었다. 축구대표팀이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연전을 마치고 돌아간 해외파 태극전사들이 골과 도움 등 맹활약을 펼치며 상승세를 그려나갔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잘 한 선수들이 돌아가서도 잘 했다. 슈틸리케호 선순환 효과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대표팀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두 선수가 23일(한국시간) 나란히 날았다. 특히 반가운 선수는 ‘손샤인’ 손흥민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그는 이날 영국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15~2016시즌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39분까지 84분간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고 프리미어리그 첫 도움까지 올렸다. 토트넘은 4-1 대승을 챙기면서 최근 프리미어리그 12경기 무패(6승6무)로 질주하고 있다. 그 가운데 손흥민 입단 이후 시즌 첫 승을 포함, 6승3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승점 24로 선두 레스터 시티(승점28)에 불과 4점 뒤진 5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날 활약이 손흥민에게 깊은 의미를 갖는 이유가 있다. 지난 9월27일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왼쪽 족저근막 손상으로 재활에 전념했던 손흥민이 57일 만에 처음으로 소속팀 경기에서 선발 출격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에서 주로 교체투입된 그는 변함 없는 기량에도 “부상 부위가 조금 신경 쓰인다”는 말을 곧잘 했다. 하지만 웨스트햄전 84분 소화는 그가 족저근막 부상에서 거의 돌아왔음을 알리는 청신호나 다름 없다. 손흥민은 벤치로 들어가기 직전인 후반 33분 아크 앞 짧은 패스로 카일 워커 쐐기골을 어시스트, 프리미어리그 첫 도움까지 기록했다. 그는 지난 9월 라오스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 홈 경기 해트트릭 이후 토트넘에서 3골을 기록하고 밝게 웃었다. 이번 웨스트햄전을 앞두고도 17일 라오스 원정 멀티골을 작렬시켜 부상 뒤 주춤했던 컨디션을 끌어올렸는데, 그 효과가 소속팀 복귀 뒤 첫 경기에서 이어졌다.

원톱 석현준도 라오스 원정 효과를 톡톡히 봤다. 포르투갈 1부리그 비토리아 세투발에서 뛰는 그는 포르투갈 FA컵 4라운드 카사 피아전에서 후반 26분 선제결승포를 터트렸다. 올시즌 초반 프로투갈 정규리그 6경기에서 5골을 넣어 득점 2위까지 치솟았던 석현준은 이후 상대 극심한 견제로 침묵 중이었다. 라오스 원정에서 맛 본 A매치 2호골이 그를 깨웠다. 포르투갈 무대 6호골을 쏘면서 2년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위해 전진했다. 포르투갈 언론은 이날 석현준이 마인츠 등 독일 구단 영입 제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자철, 기성용, 김진수도 주말에 웃었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소속 구자철은 22일 끝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시즌 3호골을 넣으며 팀 4-0 대승에 공헌했고, 잉글랜드 스완지 시티 기성용도 피곤한 가운데 힘을 내며 같은 날 본머스전 풀타임을 뛰었다. 시즌 초 소속팀 호펜하임 내 입지가 좁아졌던 레프트백 김진수는 23일 헤르타 베를린전에서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알렸다. 유럽파는 아니지만 중국 광저우 헝다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지난 주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차전 1-0 승리에 공헌, 우승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4명 역시 라오스전에 선발로 나섰다.

일반적으로 해외파들이 한국을 짧은 시간 오가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소속팀은 A매치에 따른 피로 누적을 걱정하고, 선수들도 피곤함을 굳이 숨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태극전사들은 ‘슈틸리케호’에서 뭔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찾아 돌아간다. 대표팀 관계자는 “얼마 전 지동원이 뛰는 아우크스부르크 단장도 ‘지동원을 살려줘 슈틸리케 감독에게 고맙다’고 하지 않았나. 복귀 뒤 첫 경기에서 다들 좋은 플레이를 펼쳐 슈틸리케 감독도 좋아할 것이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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