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의 알고보는 프리미어12

[SS포토] \'프리미어 12\' 댄 블랙, kt 위즈에서 봤던 그 스윙!
한국프로야구 kt 위즈에서 활약했던 댄 블랙이 미국 야구대표팀의 일원으로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 참가해 7회 타격하고 있다. 2015.11.11. 타오위안(대만)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타이베이=스포츠서울 안치용 객원기자] 이제 예선리그는 멕시코와 미국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제압하면, 멕시코전까지는 수월하게 치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지에서 본 중남미 국가들의 전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살짝 긴장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본만 지키면 어렵지 않게 8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4일 맞붙을 멕시코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B조 국가 중 가장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11일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9회초 동점을 이뤄내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백네트 뒤에서 유심히 지켜보면서 ‘야구를 참 진지하게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플레이 하나 하나에 매우 집중하는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기를 치를수록 짜임새를 갖춰가는 팀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정도로 진지한 플레이가 인상에 남았다.

일본이 선발로 내세운 마에다 겐타를 비롯해 사와무라 히로카즈나 오노 유다이 등도 내로라하는 투수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정타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우리 투수들이 참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인식 감독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몸쪽에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도치 않게 들어가는 높은 공은 장타로 연결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야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하려 애썼다. 백업 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한 점은 눈길을 끌었다. 도미니카나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경기에 임했던 것처럼 진지하게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S포토] \'프리미어 12\' 우규민, 손등 부상 우려 지우는 호투!
야구대표팀의 우규민이 12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10-2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역투하고 있다. 타오위안(대만)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미국은 일본과 함께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짜임새면에서는 일본만큼이나 돋보인다. 제이컵 메이와 브렛 필립스 등 테이블세터는 정교함과 기동력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도루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기 때문에 슬라이딩 스텝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에서 뛴 댄 블랙을 필두로 한 중심타선은 장타력을 갖고 있다.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만큼, 실투를 줄이는 데 철저히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들은 다양한 구종을 갖고 있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설명에 따르면 “확실한 색깔이 없기 때문”에 빅리그에 입성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결정구로 활용할 만한 변화구가 인상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구속은 150㎞를 쉽게 던지는 투수보다 140㎞대 중후반 직구와 완급조절로 맞혀잡는 투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기 때문에 히팅포인트를 조금 높여놓고 공략해도 좋을 듯하다.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중남미 국가들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 대표팀보다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국제경험이나 단기전 경험면에서 한국 대표팀을 따라올 만한 팀은 없다고 본다. 때문에 한국시리즈를 치른다는 기분으로, 기본을 잘 지키는 플레이를 하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A조 팀들의 전력에 대해서도 독자들에게 전하길 기대한다.

객원기자·대표팀 전력분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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