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TV] 아바타셰프_1110_호흡
제공|CJ E&M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진화하는 쿡방의 과도기인가 아니면 또 다른 재탕인가.

2015년을 강타했던 쿡방의 인기는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쿡방의 수는 점차 늘고 있다. 최근에도 ‘백종원의 3대 천왕’ ‘강호대결 중화대반점’ 등 기존 방송과 다른 콘셉트의 쿡방이 등장하고 있지만 열기는 전과 같지 않다.대표 요리 채널 올리브TV도 지난 11일 신개념 ‘아바타 셰프’를 새롭게 선보였다.

2000년 요리전문 케이블 TV ‘채널 F’로 시작해 ‘올리브 네트워크’를 거쳐 2011년 현재 ‘O’live’로 재개국한 올리브TV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푸드채널이다. 그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원조 먹방과 쿡방을 이끌었다. 대표적인 셰프테이너로 꼽히는 최현석, 샘 킴, 레이먼 킴과 같은 셰프들 뿐만 아니라 김풍과 같은 신흥 쿡방 강자 등 수많은 이가 올리브TV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며 대중과 먼저 만났다. 쿡방의 인기가 커지며 올리브TV 역시 새로운 변화로 시청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물이 만족스럽진 않았다.

올리브쇼 성시경 박준우 조세호
올리브쇼 성시경 제공|CJ E&M

무엇보다 올리브TV가 선보인 여러 시도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본 듯한 콘셉트와 소재가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올리브TV의 간판 프로그램인 ‘올리브쇼’는 지난 8월 새단장했다. 성시경, 조세호, 박준우가 MC를 맡았고 다섯 셰프가 3만원의 식재료로 100분내에 음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금액과 시간을 제한한 콘셉트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결국 이런 장치는 사라졌다.

지난주 조용히 막을 내린 ‘비법’도 대국민 레시피를 강조하며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일반인이 나와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하는 ‘한끼의 품격’과 출연진이 요리를 배우는 ‘집밥 백선생’의 콘셉트가 겹쳐 보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비법 레시피보다는 MC들의 입담과 예능적인 요소가 강조되며 점차 일반인보다는 셰프나 대기업 한식 뷔페 종사자가 출연해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지난 11일 첫 선을 보인 ‘아바타 셰프’ 역시 지난 추석 SBS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K밥스타-어머니가 누구니’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쿡방에 예능적인 요소가 가미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올리브TV 프로그램은 최근 CJ E&M의 다른 채널과 동시 편성되며 요리 외적으로도 다양한 재미를 주고 있다. 실제로 ‘한식대첩3’은 큰 인기를 얻었고 ‘오늘 뭐 먹지’는 100회를 넘겨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프로그램과 유사한 소재나 장치의 활용은 쿡방의 진화가 아니라 재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양념이 과하면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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