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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시몬 안산|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국내 프로 스포츠 가운데 대부업체가 리그에 가장 먼저 참가한 종목은 프로배구다. A&P파이넨셜대부가 브랜드명인 러시앤캐시의 네이밍스폰서십을 통해 2012년 프로배구에 진입했다.

러시앤캐시의 프로배구 입성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부업체라는 부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이유로 타 구단들이 러시앤캐시의 리그 참여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나마 러시앤캐시가 난관을 뚫고 V리그 회원사로 자리잡는데는 공중분해의 위기에 몰린 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러시앤캐시는 2012년 모기업의 부도로 해체의 위기에 몰렸던 우리캐피탈 드림식스의 구원투수로서 프로배구와 인연을 맺었다. 네이밍스폰서십을 통해 2012~2013 시즌 구단 운영자금 13억2500만원을 지원했던 러시앤캐시는 홍보효과가 예상을 뛰어넘자 네이밍스폰서가 아니라 아예 구단 인수의 꿈을 부풀렸다. 그러나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과 다른 구단들은 V리그에 미칠 부정적인 이미지를 우려해 러시앤캐시의 우리캐피탈 인수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KOVO는 대부업체와는 견줄 수 없는 우리금융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우리금융지주를 끌어들여 결국 우리카드의 배구단 인수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러시앤캐시가 뒤늦게 뛰어든 우리금융지주에 우리캐피탈 배구단을 빼앗긴 사실은 입찰의 공정성을 놓고볼 때 억울할 만했다. 우리지주금융이 입찰에서 훨씬 적은 액수를 써내고서도 인수자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서울 연고권료 20억원에다 인수금 20억원 배구발전기금 8억원 등 총액 48억원을 입찰금액으로 써냈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아예 서울에 입성하지 못하고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불평등한 조건속에 50억원을 써냈다. 서울연고권을 처음부터 박탈당한 이유는 단 한가지. “대부업체에게는 서울 연고권을 줄 수 없다”는 논리였다. 구단 인수금 25억원에 배구발전기금 35억원 등 총액 50억원을 써냈지만 러시앤캐시는 우리금융지주에 고배를 마시고 우리캐피탈을 빼앗겼다. 이후 러시앤캐시는 우회로를 통하지 않고 직접 구단을 창단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제 7 구단을 창단해 2013~2014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한 러시앤캐시는 2014~2015시즌 구단 명칭을 러시앤캐시에서 OK저축은행으로 바꿔 창단 2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썼다.

러시앤캐시는 2011년 프로축구에서도 한차례 논란을 겪었다. 프로축구 K리그 리그컵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했지만 일부 팬들은 “대부업체를 어떻게 K리그 타이틀스폰서로 참여시킬 수 있느냐”며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성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인 웰컴론은 비인기 종목 육성에 큰 역할을 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혀 손을 떼기도 했다. 장미육종 사업을 하는 코로사 핸드볼 구단이 지난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자금난을 겪자 웰컴론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2014년까지 ‘웰컴론코로사’팀을 후원해왔다. 웰컴론은 총 6년간 50억원에 육박하는 거금을 지원했다.

대부업체의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은 최근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다. 첫번재 이유는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대부업체들은 기업 이미지 개선작업이 절실했다. 제도권 금융 진입을 위한 저축은행 인수과정에서 기업 이미지 개선이 필요했고,스포츠를 통한 부정적 이미지의 세탁은 그야말로 큰 효과를 봤다. 대부업체들의 주요 광고매체가 케이블채널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케이블채널은 공중파에 견줘 스포츠콘텐츠와 한결 친숙하다. 따라서 콘텐츠와 광고의 연속성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곧 광고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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