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어린시절 즐기던 장난감, 만화, 과자 등에 열광하는 '키덜트(Kid+Adult :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 한때는 '덩치만 큰 유치한 어른'쯤으로 치부됐으나 이제는 새로운 문화소비군으로 인정받을 만큼 층이 두터워졌다. 특히 최근에는 스스로 키덜트임을 자처하며 자신의 취미를 당당하게 공개한 셀러브리티들이 취향 확실하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다.



▲ "뚜찌빠찌뽀찌~' 무한도전을 사로잡은 '심타쿠' 심형탁

지난 18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바보전쟁-순수의 시대' 특집에서는 배우 심형탁이 단연 압권이었다. 이날 뇌가 순수한 남자, '뇌순남' 중 한 명으로 출연한 심형탁은 댄스 신고식에서 모두의 시선을 강탈하는 정체불명의 '뚜찌빠찌뽀찌' 노래와 율동을 선보였다. 심형탁은 외계어 같은 노래 가사에 대한 출연진의 의문에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의 주제가임을 밝혔고 진지한 얼굴로 재차 시범을 보여 다른 멤버들과 게스트들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한마디로 '훈남의 반전 취향'. 이미 '나 혼자 산다‘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의 열성팬으로 잘 알려진 심형탁은 배우로서의 이미지메이킹을 계산하지 않고, 순수하게 취향을 공개해 대중의 호감을 샀다.


심형탁이 '도라에몽'에 빠져든 이유에는 더 많은 네티즌이 공감했다. 심형탁은 과거 '식신로드'에서 "고등학교 때 왕따를 당했다. 도라에몽의 주인공 진구는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절친한 친구인 도라에몽이 옆에서 계속 도와준다"며 "저한테도 그런 친구가 필요했기 때문에 항상 책으로 대리만족했다"며 솔직한 사연을 들려줬다. 이제 도라에몽 하면 심형탁이 떠오를 정도. 덕분에 그는 도라에몽 극장판 한국어 더빙에 참여하기도 하며 '성덕(성공한 덕후)'로 손꼽히게 됐다.



▲ '빙상여제'에게 이런 모습이? 이상화의 레고사랑

빙상스타 이상화는 지난 2013년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게 '레고'를 선물 받았다.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대회 여자 500m에서 세계기록(36초80)을 작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빙상연맹의 포상금을 받던 자리에서 깜짝 보너스까지 받은 것. 이상화 선수는 인터뷰에서 "세계 신기록 을 세우고 (빙상연맹회장에게) '밥 사주시는 것 대신 레고 장난감을 사달라'했더니 정말 사가지고 오셨다. 감사드린다"며 환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레고조립은 카리스마 넘치는 빙상여제의 의외의 깜찍한 취미. 이상화의 레고 마니아 인증은 앞서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상화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남자친구와 레고도 보러 다니고 함께 조립하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방송된 MBC '진짜 사나이-소치에 가다'에서 레고 블록을 모으는 수집가답게 방 벽면을 빼곡히 채운 희귀한 장난감과 레고 블록들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 "애니 사랑은 내 생활" 진정한 덕후 데프콘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힙합가수 데프콘은 듬직한 겉모습과는 달리 섬세하고 감성적인 취미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2013년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부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 참석한 데프콘은 행사장의 '에반게리온' 아스카 캐릭터를 보며 "당당하고 예쁘고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이상형"이라며 눈을 떼지 못했다. 이에 제작진이 "오타쿠 아니냐"고 하자 그는 "혼자 사는 남자가 만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편견이 있다. 열심히 살고 취미로 한다면, 그런 의미의 오타쿠라면 맞다"고 자신의 취미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데프콘의 '에반게리온' 사랑도 변함이 없다. 특히 지난 4월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한 데프콘은 PC방에서 주어진 자유시간에 게임을 하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세상에서 제일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아스카 피규어를 보며 "디테일이 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해 폭소를 자아냈다.



▲ '성공한 덕후의 표본', 만년 어린왕자 이승환

40대 노총각의 집에는 쓸쓸함 대신 화려함이 가득했다. 이승환은 과거 여러 방송에서 자신의 럭셔리한 싱글하우스를 공개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그는 SBS '힐링캠프'에서 직접 가지고 나온 피규어들을 소개하며 "양산품은 40만~50만 원이고 희귀품인 이소룡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이런 것들이 집에 800개 정도 있다"고 피규어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이날 공개된 이승환의 집은 벽면 전체가 캐릭터 피규어로 가득한 진열장뿐만 아니라 극장을 연상시키는 1인용 홈시어터, 남자 혼자 사는 것이라 믿기 힘든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로 눈길을 끌었다. 취미의 규모도 남다른 이승환은 "아버지가 과거에 장난감 공장을 했다. 그 영향으로 이런 취미를 갖게 됐다"고 이른바 '입덕' 계기를 밝혔고, 이제는 '중년덕후'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 '이런 사장실 처음', YG 수장 양현석의 판타스틱 태권V

한국 연예계 양대 가요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의 사무실이 공개됐을 때, 피규어 팬들은 부러움과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양현석은 독특한 인테리어로 가득한 사장실을 공개했다. 이날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크기의 '로보트 태권브이' 모형이었다. 당시 MC 한혜진의 감탄에 양현석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만화가 두 가지 있었다"며 "하나는 태권V, 하나는 캔디"라고 의외의 아이 같은 취향을 고백했다.


양현석의 컬렉션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도라에몽, 키티 등 온갖 피규어로 도배돼 있는 그의 방은 시청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앞서 빅뱅, 투애니원 등 소속 가수들이 각종 방송에서 "사장실에는 피규어가 가득하다"고 밝혔던 것을 인증하는 광경이었다. 실제로 서울 합정동에 자리한 YG사옥은 입구에서부터 소속 가수들을 캐릭터로 형상화한 거대한 피규어가 자리를 지키고 있기도 해 양현석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뉴미디어팀 김수현 기자 jacqueline@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 DB, 인스타그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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