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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하. 제공 | 에버모어뮤직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그룹 부활 출신 보컬리스트 정동하와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12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름과 실력을 록팬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널리 알리게 됐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션으로서 한단계 성장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전국 투어의 서울 앵콜 공연(24~25일,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을 앞두고 만난 정동하는 ‘불후의 명곡’에 대해 “내 인생의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원래 나는 내 색깔에 노래를 맞추기 보다는 노래에 나를 맞추는 스타일이다. 음악 자체 안에 담긴 내용과 메시지를 많이 생각하고, 그 색깔을 보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 색깔에 나를 맞춘다. 내가 주체가 아니라 음악이 주체다. 그런 내 성향과 ‘불후의 명곡’은 잘 맞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좋은 노래를 들으며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불후의 명곡’을 통해 그걸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원가수가 부른 느낌과 상관 없이 내가 받은 느낌이 있으면 그걸 극대화시킨다. 내가 받은 느낌이 신나면 신나게, 슬프면 슬프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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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하. 제공 | 에버모어뮤직

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불후의 명곡’에 여러 편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실력을 각인시켰다. 그가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과 임재범의 ‘비상’이었다. “‘비처럼 음악처럼’은 ‘불후의 명곡’에서 가장 행복했던 무대였다. 내가 고 김현식 선배와 함께 무대에 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임재범의 ‘비상’은 가수 지망생 때부터 내게 큰 힘이 됐던 노래다. 가수 지망생은 말이 좋아 지망생이지 앞이 보이지 않는 백수다. 굉장히 어두웠던 그 시절 느꼈던 내 마음을 담아서 노래했다.”

그가 불후의 명곡을 통해 배운 것은 적지 않다. “자동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계기는 F1 등 모터스포츠의 활성화다. 차의 내구성이 검증되고, 신기술이 도입되는 과정을 테스트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내게 ‘불후의 명곡’은 F1 경기장의 느낌이다. 작은 규모의 관객 앞에서 음악을 전달하고, 실험하고, 스스로 발전할 계기를 마련했다.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며 객석을 느끼는 것에 눈을 떴다.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음악을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

최근 방송에서 다양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나오며 비판의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정동하는 “경연 프로그램은 어릴 때 가루약을 먹기 싫은 어린이에게 주는 딸기 시럽같다. 어쨌든 가루약을 먹게 도움이 되는 딸기 시럽처럼 경연 프로그램은 대중에게 음악을 전달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현재 경연 프로그램이 많다고 하지만 이것도 어딘가로 가는 과정일 수 있다. 사람들이 음악으로 감동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다른 경연 프로그램 등에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마다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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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콘서트_포스터
정동하. 제공 | 에버모어뮤직

지난해 첫 솔로앨범 ‘비긴 (BEGIN)’을 발표해 솔로 가수로서 입지를 다졌고, 올해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첫 전국 투어를 진행하기도 한 정동하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나쁘지 않았다”고 다독여 주고 싶다고 했다. “10년 동안 나를 채찍질하며 몰아세우지도, 그렇다고 나태하게 두지도 않았다. 완급조절을 하며 활동했다. 스스로에게 ‘나쁘지 않았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분명한 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부활의 보컬, 솔로 가수, 뮤지컬 배우, 라디오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자신에 대한 격려가 담긴 말이었다.

“음악은 ‘타임머신‘이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이 나를 예전으로 데려가 준다. 나도 사람들의 인생에 배경음악, 타임머신이 되고 싶다”는 정동하가 앞으로 10년 후 자신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니 벌써?”였다. 그는 “지금부터 10년 동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으면 좋겠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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