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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20일 칠레 라 세레나 라포르타다 경기장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 기니전 기자회견에 한국 선수 대표로 나와 답변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지금이 더 낫다.”

2015 17세 이하(U-17) 월드컵 1차전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호평받은 ‘코리안 메시’ 이승우에 대해 그를 가장 가까운 곳에 지켜 본 이들 역시 “이게 이승우다. 골이 없지만 더 좋다”고 박수쳤다. 이승우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브라질전에서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적극적인 수비와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승우의 팀’을 접고 ‘원 팀’ 속에 녹아든 그는 21일 오전 8시 기니와의 2차전에서 ‘최진철호’ 2연승에 보탬이 될 생각이다. 이승우을 잘 아는 이들 평가는 어떨까. 진짜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가족도 스승도 “지금 이승우가 마음에 든다”

가족들은 “승우 승부 근성이 발동된 것 같다”며 “수비는 축구 입문하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잘 했다. 센터백을 본 적도 있고 골키퍼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입장에선 브라질전 승우가 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골 넣고 수비하지 않는 것보다는 지금의 조연 역할이 더 마음에 든다”고도 했다. 대동초에서 그를 가르쳐 바르셀로나 유스팀으로 보낸 강경수 대동초 감독 생각도 비슷했다. 강 감독은 “강팀에 아슬아슬하게 이길 때 승우를 수비수로 돌린 적이 있었다. 개인기가 뛰어나서 수비도 잘 봤다”며 “개인적으론 브라질전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계속 그런 스타일을 대회에서 유지하며 킬러 본능을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브라질전 마치고 승우에게 ‘체력이 많이 올라왔다. 열심히 하고 수비 가담도 잘 했다. 골 만큼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나도 기쁘다’는 문자를 보냈더니 ‘더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달라’는 답장이 왔다”며 “앞으로도 다부지게 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년 반 공백 크다…골 감각 많이 떨어져”

부족한 점도 있다. 그의 최측근들은 “아무래도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때문에 2년 반 동안 소속팀 바르셀로나 유스팀 경기를 못 뛴 여파가 있다”며 “체력적인 면을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징계로 쉰 기간을 무시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감독은 보다 구체적으로 밝혔다. “경기 감각이 아직도 아니다”는 그는 “승우는 반 박자 빠른 슛이 특기다. 드리블을 하다가도 틈이 보이면 상대 수비수가 예측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바로 슛을 날린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뭔가 완벽하게 찬스를 만든 뒤 슛을 쏘려고 한다. 그러다 수비에 걸리고 막힌다. 그게 바로 실전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강 감독은 “승우가 최진철 감독 전술이나 계획에 많이 스며들었다. 기니전에서 골까지 터진다면 자신감도 더 붙을 텐데…”라고 내다봤다.

◇프로 계약 탄력 받나…바이아웃 218억원?

이승우가 U-17 월드컵 첫 테이프를 잘 끊으면서 소속팀 바르셀로나도 프로 계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승우 스페인 현지 에이전트 MBS 관계자는 20일 “바르셀로나가 내년 1월 FIFA 징계에서 풀려 성인 2군(3부) 경기 출전 가능성이 높은 이승우 및 가족들과 프로 계약을 칠레 현지에서 논할 것 같다”며 “‘바이아웃’ 금액을 더 올릴 것 같다. 기존 1200만 유로(약 155억원)에서 1700만 유로(약 218억원)로 올리는 방안을 구단 측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아웃’은 바르셀로나 구단이 이승우 영입을 원하는 구단에게 ‘이 금액을 이적료로 제시하면 무조건 데려갈 수 있다’고 보내는 사인으로, 바르셀로나와 이승우간 계약서에 명시된다. 몸값을 높게 매기는 스페인 관례상 엄청난 금액은 아니지만, 프로 계약을 막 체결하는 바르셀로나 어린 선수 중엔 고액으로 평가된다. 참고로 바르셀로나 2군에서만 63경기(1군은 교체로 1경기)를 뛴 19세 공격수 아다마 트라오레가 지난 여름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에 이적료 1200만 유로로 옮긴 적이 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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