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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이 선발에서 불펜으로 이동한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컨디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PO 1차전 0-7로 뒤지던 9회초에 나왔다. 밸런스는 깨져있었다. 선두타자 정수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후속타자 허경민에게도 내리 볼 2개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7구째 공을 던지고서야 잡았다. 그는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민병헌을 병살타로 잡은 뒤 교체 투수 임창민이 실점을 하지 않아 자책점은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학의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경기 후 NC 김경문 감독은 “단기전에선 몸 상태가 좋은 선수가 많이 출전하는 것이 맞다. 이재학은 향후 컨디션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또다른 선발 사이드암 투수 이태양 때문이다. 두산은 김현수, 정수빈, 오재일, 오재원 등 좋은 좌타자가 많다. 통상적으로 우완 사이드암 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약 이재학과 이태양이 연이틀 선발 투수로 나설 경우 상대 타자들이 사이드암에 대한 적응을 보다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런 환경을 감안해 이재학을 선발 대신 불펜으로 우선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학의 빈자리는 백전노장 손민한이 맡는다. 손민한 카드의 명암은 뚜렷하다. 일단 경험이 많다. NC는 PO 1차전에서 선수들의 지나친 긴장감으로 인해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선수들은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민한의 선발 등판은 믿음직 스럽다. 상대성적도 좋다. 그는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2패 방어율 4.81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경기에선 5.1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매우 강했다. 불안한 점도 있다. 손민한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기복이 심하고 몸 컨디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다른 선발 투수보다 확실히 앞선 위력적인 투구를 펼친다고도 볼 수 없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도 힘들다. 손민한은 한 경기 평균 80구 정도를 던져왔다. 결국 손민한 뒤를 받힐 수 있는 이민호 등 롱릴리프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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