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17세 이하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승우(오른쪽)가 18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문전 돌파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삼바 군단도 경계하는 ’최진철호’ 최고 스타임에 틀림 없었다. 그러나 월드컵 무대에 선 ‘코리언 메시’ 이승우(17·바르셀로나B)는 희생적인 플레이로 ‘원 팀’을 대변했다.

이승우는 18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5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비록 골 맛을 보지는 못했으나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팀의 1-0 승리에 보탬이 됐다. 대회 우승후보인 브라질을 상대로 이승우는 2선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하고 위협적인 슛도 때리는 등 존재 가치를 뽐냈다.

이날 ‘공격수 이승우’ 성적표는 슈팅 3개와 유효슈팅 1개. 좋은 득점 기회도 있었다. 킥오프 4분 만에 미드필더 김정민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이승우는 이를 문전에서 이어받아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골키퍼 오른발에 살짝 걸려 골과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25분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서 예리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하지만 이승우의 가치를 골로만 평가할 순 없었다. 브라질을 누른 최진철호 ‘원 팀’에 바로 숨어 있었다. 대표팀에 오면서 한국식 압박 축구에 대해 적응력을 더 길러야 한다고 스스로 고민한 이승우다.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그는 초반부터 끊임 없이 상대를 압박하며 브라질 패스 줄기를 끊는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후반 11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 2명이 공을 돌리자 모기같이 따라붙어 막아내는 투혼을 보였다. 약속한 움직임에도 충실했는데, 상대 공 소유 시간이 길어지면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지역 방어에도 힘을 보탰다. 또 문전에서 공을 잡을 때마다 브라질 수비 2명을 끌고 다니면서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후반 34분 장재원 결승골 때가 그랬다. 오른쪽 측면으로 김진야가 돌파해 들어가자 이승우는 재빨리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했다. 이 때 이승우를 막기 위해 두 명의 브라질 수비수가 달라붙었고, 순간적으로 장재원이 ‘노마크 찬스’를 따내며 결승골 주인공이 됐다.

경기력 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신경전에서도 특유의 당돌한 자세로 맞섰다. 어린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인 만큼 실력 못지않게 기싸움도 중요하다. 바르셀로나에서 뛰며 다른 대륙 선수와 경쟁을 해온 이승우는 브라질이 강하게 나설 때마다 신경전을 꺼리지 않았다. 그러나 주심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일 땐 직접 다가서서 대화하고 상대 선수와 악수했다. 돌출 행동 없이 후반 38분 오세훈과 교체될 때까지 제 역할에 충실했다.

상대 팀 경계대상 1순위로 꼽히는 건 예상 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최진철 감독과 이승우는 이를 역이용하는 지혜를 보이면서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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