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바보전쟁-순수의 시대' 특집이 2주 연속 콘텐츠 파워지수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보전쟁'은 '무한도전' 2015 특별기획전에서 하하와 광희가 제출한 기획 아이템이다. 이들이 한 팀으로 꾸려졌을 때 기발한 아이템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지난 특별기획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아이템을 제시했던 박명수 정준하가 재결합하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두 사람에게로 쏟아졌다. 이때 하하 광희가 평소 자신들의 캐릭터에 상응하는 연예계 대표 바보들을 출연시키자는 기획을 단순하게 던졌고, 예상 밖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의 수많은 특집들 중 장기간 기획 시간을 걸쳐 완성된 특집이 아닌 가볍게 생각해낸 아이디어로 흥행에 성공한 베스트 특집들을 꼽아봤다.


▲ 다시 돌아보는 흑역사도 유쾌, 대박 조짐 '바보전쟁'


지난 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바보전쟁' 특집은 하하 광희가 기획한 아이템으로 시작 단계에서 멤버들에게 냉담한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곳곳에서 소소한 부분까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보전쟁'은 뇌가 순수하다는 의미로 일명 '뇌순녀', '뇌순남'을 찾아 바보 검증을 받는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일단 멤버들은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연예계 소문난 바보 캐릭터 가수 김종민, 은지원, 솔비, 모델 홍진경을 만났다. 역시 이들은 첫 만남부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저마다 다른 색깔의 순수함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지울 수 없는 흑역사를 갖고 있는 가수 채연, 간미연을 만나 각각 '눈물 셀카', 'lose'사건을 되짚어 보며 속 시원하게 '뇌순녀'임을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희귀종 캐릭터 배우 심형탁이 등장해 엉뚱함의 끝을 보여줬다. 이로써 하하 광희를 포함한 9명의 '바보 어벤저스'가 꾸려졌고 앞으로 활약에 무도팬들의 뜨거운 기대가 쏠리고 있다.


▲ 복고신드롬 탄생시킨 기념비적인 특집, '토토가'


지난해 12월 '무한도전'은 다시는 나오기 어려운 특집을 탄생시켰다. 바로 2014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이다. 400회를 맞이하여 두 명씩 짝을 이뤄 여행에 나섰던 '비긴 어게인' 특집에서 박명수와 정준하는 낚시를 하기 위해 찾은 서산에서 '토토가' 아이템을 떠올려냈다. 하지만 섭외 단계에서부터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토토가' 기획은 처음부터 난항이었다. 무턱대고 멤버들이 발품을 팔아 직접 한 팀 한 팀 섭외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호응을 얻었다.


터보의 김종국과 김정남은 15년 만에 재결합했고, '힙합전사'로 불리던 지누션 또한 10년 만에 완전체로 호흡을 맞췄다. '원조 요정' SES 바다, 슈는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유진 대신 소녀시대 서현과 뭉쳤고 '테크노 여신' 이정현도 섭외에 응했다. 거기에 '발라드 왕자' 조성모, '레전드' 김건모 등 총 10팀이 출연해 한판 축제를 벌였다. '토토가'가 끝난 이후에도 90년대 열풍은 계속돼 복고 음악이 음원 차트를 장악하는 이례적인 일들도 일어났다. 뿐만 아니라 복고 음반, 콘서트 등 문화 전반에서 90년대 신드롬이 생겨났다.


▲ "내가 더 못생겼다" 애써 부정하다 동화된, '못친소'


지난 2012년 11월 외모 하위 2%의 억울한 얼굴을 지닌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또한 처음은 멤버들의 단순한 수다에서 시작됐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미남 스타 장동건, 정우성, 원빈 등은 절대 참가할 수 없는 못생긴 외모를 가진 그들만의 축제를 기획한 것이다. 멤버들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스타들을 만나 직접 '못친소' 페스티벌'에 초대했고, 많은 초대장을 돌리며 섭외에 나섰다.


'못친소' 특집은 일명 '비주얼 테러리스트'라 불리는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 자체만으로 특별했고 가장 못생긴 사람에게 수여하는 'F1' 자격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이목이 쏠렸다. 이날 참석한 모든 스타들은 초반에는 자신이 초대된 것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점차 그들의 매력이 방출되며 서로를 인정하고 스스로 F1이 되길 자처하고 나섰다. 결국 유력한 후보였던 김제동, 김범수를 제치고 노홍철이 부은 얼굴로 못생김을 인정받고 1대 F1에 이름을 올리는 반전으로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했고, '무한도전'은 이 특집을 통해 잠시 주춤하던 시청률을 다시 끌어올리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 즉흥 아이템의 끝판왕, '동거동락' 패러디 '우천 시 취소'


지난 2011년 8월 13일 방송된 '우천 시 취소' 특집은 그야말로 우천으로 인해 계획했던 특집을 할 수 없게 되자 멤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낸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에피소드였다. 우중충한 날씨로 실내 촬영이 불가피했고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을 해야만 했던 멤버들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절친한 연예계 동료들을 초대했다. 이어 유재석은 과거 자신이 진행한 '동거동락' 패러디를 제안했고, 멤버들은 초대한 동료들에게 깜짝 몰래 카메라까지 준비해 웃음을 선사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을 비롯한 게스트 정재형, 데프콘, 개리 총 10명의 남자들이 광란의 댄스 신고식을 펼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때 커플댄스에 나선 박명수와 정준하는 다소 민망한 부비부비 댄스로 무대를 압도했고 '불장난 댄스'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동거동락'의 대표 코너였던 '방석 퀴즈'와 '비몽사몽 퀴즈'를 진행해 웃음뿐만 아니라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 바보 형의 반전-명수 속병 키운 드라마 치료, '정신감정'


지난 2009년 2월 28일 방송된 '정신감정' 편은 지금까지도 애청자들에게 레전드 특집으로 꼽힌다. 당시 시청률 17.3%를 기록했던 '정신감정' 특집은 전주 사전 예고 없이 녹화가 시작되자마자 다짜고짜 멤버들에게 심리 테스트를 실시했고 각자의 뇌 구조에 대해 분석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멤버들의 심리 상태를 낱낱이 파헤친다는 획기적인 기획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제작진들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뇌는 어떻게 생겼을 지에 대한 궁금증에 몰래카메라를 이용, 멤버들의 IQ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바보 형'으로 불리던 정준하가 124로 IQ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샀으며, 이어진 정신 분석에서 멤버들의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했다. 이들 중 가장 문제점이 많다는 결과를 얻은 박명수는 무조건 'YES'만 외쳐야 하는 드라마 치료에 들어갔고 노홍철은 박명수로 완벽 빙의한 신들린 연기로 베스트 장면을 만들어냈다.


뉴미디어팀 신혜연기자 heilie@sportsseoul.com


사진=MBC 제공, 방송화면 캡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