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한화선발 김민우, \'5위를 탈환하러 왔다~\'
[광주=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그라운드 안의 공기는 밖과 전혀 다른 모양이었다.

잇따른 혹사 논란에 시끄러운 외부기류와 달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들어선 한화 선수단 표정은 평소와 다름 없었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은 웃는 얼굴로 김경언과 캐치볼을 했고,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도 유쾌한 목소리로 “좋은 날씨”라며 인사를 건네왔다. 5위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은 “외부 얘기는 크게 신경 안쓴다.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경기에서 이겨야 뒷 얘기가 안나올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한화 혹사 논란의 중심은 역시 투수들이다. 마무리로 활약 중인 권혁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로테이션 개념을 파괴한 김민우 송창식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투수들의 경기전 훈련을 눈으로 유심히 따라가봤더니, 독특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투수들은 외야에서 위밍업을 마친 뒤 캐치볼과 롱토스를 한 뒤 가벼운 펑고 훈련을 한다. 번트에 대비한 훈련이기도 하고, 투수앞 강습타구를 처리하는 감각을 익히기도 한다. 주자 위치를 가상으로 정해놓고 펑고를 받은 뒤 던져야 할 베이스로 몸을 돌리는 훈련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하던 투수들은 각자 흩어져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훈련을 조금 더 진행했다. 배영수와 송은범, 송창식, 권혁 등 베테랑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배영수는 외야 펜스 앞에서 후배 한 명을 앉혀놓고 하프피칭을 하며 감각을 조율했다. 송은범은 송창식과 하프피칭에 버금가는 캐치볼로 어깨를 담궜고, 권혁은 아예 롱토스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전날 이동일이라 하류 휴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혹사 논란에 시달리는 선수들의 움직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상훈련 이상으로 몸을 혹사(?)했다.

[SS포토]김민우에 이어 등판한 한화 송창식, \'공이 아니라 혼을 던진다\'
[광주=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 선발 김민우에 이어 등판한 한화의 송창식이 역투하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배영수는 밝은 표정으로 “컨디션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이시기가 되면 모두가 피곤하기 때문에 적당한 피로감은 있기 마련”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좀처럼 등판 기회가 없는 송은범 역시 “(권)혁이 형 뒤에 몸만 풀다 들어간 적이 많아, 나는 힘든 게 없다. 누가 뭐래도 우리팀 마무리는 (권)혁이 형인데, 조금 결과가 안좋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6일 두산전 선발등판 후 사흘휴식 뒤 불펜으로 2연속경기 투구를 한 뒤 다시 사흘휴식 후 선발로 나선 김민우는 3.2이닝 동안 75개를 던지며 6안타 2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까지 측정됐지만, 최저 99㎞까지 구속을 떨어뜨린 커브에 KIA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마운드를 넘겨받은 송창식 역시 5.1이닝 동안 안타 1개(홈런)만 허용하는 완벽한 투구로 불펜진에 휴식을 부여했다.

[SS포토]2타점 선제 타점 올린 한화 이성열, \'이럴땐 세게 때려도 돼~\'
[광주=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 만루에서 3루주자 이성열이 강경학의 안타때 득점을 하고 한화선발투수 김민우와 로저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성열은 1회에 2타점 짜리 우중전안타를 터트렸다. rainbow@sportsseoul.com

김성근 감독은 “5위에 대한 아쉬움보다 왜 2, 3위에 못가있는지가 더 아쉽다. 모든팀이 비슷할 것”이라며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두 세 차례 치고 올라갈 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잡느냐 아니냐에 따라 시즌 위치가 바뀐다. 우리는 흐름을 타려할 때 끊어지기를 반복해 성장 해나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야구가 인생과 똑같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치 탈보트는 허리가 아프다고 해 본인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놔두기로 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 때 게리 글로버가 팔꿈치 통증을 참고 던지겠다고 해 말리기도 했다. 우승 할 기회는 또 얻을 수 있지만, 선수 한 명 다치면 그대로 생명이 끝나는 경우가 있다. 그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선수 혹사 논란에 대한 아쉬움을 애둘러 표현한 노 감독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하듯, 한화 투수 두 명이 KIA를 완벽히 제압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