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2'가 오늘(11일) 밤 11시 돌아온다. '언프리티 랩스타2'는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벌어지는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더와 오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 온 실력파 여성 래퍼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즌2가 시즌1과 달라진 점은 11명으로 래퍼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과 방송 전 게릴라 공연을 펼쳐 시청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했다는 것. '언프리티 랩스타2'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하듯 이날 2000여명의 관객들이 몰리며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시즌1에서 가장 화제와 논란이 됐던 '디스전'이 이번 시즌에서도 다뤄질 것을 예고하면서 힙합 팬들의 기대감이 최고조로 오른 이때 '언프리티 랩스타'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이번 시즌의 에피소드를 예상해본다.


▲ "난쟁아 잘 들어" 유행어 탄생시킨 제시-릴샴의 신경전


첫 만남에서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해 래퍼 평가 꼴찌를 기록한 제시는 그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너희들이 뭔데 나를 판단해"라는 유행어 랩을 즉흥으로 쏟아냈다. 자신을 지목한 래퍼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컴피티션(경쟁)'을 외치던 제시는 그중 외모 가꾸기에만 신경 쓴 릴샴에게 "난쟁아"라며 돌직구 공격을 날렸다. 이후 제시의 랩은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했고 ‘언프리티 랩스타’ 인기를 견인했다.


이름이 낯설었던 릴샴은 실력자 제시의 즉흥 랩에서 가장 쓰디쓴 아픔을 맞봐야 했다. 제시의 날선 디스를 받아내야 했던 그는 애써 웃었다. 하지만 릴샴은 가사 실수와 몰입에 방해가 되는 몸짓으로 어떤 트랙도 가져갈 수 없었고, 결국 첫 번째로 탈락했다. 탈락 전 릴샴은 제시와 일대일 디스전 기회를 얻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해내지 못 했다.


자존심이 센 래퍼들 사이에서 신경전은 당연하다. 흔히 자신의 이야기에 스웨그(Swag, 허세 부리듯 자유분방한 스타일) 를 섞은 래퍼들은 프라이드가 강하고 처음 만난 경쟁 상대에 대해 경계심을 품기 마련이다. 방송 내내 많은 신경전이 예상되지만 이 또한 힙합 대세를 이어가기 위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 '이보다 더한 앙숙은 없다', 치열한 디스전 타이미-졸리브이


'쇼미더머니3'를 통해 앙숙이 된 졸리브이와 타이미의 디스전이 '언프리티 랩스타'까지 이어졌다. '이비아'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린 타이미는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떨어지는 졸리브이와 끊임없이 엮이는데 분노했다. 빠르고 강렬한 랩이 인상적인 타이미는 졸리브이와 디스전에서 욕설로 얼룩진 가사로 실망감을 안겼고 감정 조절에 실패해 무대 뒤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이스와 함께 한 팀 대결에서는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탈락의 순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타이미와 격렬한 디스전을 제안하면서도 웃음을 지었던 졸리브이는 타이미가 랩 도중 감정이 폭발해 욕설을 내뱉을 때도 차근차근 랩으로 응대했다. 디스전을 거부하고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는 타이미에게 "랩으로 말하자"고 반복했다.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집중하게 만들었지만 가사 전달의 아쉬움과 당돌함이 호불호가 갈렸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다른 래퍼들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가뒀던 졸리브이는 마지막 '괜찮아' 무대에서 마음을 열고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이번에도 가장 뜨거운 관심은 '디스전'이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래퍼 안수민은 "여성들만 모여 있다 보니, 기싸움도 있고 그것이 더욱 적나라하게 보인다"고 귀띔했다. 캐스퍼 또한 "시청자들이 디스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화제가 되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디스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많지만 힙합의 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래퍼들의 의견이다.


▲ '진짜 MC의 발견' 묵묵히 전진한 치타-육지담


'우승은 치타'라는 말이 나올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두각을 드러내며 1등 래퍼가 된 치타는 요란하지 않은 여유와 겸손함까지 보여줬다. 치타는 진정성 넘치면서 센스 있는 가사로 시즌1의 완성도를 담당했고, 그의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과 당당한 매력, 온몸에 밴 힙합 정신으로 많은 여성 팬들을 만들어냈다. 래퍼들 사이에서 서로를 견제하고 비난하기 바쁠 때도, 치타는 흔들림 없는 페이스를 유지했고, 카리스마와 함께 래퍼 키썸을 살뜰히 챙겨 '치타맘'이라는 별명을 얻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흔히 시즌1의 수혜자라 불린다. 육지담이다. 실력자 제시의 인정을 받음과 동시에 모두 육지담의 실력을 다시 살펴봤고 그 또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출연자 중 가장 나이 어린 고등학생 신분이었기에 언니들의 기싸움에서 물러나 랩에만 집중했다. '쇼미더머니3'에서 보여준 아쉬운 실력과 일진설 등 숱한 논란을 딛고 가장 가능성이 있는 래퍼로 자리 잡았다. 10년 후 윤미래가 될 재목이라는 극찬도 받은 육지담은 언니들을 제치고 3위 래퍼에 이름을 올렸다.


힙합신에 혜성처럼 등장한 차세대 래퍼 키디비, 애쉬비, 헤이즈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 커리어를 쌓아 깊은 내공의 래퍼로 전평이 난 이들은 '제2의 치타' '제2의 제시'로 불리며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 '프리티 래퍼?' 반전 실력으로 편견 깬 지민-키썸


시즌1에서는 걸그룹 AOA의 지민과 예쁘장한 외모로 실력이 보이지 않던 래퍼 키썸의 출연 소식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성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 둘은 자신들을 둘러싼 편견을 떨쳐내고 어리지만 내공 깊은 랩을 선보였다. 지민은 첫 회에서 직설적으로 쏟아지는 아이돌 특혜 비난에 눈물을 보였으나 점차 자신감을 회복했고 손가락 욕까지 가감 없이 표현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그는 12개의 트랙 중 3곡을 차지하며 당당하게 실력을 입증했다. 키썸 역시 시즌 1 가장 센언니 역할을 했던 제시와 붙은 디스전에서도 기죽지 않고 랩을 쏟아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키썸은 트랙 중 2곡을 가져가며 상위권을 기록했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도 씨스타 효린, 원더걸스 유빈, 피에스타 예지, YG 연습생 수아 등 아이돌이 참여하면서 시즌 초반 언더그라운드 래퍼 출신 출연자들과 신경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 아이돌에게 과도하게 기회를 주는 것 아니냐는 같다는 지적과 화제성에 묻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시즌2 역시 시즌1처럼 반전 드라마가 탄생하리라는 기대가 훨씬 더 크다.


뉴미디어팀 신혜연기자 heilie@sportsseoul.com


사진=최재원선임기자 shine@sportsseoul.com, Mnet 제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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