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레이븐
넷마블의 히트 모바일게임 레이븐

[스포츠서울 조병모기자]지난 20일 게임 순위를 집계하는 지랭크의 8월 둘째주 모바일게임 순위는 넷마블게임즈의 천하였다. 기존 1위였던 ‘레이븐’이 순위를 공고히 하고,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가 나란히 1단계씩 순위 상승을 하며 1~3위 자리를 모두 넷마블표 게임들이 휩쓴 것이다. 글로벌 매출 1위에 있는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넷마블 트리오’에 밀리며 2위에서 4위로 밀려난 것도 주목할만했다.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모바일게임의 강자로 우뚝 서고 있다. PC온라인 게임의 강자에서 다시 모바일의 ‘파워하우스’로 거듭나기는 매우 힘들지만, 넷마블이 해내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매출 1조원도 가시권하에 들어왔다. 한동안 부진했던 그들로선 가슴설레는 순간이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2분기 계속해서 모바일게임 사업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회사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상반기 매출 4472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 지난해 동기 대비해 매출은 73.2%, 영업이익은 259% 성장했다. 매출액 1위 넥슨에 이어 2위를 달려온 엔씨소프트가 올 상반기에는 4057억원의 매출에 그쳐 마침내 넷마블이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3월 출시한 ‘레이븐’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최상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를 비롯해 신작 ‘마블 퓨처파이트’ 등이 넷마블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인수한 미국 SGN의 실적이 3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에 1조 달성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는 넷마블이다. 넷마블게임즈의 살아있는 역사인 권영식 대표이사(47)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권영식 대표이사.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해 매출이 대단하다. 1조가 보인다.

1조원 매출을 진짜 하고 싶다. 게임업체가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넥슨 밖에 해내지 못했다. 2분기 성장은 레이븐이 주도했고, 5월 글로벌 론칭한 마블퓨처파이트도 기여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작들을 줄지어 내놓을 예정이다.

-PC온라인 게임업체가 ‘유전자’가 다른 모바일 게임업체로 되살아나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다.

업계는 그렇게 보고 있다. 2000년에 출범한 넷마블은 2002년 온라인 RPG게임 라그하임을 국내 최초로 서비스하며 ‘퍼블리싱’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며 2007년까지는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서든어택, 마구마구 등 좋은 게임을 다수 보유했다. 2007년 방준혁 의장이 건강상으로 퇴직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5년을 갖고 갔는데, 3년은 성장하고 2년은 꺾였다. 그 와중에 매출의 핵심인 서든어택을 넥슨에 넘길 수밖에 없었고 적자전환한 이유였다. 2012년 매출이 하락하고 적자를 기록하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2013년부터 조금씩 반전을 했고 지난해 이익을 냈고 올해 성장하고 있다. 게임빌이나 컴투스의 경우 원래부터 모바일 게임업체로 시작했고,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의 경우 확실한 수익모델이 있었던 편이라 우리와 수평비교는 어렵다. 2분기 기준으로 넷마블의 2분기 매출 중 모바일게임 비중이 90.4%다. 성공적으로 모바일 게임업체로 변신했다고 본다.

-넷마블은 자주 넥슨과 엔씨소프트와 비교되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

넷마블은 게임 퍼블리싱을을 표방하는 회사다. 그래서 자체 개발한 게임을 서비스하기도 하지만, 타사가 개발한 게임도 퍼블리싱한다. 이런 게임 퍼블리싱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모바일 시대가 오기 전 온라인 퍼블리싱 모델을 도입해 가장 많은 게임을 퍼블리싱한 회사로서 자부심이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작 위주로 자체 서비스하는 회사이고, 넥슨의 경우 우리와 엇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권영식 대표이사2015. 8. 12.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넷마블의 초기 멤버로서 회사를 계속 지킨 산 증인인데.

2002년 합류한 초기 멤버다. 2010년까지 재직하다가 잠시 떠나있었다. 2011년 방준혁 의장과 함께 복귀했다. 직책은 넷마블에서 주요 직책을 수행하다가 기획실장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대표이사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방 의장은 이전 회사의 상사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까지 CJ E&M의 한 사업부에서 물적분할했다. 중국의 텐센트도 큰 금액을 투자하고, 하지만 상장회사가 아니다 보니 지분구조가 궁금하다.

지난해 8월 CJ로부터 물적분할 되어 나온 것은 게임산업 특성상 대기업이 직접 경영하기에는 창의경영 등이 힘든 측면이 있었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상 오는 10월까지 ‘손자회사는 증손자 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하거나 또는 전량 매각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어 CJ도 넷마블을 내보내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있었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지분구조는 방준혁 의장이 33%, CJ E&M이 32%, 텐센트가 지난해 3월 5300억원을 투자해 25%, 엔씨소프트가 9% 정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텐센트가 대규모 투자하고 있는데, 중국이 국내 게임업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가 많아 주목되는데.

텐센트는 전략적인 파트너다. 중국사업을 위해 새로 론칭하는 게임들이 많다. PC온라인 시절에는 우리에게는 중국으로 나갈 무기(게임)가 없었다. 이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들어가면서 협업의 필요성이 크다. 3개의 게임(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이 서비스되고 있는데, 모두의 마블의 경우 애플스토어 중국매출 2위를 기록했다.

또 중국 게임업체에게 먹히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중국업체가 베끼는 것이 문제가 됐는데 이제는 제작 능력이 한국 정도는 되거나 오히려 낫기까지 하다. 우리가 더 잘만들어야 한다. 텐센트의 경우 넷마블의 경영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는다.

-현재 넷마블이 보완해야할 점과 강점은.

중국개발사가 한국에 들어오고 있고, 중국 게임들이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부담이다. 넷마블은 유명한 IP(지적재산권)를 갖고 있지 않는 것도 현실적 문제다. 그래서 엔씨소프트와도 협업하고 디즈니의 게임캐릭터와 제휴하고 있는 것이다.

넷마블의 강점은 마케팅 역량이다. 모바일 게임에 관한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빠른 속도로 대처하고 신제품을 출시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스피드, 마케팅, 전략을 가장 잘짜는 회사라고 자부한다. 우리는 전략에서 시작해 전략으로 끝내는 회사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권영식 대표이사2015. 8. 12.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앞으로 추구할 방향은.

글로벌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 전세계를 상대로 동시에 경쟁하고 빨리 선점해 유저를 확보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유저 풀(pool)도 일정 규모 이상 갖추면 성과를 낼 수 있다. 유저가 계속해서 넷마블 포털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키워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넷마블에는 2500명의 직원이 있고, 해외 7개 법인의 직원까지 합치면 3000명 정도 된다. 산하에 게임개발사가 30개 된다. 지난 4월 30일 마블 퓨처스파이트를 전세계 148개국에 동시 출시한것처럼 글로벌하게 갈 것이다. 매출 역시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약 12~13%를 차지하고 있는데 절대금액상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히트를 친 레이븐을 일본, 중국 등 글로벌화할 것이다. 레이븐은 국내에서 초반 인기몰이때 하루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빅히트 상품이다. 모바일 게임시장은 전통적으로 일본이 최대시장이지만 중국과 북미도 올라오는 추세다. 올해까지는 일본이 그래도 최대시장이고, 중국과 북미는 엇비슷한 수준인데 이 3대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넷마블과 산하 게임개발사는 아직 상장한 회사가 없다.

상장 계획은 있다. 개발 자회사 가운데 2~3개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시기는 언제가 될지 아직 모르겠다<편집자주 : 업계에서는 몬스터 길들이기를 개발한 넷마블 몬스터, 모두의 마블을 개발한 넷마블 엔투, 세븐나이츠를 개발한 넷마블 넥서스를 상장 후보로 꼽고 있다>. (상장을 위한)예비심사 준비는 갖춘 상태다. 이르면 올해 1개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편집자주: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 엔투를 상장후보로 꼽고 있다>. 상장시키려는 이유는 아무래도 개발자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그동안 투자한 금액들을 보전할 기회가 된다는 측면이 강하다. 이런 개발사들을 인수해버릴수도 있겠지만, 대개 오너가 경영해야 게임성공률이 높다.

조병모기자 bryan@sportsseoul.com

넷마블 세대공감 프로젝트
넷마블게임즈가 진행한 세대공감 프로젝트

<넷마블게임즈의 사회공헌 활동>

넷마블게임즈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게임업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불어 사는 건강한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여러가지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권영식 대표는 “학부모와 청소년 대상의 문화교실을 열고 있고, 장애우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최초로 만든 ‘학부모게임 문화교실’은 게임으로 인한 자녀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프로그램이다. 2011년부터 전국시도 학교 및 가정센터 등을 순회하며 교실을 열어 지난해까지 100회 진행했고, 올해는 다문화가정까지 확대해 총 120회를 계획하고 있다. 권 대표는 “게임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던 부모와 자식사이가 이 교실로 인해 많이 소통되고 도움이 됐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고 말했다.

또 넷마블게임즈가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 게임문화체험존을 개설한 이유는 부모도 함께 게임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장애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는 신체적.정신적 제약을 받고 있지만 가상의 세계에서는 장애가 없다는 생각에서 그들의 마음을 보듬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 2009년부터 교육부 등과 공동주최해온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는 매년 6월부터 7월까지 예선전, 9월에는 결승전을 개최하는 일정으로 1700명 이상이 참여하는 큰 잔치다. 올해는 일본 대만도 참여하는 세계대회로 개최된다.

게임여가문화 체험관 역시 2008년부터 실시한 장애학생 지원 사업이다. 전국 29개의 일반학교 특수학급과 특수학교에 PC 모바일기기 키넥트 등과 인테리어를 제공해 장애학생들의 여가활동을 돕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에는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대항해시대’ 이용자 ‘해와달’이 근위영양증이란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넷마블 임직원과 이용자들이 함께 모금 운동을 진행해 1800만원을 지원한 사례도 게임계에서는 미담으로 회자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012년 CJ E&M 시절 게임업계 최초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인 ‘행복나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월 5~6회, 연간 50회 이상 전 임직원이 나눔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조병모기자 bry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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