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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제공 | 마피아레코드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입다물고 춤만 추던 예전의 ‘천무 스테파니’가 아니랍니다.”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천무(‘하늘의 춤’이라는 뜻의 ‘天舞’) 스테파니’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건 노래로서가 아니라 예능 무대에서였다. 2005년 데뷔 초기 그는 당시 최고 인기 예능 ‘엑스맨’에서 화려하고 강렬한 춤실력을 뽐내며 단숨에 대중의 눈길을 잡았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예능의 트렌드도 바뀌었다. 당시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낸 ‘재능’이 지금도 대중에게 통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름에서 ‘천무’를 떼고 솔로 가수로 최근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테파니는 “오히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이 저에게 잘 맞는 거 같아요”라며 준비된 ‘예능 인재’를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JTBC ‘백인백곡 - 끝까지 간다’에 출연해 화려한 댄스와 탄탄한 가창력, 유려한 말솜씨를 뽐내기도 한 스테파니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예능 나들이를 했어요. ‘끝까지 간다’를 해보니 내 안에 예능이 있더라고요. 너무 재미있어서 춤도 여러번 췄어요. 예전에 춤추는 모습을 너무 자주 보여드려서 자제하려 했는데 잘 안됐어요. 전 예전에 가지고 있던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가 이제 없어요. 이제 저의 인간적인 이미지를 보일 때가 온 것 같아요. 원래 반대가 돼야 하는데….”라며 깔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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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 만에 컴백하는 여성 솔로 가수 스테파니가 컴백 하루 전인 11일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신곡 ‘프리즈너(Prisoner)’의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엑스맨’ 때는 말수가 별로 없던 스테파니였다. “솔직히 10년전엔 한국어에 서툴렀어요. 그래서 춤만 열심히 췄죠. 그리고 그때는 ‘아이돌’이어서 인터뷰 때 질문에 대한 답변이 미리 연습돼 있었어요. 지금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게 훨씬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걱정되는 부분도 있죠. 소속사에서 ‘너무 아줌마처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잘 안돼요. 그런데 오히려 저의 이런 모습이 요즘 예능에 적합할 수 있어요.”

10년전과 지금 예능 프로그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젠 콘셉트를 잡는 게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같아요. 전 예전부터 지오디 박준형 오빠를 좋아했는데요. 지오디 활동을 활발히 할 땐 자신을 잘 못보였잖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사석에선 똑같이 재미있었는데도요. 시대가 바뀌고 트랜드가 바뀌니 이제 웃기게 보이잖아요. 예전 SM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문희준 오빠도 그렇고요.”

요즘 인상적으로 본 예능 스타는 강남과 에이핑크 정은지, 윤보미다. ”예능 대세로 뜨기 직전 강남이 그룹 엠아이비 노래 홍보를 위해 제가 디제이하는 라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동갑이라 그때 친해졌는데 당시 무대 위에선 힙합 그룹 멤버라 자신의 본 모습을 보이지 못하더라고요. 어느 순간 예능에서 제가 아는 강남의 모습이 나오는데, 좀 귀여운 4차원이잖아요. 자신의 본 모습을 보이니 금세 사랑을 받더라고요. 에이핑크 정은지와 윤보미도 정말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사투리를 주저없이 쓰잖아요. 무대 위에선 청순하고 예쁘고 아기자기한데 예능에선 웃기고 재미있으면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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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제공 | 마피아레코드

스테파니는 “기회가 왔을 때 마치 수능 시험을 치듯 비장하게 통과하려는 각오를 가져야 해요. ‘엑스맨’ 때도 전 운좋게 한회 출연하는 기회를 잡았었거든요. 그때 잘 보여서 그 다음에도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 이번에도 언제 기회가 올지는 모르지만 오면 잡아야죠. 연예인들이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라며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같은 데 나가면 혼자 난리 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나 ‘런닝맨’도 잘할 자신 있고요. 머리 쓰는 걸 하고 싶은데 ‘지니어스’는 무서워요. 제가 사람을 속이는 재능은 없어서요. 그냥 다 털어놓거든요. 아무튼 뭐든 시키면 잘 할 자신 있어요. 예전의 입다물고 춤만 추던 스타일이 아니라 이제는 인간 스테파니를 더 보일 준비가 돼 있어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스테파니는 솔로곡 ‘프리즈너’ 활동을 하며 특유의 강렬한 퍼포먼스보다는 보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테파니의 기존 이미지와 다른 곡인데 다행히 음악에 대한 피드백이 나쁜 편은 아니에요. ‘들을 수록 곡이 좋다’. ‘보컬이랑 음악이 잘 맞는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요. ‘천무’는 해봤으니 이젠 음악에 포커스를 맞춰 봐야죠. ‘천무’대신 목소리에 대한 예명을 갖고 싶진 않냐고요? 저희 ‘펀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지성 선데이’의 지성이 부드러운 목소리란 뜻이거든요. 이미 같은 팀 멤버가 가져가서 할 수가 없지만 괜찮아요.”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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