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한화 김성근 감독이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수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2군 투수를 1군 선수단에 합류시켜 불펜 투구를 직접 관찰하거나 트레이드 시장에서 영입할 새 얼굴을 찾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잇따른 이탈과 핵심 불펜에 가중된 부하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진 보강이 후반기 한화의 성적을 가늠할 절대적인 명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SS포토] \'밀어내기\' 실점 한화 김성근 감독, 그저 그라운드만
[수원=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한화 김성근 감독 / thunder@sportsseoul.com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새 얼굴 찾기

김성근 감독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2군 투수를 대거 1군에 합류시켰다. 1군 엔트리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직접 두 눈으로 쓸 만한 선수를 찾겠다는 의지였다. 보통 김성근 감독은 원정경기에서 타자들을 데리고 인근 고교에서 특별 타격훈련을 진두지휘하는데, 이날 만큼은 달랐다. 특타를 진행한 경기고에 가지 않고 곧바로 잠실구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2군에서 올라온 투수들의 불펜투구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사이드암 허유강과 우완 구본범의 투구를 살펴봤다. 허유강, 구본범 외에도 조영우가 잠실구장으로 올라왔다.

김성근 감독은 불펜 피칭을 확인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는 어깨 부상을 입은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을 방출했다. 23일엔 안영명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현재 한화는 미치 탈보트, 배영수, 송은범, 그리고 고졸신인 김민우로 선발진을 꾸리고 있다. 불펜도 부하가 상당하다. 이미 권혁이 80.2이닝을 던졌고 박정진이 74.1이닝, 송창식이 68.2이닝을 책임졌다. 권혁은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4실점하며 올시즌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은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 감독은 “외부에 한화가 트레이드를 안 한다고 소문이 났더라”라며 우회적으로 트레이드 희망의사를 밝혔다. KBO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간은 31일까지인데, 한화는 투수 영입을 위해 트레이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SS포토]한화 송은범, 52일만에 선발인데
[잠실=스포츠서울 최재원선임기자]한화의 송은범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 등판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 shine@sportsseoul.com

◇한화, 마운드 재건까지 버티기 모드

곳곳에 구멍이 나있지만 김성근 감독은 나름대로 계획을 짜놓고 있다. 일단 새 외국인 투수와 안영명의 복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새 외국인 투수와 안영명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현재 선발진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마운드 재건 과정의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제도를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팀의 상황에 따라 외국인 선수 중 3명을 모두 투수로 쓸지, 타자로 쓸지 구단의 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KBO규정에 따르면 신생팀 kt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가용할 수 있는 3명의 외국인 선수를 투수 혹은 타자 파트에 모두 몰아넣을 수 없다.

한편 한화는 28일 두산전에서 선발투수 송은범의 호투로 솟아날 구멍을 발견했다. 송은범은 이날 경기 전까지 17경기에서 1승 5패 1세이브 방어율 7.88로 부진했는데 이날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한화는 10-2로 승리했고, 송은범은 443일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송은범과 권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투구 시 송은범의 고개가 돌아가지 않고 고정되더라. 투구폼 교정이 적잖은 효과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은 10-2로 앞선 9회말 권혁을 내보냈는데, 이에 대해선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이겨야 한다. 앞으로도 마무리는 권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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