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FC서울 박주영, 슈퍼매치 1-5 대패에 고개 숙여...
[스포츠서울] FC서울 박주영이 18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 경기에서 팀이 후반 실점하며 동점 균형이 깨지자 고개를 숙인 채 센터라인으로 돌아가고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K리그의 현실인가.

한국프로축구 두 인기 구단 수원과 서울이 뿜어내는 열기로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텔레비전엔 그 열기가 전달되지 못했다. 시청률에서 참패했다.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 하루 뒤인 19일 오전 축구계가 궁금해하던 시청률이 공개됐으나 수치는 실망스러웠다. 18일 슈퍼매치는 지상파이면서 국민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인 KBS1을 통해 오후 3시부터 생중계됐다. 그러나 성적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이날 경기 시청률은 2.1%로 동시간대 지상파 채널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또 다른 조사기관 AGB 닐슨 코리아에서 나온 기록은 더 처참했다. 전국 시청률이 1.7%에 불과했으며 수도권 시청률도 1.8%에 머물렀다. 그나마 서울 시청률은 2.3%로 가장 높았다. 다른 지상파 채널 시청률은 적게는 2.3%에서 많게는 5.1%(TNmS 기준·뉴스 제외)로 나타나 슈퍼매치를 앞질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축구계와 방송계에선 ‘시청률이 3%를 넘을 경우, 성공적이다. 4%에 육박하면 대박이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작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드라마 혹은 예능물 재방송이 주말 낮 안방을 파고들 경우 시청률이 대략 2~5%선이다. 같은 시간대 중계가 이뤄지는 프로축구가 3~4%에 이른다면 ‘K리그란 상품도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팔린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방송계의 분석이었다. 당장은 광고가 없는 KBS 1TV를 통해 중계되지만 MBC나 SBS도 K리그 클래식 중계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방송사 편성 관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수치로 3%가 강력하게 떠올랐다. 게다가 앞서 열린 올시즌 두 차례 K리그 클래식 중계방송 성적표만 놓고 보면 ‘슈퍼매치’ 3% 시청률이 불가능하지 않았다. 지난 달 열린 전북-성남, 포항-울산은 2.4~2.6%였다. 그러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개봉한 ‘슈퍼매치’의 안방 흥행은 오히려 떨어졌다. KBS1이 각종 최첨단 장비를 동원, A매치 이상의 화면을 담아냈으나 이런 노력도 묻혔다. ‘박주영 컴백’이란 호재도 겹쳤지만 역시 시청률로 연결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날씨가 워낙 좋다보니 18일 낮엔 사람들이 밖으로 많이 나섰다. 주요 고속도로가 마비 증세를 일으켰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중계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가 포항-울산 이후 한 달 만에 지상파 전파를 탄 K리그 경기였다는 사실도 핸디캡이었다. 열성적이진 않지만 스포츠를 가볍게 즐기는 이른 바 ‘라이트팬’에겐 이날 경기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지엽적인 문제다. 결국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 ‘세계 7대 더비’, ‘국내 최고 명품 더비’라는 슈퍼매치의 초라한 시청률은 결국 K리그가 국민들 마음 속에 더 파고들어야 한다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K리그 최고 상품이 시장에서 받아본 냉정한 성적표라는 뜻이다. 올해부터 구단·지도자·선수·미디어·팬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K리그의 갈 길이 아직 멀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