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키워드 토크] '되찾은 재능' 양동현에게 묻다…천재·바야돌리드·김신욱, 그리고 태극마크
    • 입력2015-04-17 06:41
    • 수정2015-04-1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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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현

울산 공격수 양동현이 16일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 직후 파이팅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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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울산에서 제2의 전성기 포문을 연 양동현(29)은 윤정환 감독 부임 첫해 붙박이 공격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규리그 6라운드까지 3골(1도움)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 게다가 김신욱과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울산의 트윈타워 시대를 이끌고 있다. 16일 클럽하우스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시즌 초반 골이 들어가다 보니 부담이 덜어지더라”며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허심탄회한 그의 얘기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 천재, 바야돌리드
“이젠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 한때였다.” 서른 줄을 바라보는 나이. 10대 시절 주목할 만한 재능으로 2002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축구 유학 프로젝트 1기에 뽑혀 프랑스 FC메스로 떠났다. 2년 뒤 스페인 바야돌리드 유스팀 입단으로 화제를 일으켰으나 성인팀 입단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2005년 울산에서 K리그에 데뷔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축구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유럽에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돌아온 것이다. 버텼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보다 한국 선수가 유럽에서 자기 관리할 여건은 부족했다. 그래도 그때만큼 자신 있고, 즐겁게 축구한 적은 없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화제를 일으키는 이승우 얘기가 나왔다. “이승우가 당돌하게 말하는 게 참 좋더라. 자신감이 운동장에서 나오는 것 같아 환경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국내 환경이 좋아지고 있지만, 축구 정서는 변할 수 없다. 어린 선수들이 일찌감치 해외에 나가 현지 문화를 익히며 기량을 쌓는 건 좋은 일이다.”

◇ 방황
“중요한 시기에 세 번이나 부상당했다. 방황으로 이어지더라.” 만 18세가 됐을 때 바야돌리드 성인팀과 계약을 앞뒀다. 그러나 두 달을 앞두고 다쳐 좌절됐다. 국내로 돌아와 울산에서 새 출발을 다짐했으나 또다시 발목이 부러져 1년을 쉬었다. 2008년엔 베이징 올림픽 본선 출전 꿈을 꾸었으나 직전 평가전에서 다치는 등 연달아 불운이 겹쳤다. “올림픽 여파는 컸다. 당시 핌 베어백 감독이 물러나고, 박성화 감독이 오셨는데 내 위치가 애매해졌다. 공격수는 리그에서 잘 나가는 서동현 신영록, 2파전으로 언급되더라. ‘마지막에 내가 꼭 본선에 가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평가전에서 발목을 다쳐 3개월 재활 진단이 나왔다.” 처음으로 축구가 싫었단다. 이전의 불운은 성장 과정의 일부로 여겼으나 올림픽의 상처는 컸다. “당시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잘 정도였다. 그마저도 2시간 이상을 자기 어려웠다.”

◇ 전환점
“부산에서 안익수 감독을 만나고, 2013년 경찰청에 입대한 건 나를 변화시켰다.” 2009년 울산을 떠나 부산에 입단, 이듬해 안 감독을 만난 양동현은 축구에 새로운 눈을 떴다. 이전까지 자기중심적인 축구를 했다면, 팀에 헌신하고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익혔다. 2011년 프로 첫 두자릿수 득점(11골)에 성공했고, 경찰청에 입대한 첫해 역시 같은 11골에 적중했다. “경찰청에서 염기훈 배기종 김두현 등 좋은 선배들이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군에서)2년을 어떻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SS포토] 울산 양동현, 포항 울리는 쇄기골!!!
[스포츠서울] 울산 양동현이 지난달 15일 포항 스탈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포항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윤정환 김신욱
“윤 감독은 새로운 축구 지향점을 갖게 해줬다. 신욱이는 존재만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해준다.” 팀을 위한 축구를 익힌 양동현의 진가는 ‘윤정환호’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다. “공격수로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나 팀이 이기는 데 얼마나 더 생각하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윤 감독은 그 부분을 느끼게 한다.” 리그에서 전성기 기회를 잡은 양동현, 유럽 진출과 대표팀 복귀를 노리는 김신욱. 초반 공존의 우려가 나온 건 확실한 목표가 있는 둘 중 한 명이 벤치에 앉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자기 역할에 충실하며 리그 최강의 투톱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로 무조건 양보하는 건 어려운 게 맞다. 하지만 신욱이와 경쟁하며 경기에 출전하는 게 기쁜 일이다. 신체조건을 잘 살려 축구하는 동생이다. 보고 배우는 게 많기에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 태극마크
“아직 내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기에 생각하지 않는다.” 황의조(성남)와 더불어 대표팀 공격진 후보에 이름이 오르는 양동현. 2009년 이후 멀어진 태극마크이기에 간절할 법도 하다. 하지만 확실히 선을 그었다.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낯선 기분을 잊지 못한다. 사실 그 분위기가 정말 오묘하고, 최고의 선수들의 신경전도 알고 있다. 적응하기 쉽지 않다. 즉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만 대표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아무나 가는 게 아니다. 지금 이 정도 활약으로 대표팀에 가는 건 말도 안 된다. 경기력에 만족할 때 노려보고 싶다.”

울산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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