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세종
부산의 미드필더 주세종이 동계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태국 방콕의 선수단 숙소에서 새 시즌 각오를 이야기하고 있다. 방콕(태국)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윤성효 부산 감독은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는 것이 그 선수의 실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출신 이정협(상주)의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언제든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참고 준비한 선수에게는 빛을 볼 날이 찾아온다. 부산에는 또 한 명의 준비된 신데렐라가 내일의 스타를 꿈꾸고 있다. 부산 중원의 살림꾼 주세종(25)이 2015년 부산의 반등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12년 드래프트를 통해 부산에 입단했으니 어느덧 프로 4년차가 됐다. 하지만 출전기록을 놓고 보면 신인에 가깝다. 프로데뷔 첫 해에는 1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당시 9월께 훈련도중 왼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해 6개월여를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주세종은 “신인이라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의욕이 앞섰다. 부상으로 오래 못 뛰면서 자신감도 완전히 잃었고, 이명주처럼 동기들이 잘하니까 조바심도 났다”고 말했다. 재활 끝에 팀 전력에 복귀했지만 2013년에는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부상회복이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욕심을 부린 탓에 실력을 보여줄 수 없었다. 윤성효 감독은 “2013년도에 팀의 모든 선수들이 전부 경기장을 밟게 했는데 유일하게 (주)세종이만 기회를 주지 못했다. 같이 고생했는데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2014년에는 꼭 기회를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부산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때 윤 감독이 꺼내든 분위기 반전의 카드가 주세종이었다. 5월 경남과 홈경기에 선발로 나선 그는 7월 FA컵 16강전 수원FC와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리고 임상협의 골을 도우며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7월 이후 부산의 10연속 무패(6승4무)를 함께하며 리그가 끝날때까지 선발로 나서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주세종은 “기회를 줄테니 준비하라고 하신 감독님 말씀대로 언제든 나설 수 있게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왔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 2골 5도움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했다. 윤 감독은 “프로의 빠른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 팀이 어려울 때 출전시켜보니 자기 몫을 충분히 하면서 눈에 확 들어오더라”며 칭찬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부산 선수들에게 윤 감독이 ‘훈련과 준비’의 모범사례로 드는 것이 바로 주세종이었다.

대학시절까지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주세종은 부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오른발 키커로 코너킥과 중거리 프리킥을 전담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기성용과 같은 역할을 해줘야할 이가 부산에서는 주세종인 셈이다. 주세종은 “(박)종우형이 맡았던 자리다. 수비력이 약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종우형에게 물어봐가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시절부터 습관이 된 일기를 써가며 윤 감독의 지시사항, 훈련내용의 변화와 전술 변경사항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것이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올해는 모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첫째 목표다. 10도움 이상하면서 지난 시즌 기록한 공격포인트(7포인트)의 2배를 기록하는 것이 그다음 목표다”며 눈빛을 빛냈다. “동계훈련기간동안 감독님도 선수들도 집중력있게 적극적으로 훈련했다. 훈련의 성과가 시즌 초반부터 나오면 좋겠다. 팀에서 더욱 중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중고 신인’ 주세종의 2015 시즌이 기대된다.
방콕(태국)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