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_5만_관객들과함께[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JYJ가 지난 여름 영동대로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제공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콘서트는 K팝의 주요 매출 요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된,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다. 특히, K팝 및 한류의 꾸준한 성장세에 따라 음악 공연의 매출 역시 계속 증대하는 추세다.

콘서트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2 음악 산업백서에 따르면 세계음악시장의 규모는 2014년 총 574억달러(약 60조3560억원)로 2015년까지 연간 평균 3.5%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 중 공연, 콘서트, 음악 페스티벌 등을 포함하는 라이브 음악 시장은 2014년 309억달러(약 34조951억원)로 전체 시장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라이브 음악 시장은 내년과 내후년 각각 326억달러(35조9708억원), 345억달러(38조673억원)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13 콘텐츠산업 통계에 게재된 ‘2012년 국내 음악산업 매출액 현황’에서 음악 공연업(대중음악 콘서트, 창작 뮤지컬 등)이 전체 산업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5%에 이른다. 노래연습장 운영업(62.2%), 온라인 음악 유통업(23.8%), 음악 제작업(17.0%)에 이은 네번째 규모다. 그러나 연평균 증감률은 34.1%로 세부 항목 중 단연 으뜸이다. 인터파크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공연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1960억원이었다가 2009년 1710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2100억원(2010년) 2400억원(2011년) 3000억원(2012년)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팝 매출에서 콘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이후 아이돌 그룹 위주로 재편된 K팝 시장에서 콘서트는 각 기획사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공연은 단순히 티켓 수입 외에도 MD상품의 판매와 공연 실황을 담은 DVD,음반, 메이킹북, 판권 판매 등 2차, 3차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효자 아이템’이다.

국내 최정상급 엔터테인먼트 업체이자 싸이, 빅뱅, 2NE1, 악동뮤지션, 에픽하이 등의 아티스트를 거느린 YG엔터테인먼트가 공시한 지난 3분기 보고서를 보면 K팝 콘텐츠에서 공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할 수 있다.

YG의 지난해 총 매출은 1162억8800만원인데 이중 콘서트 공연 매출은 21%(243억7400만원)였다. 로열티(28.9%, 음반·음원(25.6%)에 이은 주요 매출 부문이다. YG는 지난 2012년에는 콘서트 공연으로 242억4700만원의 매출을, 올해에는 3분기까지 143억9700만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YG의 지난해 콘서트 공연 매출 243억7400만원 중 해외 공연(수출 비중)은 94억5600만원, 국내 공연(내수)은 149억1800만원이었다.

소녀시대
소녀시대 도쿄돔 콘서트.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해외 공연 최고의 시장은 여전히 일본
해외 공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시장은 단연 일본이다. 일본에서 ‘한류’가 다소 주춤한다고 하지만 2012년 세계 음악 시장의 권역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일본 음악 시장은 14.7%로 세계 음악 산업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다양한 장르에 걸쳐 두텁고 고른 소비층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이면서도 큰 시장성을 갖고 있다. 일본 시장은 음반·공연 시장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을 이용한 캐릭터, 게임, 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문화산업의 규모도 매우 큰 편이므로 소속 아티스트의 일본 내 인기 상승과 더불어 광고 출연료 이외에 높은 라이선스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지 가수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통하는 일본 초대형 돔구장인 도쿄돔은 5만명 수용 규모인데, 이곳에서 단독 공연을 한 한국 가수들은 동방신기를 비롯해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JYJ, 소녀시대 등이 있다. 국내 정상급 아이돌 그룹은 일본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도쿄돔에 팬들을 불러모을 정도의 팀이라면 매출은 상상을 초월한다. JYJ는 지난달 18일과 19일 양일간 도쿄돔 공연을 매진시키며 10만명의 팬을 불러모았는데 티켓 매출만 100억원이다. 여기에 콘서트 티켓 판매의 2~3배에 달하는 MD 매출액을 더하면 2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쿄돔의 1회 대관료 약 1000만엔(한화 10억원)과 경비, 개런티를 포함하면 50억원 이상이 들고 도쿄돔 측의 20% 이상 발권수수료까지 붙으면 100억원에 가까운 지출이 있긴 하지만 이틀 순이익 100억원도 엄청난 규모다. JYJ는 오사카와 후쿠오카까지 일본 투어를 돌았는데, 이번 일본 투어의 총 매출액은 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한 신인급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한 가요 기획자는 “일본 K팝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그룹에 대한 수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만 잡는다면 콘서트 뿐 아니라 안정적인 부가 수입이 확보되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콘서트 시장은 아직 K팝의 확실한 수익원이라 보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 콘서트 시장은 현지 에이전트가 많은데 믿을 만한 이가 많지 않다. 그래서 공연이 이뤄지기 직전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 중국 시장에서 확실한 파트너를 지닌 회사는 SM 엔터테인먼트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새로운 한류 시장으로 각광받던 동남아 시장은 예전같지 않다는 평이 많다. “동남아에서는 요즘 유료 관객이 잘 모이지 않는다. 한팀이 가서 객석을 유료 관객으로 채우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아이돌그룹 기획사들도 동남아에서는 방송사와 손 잡고 합동 공연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 전문가는 귀띔했다.

◇아이돌의 국내 공연, 수익보다는 해외 진출 교두보나 이미지 제고 차원
K팝의 주축울 이루는 남자 아이돌 그룹이 국내에서 콘서트를 여는 경우, 수익을 바라는 경우는 드물다. 한 공연 관계자는 “여자 아이돌은 공연을 열 만한 팬덤이 갖춰진 팀이 거의 없고, 남자 아이돌 역시 공연으로 수익을 내는 팀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단언했다.

인기 남자 아이돌팀이 콘서트를 열 때는 철저히 충성도 높은 고정 팬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기획한다. 최소한 국내에서 10만 단위로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팀이어야 콘서트 개최가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콘서트 제작비는 천차만별이다. 아이돌 그룹은 다른 가수보다 콘서트 개최에 돈이 더 많이 든다. 멤버수가 기본적으로 많고,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한 음악이 많다보니 특수효과에 돈이 더 든다. 최근 밴드와의 라이브가 대세가 되는 추세라 제작비가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아이돌 가수는 10대 여성팬이 기반이다 보니 티켓 가격의 마지노선이 9만9000원이다. 그런데 2000석 규모에서 하든 7000석 규모에서 하든 통상적으로 9만9000원까지는 제작비로 오롯이 쓰이게 마련이다. 유명 아티스트의 경우 9만9000원을 넘어 13만2000원까지 받는 게 요즘 추세인데, 아이돌 그룹은 그게 어렵다”고 말했다.

요즘 잘나간다는 아이돌 그룹이 이틀간 1만5000여명 가량의 팬을 불러모아 공연할 경우 기획사가 기대할 수 있는 티켓 판매 수익은 1~2억원 가량이다. 손해를 안보면 “선방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아이돌 그룹은 팬덤상 전국 투어도 사실상 어렵기에 국내 콘서트만으로 수익 창출은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장점은 ‘원소스 멀티 유즈’가 된다는 점이다. 티켓 판매 외에는 MD 판매로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고, 해외팬을 대상으로한 DVD제작, 여행 상품과의 연계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 창출은 여의치 않지만 아이돌 그룹은 공연 개최를 중요하게 여긴다. 해외 공연 기획자들에게 콘서트 상품을 판매하는 쇼케이스가 될 수 있고,‘콘서트를 개최하는 가수’나 ‘아이돌을 넘어선 아티스트’라는 이미지를 팬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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